안녕하세요, 연애 경험이 없어 조언을 얻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저는 20대 초반, 남자친구는 30대 초반으로 제가 남자친구가 있는 회사에서 인턴을 하게 되면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첫 연애나 마찬가지고(신입생 때 두어달 ..)남자친구는 제가 다섯번 째 이며, 전 여자친구와 헤어진지 한 달 정도 지난 후에 저를 만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처음 이 얘기를 들을 때도, 헤어진지 한 달 밖에 안되어 또 연애를 하기도 하는구나 싶어 조금 찜찜했습니다.
또 저는 나이차이가 나는 것도 조금 고민이 되었는데, 남자친구는 이정도면 큰 차이가 아니라며, 자신의 주변 사람과 제 친구들을 연결시켜주자는 둥의 이야기도 꺼내더라구요. 저야 어쩌다 만나게 됐더라도, 소개팅으로 8살~9살 연상은 부담스럽잖아요, 거절했습니다.
또, 나이차이가 별거 아니라고 하면서도 스킨십에 있어서는 자신의 나이를 강하게 어필합니다. 자신이 30대이고, 30대에 맞는 스킨십 속도가 있다는 겁니다. 두번 째 만났을 때 고백을 받았는데 고백하기 전부터 손을 잡더니 코인노래방에서 키스를 했습니다. 키스를 하고 고백을 받았고, 그 이후에도 몇 번 더 키스를 했습니다. 당시엔 너무 당황스러웠고 ... 빼는게 아니라 정말 싫어서 거절했지만 길거리에서도, 집에가는 택시에서도 또 키스를 했습니다. 때리지 않는 한 빠져나갈 길이 없었어요. 계속 밀치고 거부했지만 끝까지 밀고 들어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멘트도 우리 사귀자, 그럴래가 아니라 내가 잘 할 게, 였습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속도에 당황스럽고, 술까지 취해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얼렁뚱땅 사귀는 사이가 되어 주변사람들에게 제대로 얘기도 하지 못했습니다. 집에 오면서도 계속 생각했어요. 이렇게 연애를 시작해도 되는걸까 .... 술을 마시면서 분명히 얘기 했었습니다. 나는 연애가 처음이나 마찬가지고, 그래서 속도를 늦춰주었으면 좋겠다구요. 그랬더니 알겠다, 존중하겠다. 하지만 나도 나이가 있으니 너도 내 속도에 맞추려고 노력해줬으면 좋겠다, 라고 하더라구요. 보통 빠른 사람이 느린 사람에게 맞추는게 맞지 않나요? 두 달이 지난 지금 관계를 가졌지만 제가 서툴어 임신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수준까지 스킨십이 진행되었고, 객관적으로 제가 맞추면 맞췄지 남자친구가 제 속도를 배려해줬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또 연락 문제가 있습니다. 남자친구의 회사가 바쁩니다. 저도 인턴을 했어서 잘 알구요. 처음 몇주는 아예 9시 출근 - 11시~12시 퇴근이 반복되어 주중엔 아침에 출근 하고 인사, 퇴근하고 통화 한 번이 전부였습니다. 통화를 하면서도 한숨을 푹푹 쉬기 일쑤라 전화를 하면서도 제가 알게모르게 죄책감을 느껴야 했고, 아무리 제가 이것저것 힘들고 피곤한 일이 생겨도, 일에 치이는 자신에 비할 바냐 - 는 태도가 무의식중에 느껴지곤 했습니다. 그래서 주말에는 다를까 싶었지만, 주말에는 쉰다고 또 연락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지금 만난지 두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거의 매 주 행사나 약속이 있었습니다. 돌잔치, 결혼식, 과거 동아리 모임, 뿐만 아니라 친구 만남, 남2여2 스키, 스키 뒷풀이, 두 달 동안 고향에도 두차례나 내려가 주말에 아예 보지 못 한 적도 있습니다. 30대의 삶은 원래 이런걸까요. 이렇게 바쁠 거였으면 왜 연애를 시작하려고 했냐고 묻고 싶어요.
퇴근이 조금 빨라져도 마찬가지 입니다. 퇴근이 이르면 약속이 있어요. 그리고 약속이 있다 치면 저녁 ~ 다음날 아침까지 연락 한 번 되지 않습니다. 그게 싫어 자기전에 연락을 달라고 사정했더니, 행동은 변하지 않고 그 다음날 아침, 전날 뻗어버려서 연락을 못했다는 변명만 한마디 덧붙입니다. 남자친구는 술이 약한데 술자리를 좋아하고, 그래서 필름이 종종 끊기고 저번에는 정신을 잃고 중요한 소지품을 잃어버리고 오기도 했습니다. 저도 술자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술이 센 편이고 제 주량을 알아서 만취할 때 까지는 절대 마시지 않으며 필름이 끊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매번 정신 못 차릴 늦은 시간까지 마시는 남자친구가 이해가 가지 않아요.
보통 이런 글의 마지막은 이런 문제가 있지만 다른 건 모두 좋아서 고민이 됩니다, 인데 저는 스킨십/연락 문제를 제하고도 크게 남자친구에게서 끌리는 무언가...가 없습니다. 함께하는 시간은 싫지 않지만 정말 행복하지도 않아요. 그래도 계속 보다보면 이 사람이 좋아지지 않을까, 아직 얼마 만나지도 않았는데 내가 섣부른 건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구요.
최근엔 제 생일이었는데 무슨 일인지 7시30분이면 퇴근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믿지는 않았는데 기대가되어 일찍 일정을 마치고 기다렸습니다. 아홉시, 열시, 계속 늦어지더니 결국 열한시에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얘기를 늦게 하면 저도 기다릴 일이 없잖아요. 기다리는걸 미안해 할 까봐 친구와 있으니 천천히 오라고 했지만 사실 그냥 혼자 기다렸어요. 또 한 번은 회식하고 보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회식이 늦게 끝나지 않느냐, 했더니 늦어도 열시래요. 알겠다 하고 남자친구네 동네에서 기다렸지만 막차시간이 다 되어서도 연락 한 번 없었습니다. 언제올지 모르는 남자친구를 기다리다가 열두시가 다 되어 집에 도착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필름이 끊겼다, 미안하다 연락하더라구요.
약속 문제도 위와 같아요. 항상 정확한 약속을 잡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저는 약속시간이 정해지면, 그날 어떤 옷을 입고 몇시부터 준비를 하고 ...이런 식으로 하루의 일정을 아침에 미리 다 세워야 마음이 편한데 남자친구는 충동적으로 약속을 잡는 편입니다. 친구와의 약속도 갑자기 생기곤 했어요. 저와의 약속도 미리 잡는 일이 없었구요... 그런 스타일인가보다 했지만 저는 불편했습니다.
그런 스타일이어서일까요, 약속시간에 제 때 나온 적도 별로 없었습니다. 늦거나... 조금 늦거나... 그랬던 것 같아요. 아예 저를 바람 맞힌 일도 있으니 뭐 늦는건...
이렇게 길게 쓰려던 글이 아닌데 쓰다보니 이것도 생각나도, 저것도 생각나고 그렇게 글이 길어지네요. 더 만나보는게 맞는걸지 - 친구 말대로 연애하기 전보다 행복하지 않으면 하지 않는게 맞다는데 그럼 더 깊어지기 전에 빨리 관두는게 맞는걸지 ... 어제도 저녁부터 연락이 끊어져 아침에야 연락을 주는 남자친구를 보고 주절주절 글을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