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글 쓰는게 처음이라 어떻게 적어야 될지도 모르겠는데 조언 구하고 싶어서 글 적어봐요ㅜㅜ
남자친구가 있어요.
둘 다 나이도 적지 않아 만난지 1년이 채 안됐지만 자연스럽게 결혼 생각도 하면서 만났어요.
저는 평소 소신이 남자에게 선물 공세를 받지 않아요.
서로가 좋아서 만나는건데 부담스럽기도 하고 괜히 제가 상품화(?) 되는 느낌도 받아서.. (표현이 좀 그래서 죄송해요ㅠ 나쁜 뜻은 절대 없어요!)
그래서 기념일이나 생일 때도 같이 안 가봤던 곳을 추억삼아 가보거나 여행을 갔었어요.
데이트 때는 적어도 6:4까지는 분담하려고 하는 편이에요.(소득 차이가 꽤 많이 나는 편이라)
서론이 길었네요.
사건은...
지난 주말에 남자친구 차를 같이 세차하기로 했었어요.
항상 혼자 3시간 정도 세차를 하고 오던데 같이 하면 덜 힘들게 빨리 끝낼 수 있지 않을까해서 데이트 겸 같이 하자고 제가 먼저 얘길 꺼냈죠.
남자친구는 역시 내 여친은 다르다! 뭐 이런 반응을 보였어요. 되게 고마워 하더라구요. 보통 여자들은 힘들어서 안하려는데 고맙다구. 세차 끝나고 제가 좋아하는 사케집이 있는데 거기 가자고 약속도 하구.
와... 세차가 그렇게나 손이 많이 가는 일인지 몰랐어요.뿌리고 닦고 또 닦고 또 뿌리고 또 닦고....
이왕 도와주기로 한거 힘들어도 힘든 척 안하고 정말 열심히 도와줬어요.
거의 2시간 반 이상 세차했어요.
드디어 끝나고 나니까 남자친구 표정이 썩 안 좋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힘들었냐구 얼른 사케집가서 피로 풀자! 했더니 몸이 좀 안 좋다구 집에 가서 쉬고 싶데요..
전 바보같이 걱정했어요.
병원 안 가봐도 되겠냐, 약국이라도 가지 않겠냐... 괜찮다 그러길래 사케집 포기하고 그냥 각자 집으로 갔어요.
저희 집까지 데려다주는 길에도 말도 별로 안하고 무표정 일관....
집에서 쉬는데 뭔가 낌새가 안 좋아서 추궁했죠. 계속 아무것도 아니라던 남친이 드디어 입을 열더군요.
이유인 즉슨...
세차를 하는 제 모습에 홀딱 깼데요...
제가 세차를 하면 되게 섹시하고 이쁘게 보일 줄 알았는데 화장도 번지고 머리도 헝크러진 채로 차를 벅벅 닦는 모습보고 순간 결혼하면 제가 거실 바닥을 그런 모습으로 벅벅 닦는 모습이 연상 됐데요.
남친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그런 '아줌마'의 모습이 보였데요ㅋㅋㅋㅋ
아...지금 생각해도 빡치네요ㅋㅋㅋㅋ
지 힘들까봐 열심히 도와줬던게 잘못인가요...
오히려 제가 가서 짐 될까봐 빈둥거리지 않고 엄청 힘든거 내색 안하고 더 열심히 도와줬던건데...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더 충격이었던게...
여태까지 만나면서 모든 점이 자기의 이상과 맞았데요.
사치없는 모습, 자기 관리 열심히 하는 모습, 어른들께 예의 바른 모습 등등.
무슨 상황이 있을 때 자기가 속으로 '이땐 얘가 이렇게 행동하겠지?'라고 생각하면 제가 그렇게 딱 행동하는 걸 보고 되게 짜릿하고 역시 잘 만났어! 뭐 이런 생각을 했데요.
남친이 가끔 "잘했어~^^" 하면서 머리 쓰담을 해줬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지 생각에 맞는 행동을 했을 때 칭찬 해줬던 건 가봐요. 아 소름 돋네ㅋㅋㅋ
무튼 근데 오늘은 너무 예상 외의 모습을 봤다고...
저와의 미래를 머릿 속에 다 그리고 있었는데 그게 와장창 다 깨져서 너무 힘들데요ㅋㅋㅋㅋㅋㅋ
뭐죠ㅋㅋㅋ 너무 당황스러워서 말도 못하고 일단 알겠다 그러고 전화를 끊었어요.
근데 그러고나서 거울을 보니까 진짜.. 안 이쁘긴 하더라구요 제 모습이...
중간 중간 화장도 좀 고치고 거울도 보면서 세차 도와줄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주말 지나곤 둘다 바빠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찝찝해요 많이... 그리고 너무 속상해요...
이 단면적인 모습만으로 헤어지는 걸 고려해보는 건 좀 아닌거 같구...남친이랑 어떻게 얘길 해봐야 될까요?
오히려 얘기하다가 남친의 기대치를 더 깨게 될까요?
평소 제 행동이 남친을 의식해서 한 행동이 절대 아니었지만 앞으론 무슨 행동을 하든 남친 표정, 눈치를 살피게 될것 같아요...도와주세요ㅜ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