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너무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을 겪어서 사람들 많은 곳에 물어봐야 할 것 같아 글을 씁니다.
길어요.ㅠㅠ (바쁘시면 빨간 부분만 읽으셔도 돼요.)
칠순쯤 되신 저희 부모님은 지방도시의 조그만 상가건물의 건물주이십니다.
두분 다 젊어서부터 병이 있어 노후에 병원비와 약값을 댈 요량으로 십년전에 마련하신 거예요.
상황은 두어달 전부터 시작됩니다.
저희 건물 옆에 신협이 세들어 있는데요.
그 건물과 신협이 계약이 끝나면서 신협이 비워야하는 상황이 됐나 봅니다.
뜬금없이 신협 상무라는 사람이 연락와서는 저희 부모님께 건물을 팔라는 겁니다.
시세보다 높게 쳐준다면서요.
처음엔 생각해 보겠다고 하셨지만, 계산해보니 별 이득이 아니라 거절하셨습니다.
그러자 얼마를 원하시냐며 다시 연락이 왔고
더 높은 액수를 부르셨습니다.
부모님은 어차피 이걸 팔아도 꾸준히 생활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건물을 매입해야 하고,
그러려면 양도세(올해부터 40%로 오름), 취득세, 소개비 등
부가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걸 고려하면 제시받은 금액이 큰 이득이 아니었거든요.
그러자 그 쪽에서는 거절을 했고 저희도 굳이 팔 필요가 없으니 알았다 했죠.
열흘쯤 지나 다시 연락와서는 저희 건물 위치가 딱이라며 깎아 줄 수 없겠냐고 했고
부모님은 다시 부가비용을 언급하며 거절했어요.
그러자 그럼 신협이 1층을 써야하는데 신협이 내보내려 하면 힘드니까
1층의 세입자들을 내보내는 거라도 저희쪽에서 해달라고 하더군요.
부모님께서 그건 해주겠다고 하셨고요.
1층에 두 가게가 있는데 한곳은 계약이 한달전쯤 끝나 나가겠다고 통보받은 상태였고,
다른 한 곳은 월세가 아홉달이나 밀려있던 상황이라 시설비랑 이사비 정도 드리고 내보내려 했죠.
그런데 건물을 비워달라 하니까 세입자 분들이 말이 바뀌더라고요.
한쪽은 갑자기 있을거라고 연장된거 아니냐 하고, 한쪽은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하고..
몇달씩 세 밀리고 연락도 잘 안받을 때마다 1층인데 너무 한다고 법대로 하자는 제게
요즘 경기가 안좋아서 다들 그런다, 서로 사정봐주고 하는거지, 너처럼 삭막하게 하면 못산다고
오히려 화내시던 엄마가 엄청 배신감 느끼시고 한달 넘게 몇십통씩 전화 주고받으면서 정말 엄청 힘들어 하셨어요. (그 와중에도 둘 다 세를 안내고 있었다는게 아이러니죠.)
그 와중에 신협 상무는 계속 연락해서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언제 나가는지 체크했구요.
그쪽에서 3월 말까지는 비워달라고 해서
저희도 세입자랑 씨름씨름해서 마무리하고,
한쪽은 2월 말까지, 한쪽은 3월 15일까지 비우기로 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렇게 다 정리하고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3월 2일 저녁에 전화와서는 건물을 못사겠다고 하는 겁니다.
이사회에서 너무 비싸다고 안되겠다고 했답니다.
죄송하답니다.
주말에 온가족 모여서 밥먹다 온가족 멘붕..
건물 비우기로 한게 2주도 안남았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세입자들한테 시설비며 이사비며 밀린 월세까지 빼주고
그 동안은 월세 밀려도 보증금에서 깐다 생각하고 아껴쓰면 됐지만
이젠 보증금도 다 빼줘서 잔금만 남은 상황인데..
당장 이달부터도 가장 큰 월세인 1층 월세가 하나도 안들어오는데..
저희 부모님은 생활형 건물주라 다달이 돈이 안들어오면 많이 힘듭니다.
병 때문에 정기적으로 대형병원을 다니시고 한번 갈 때마다 정말 큰 돈이 듭니다.
재작년부턴 두분 다 증상이 안좋아지셔서 횟수가 많이 늘었고, 더 큰 준비도 해야합니다.
부모님께는 건물에서 나오는 돈이 주 생활비(+병원비, 검사비, 약값)이다 보니
이 루틴이 깨지면 많이 힘드세요.
그래도 그쪽에서 피해보상은 해주겠지 하고 약속잡아서
오늘 부모님께서 신협 가서 이사장이랑 상무 만나고 오셨습니다.
결론이요?
그냥 없던 일로 치랍니다.
미안하고, 근데 보상은 못해주겠대요.
심지어 상무는 자기가 한 말도 안했다고 거짓말 하더랍니다.
(통화 할 때마다 들은 귀가 몇인데 진짜 뻔뻔해서 어이가..녹음해뒀으니 망정이지 진짜 엿될뻔..)
부모님께선 어차피 건물 안팔아도 상관 없다, 우리 손해 본거만 보전해 달라 했습니다.
근데 그것도 못해주겠대요.
전 정말 우리 가족이 신협에 무슨 원한을 샀나 했습니다.
상식적으로..
작정하고 사기치려 한게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요.
저희가 건물 팔겠다고 내놨나요?
가만 있는 저희에게 건물 팔아달라고 몇번이고 연락와서 질척대고,
깎아달라 하고,
안깎아 줄거면 대신 1층 내보내달라고 하고,
언제까지 비워달라 요구하고..
내내 진행상황 얘기 주고 받던 사람이
세입자 한쪽 나가기로 한 날짜 지나자마자 전화해서 갑자기 안사겠다 라니..
정말 이건 작정하고 사기치는 거잖아요.
지금 부모님도 저도 모두 멘붕입니다.
두 분다 스트레스에 크게 영향받는 병인데..엄마 병증 중 하나가 특히 그래요.
그런데 엄마가 세입자 내보내면서 너무너무 힘드셨어서..이것만 생각하면
진짜 신협에 불질러 버리고 싶을 정도의 분노를 느낍니다.
저희는 지방 작은 동네에 살아 널린게 신협이고, 신협거래 정말 많이 합니다.
주변에 몇 군데씩 조합원 아닌 분들이 없고,
젊은이들도 부모님 때문에 계좌 하나씩은 있고,
명절이면 설탕이니 식용유니 받아오고,
신협 주부대학 가서 취미생활 하시고..
개인에게 온 연락이었으면 부모님도 구두계약 아예 안했을 겁니다.
신협이니까,
다른 기관도 아니고 진짜 돈 놓고 신용하나로 장사하는 금융기관이니까
자기들이 비우라고까지 얘기하고 말 바꿀 줄은 몰랐습니다.
세입자들 나가는거 진행상황 다 보고 받다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되니까 뒤통수 치는 이런 짓거리를 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저희는 신협의 사기와 농락으로 인해
천만원 가까이 손해봤고 세입자가 제대로 구해지지 않으면 얼마나 더 손해를 볼지 모릅니다.
신협 사람들..
본인들에게 누가 몇십만원이라도 손해 입히고 미안해요~ 하면 그냥 그런가보다 할까요?
월급 많이 주겠다고 데려가서는 몇달이고 월급을 안줘도
회사에서 그런 말 한적 없다니 어쩔 수 없지 하고 넘길 수 있을까요?
진짜 묻고 싶네요.
하..나이들수록 악마같은 인간들이 진짜 많다는 생각밖에 안드네요.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판님들의 조언을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