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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처가

술시러 |2017.03.11 13:45
조회 1,352 |추천 0
결혼한지 10년인 된 남편입니다
나름 집돌이로 친구보다 가족과의 시간을 선호하고
담배는 와이프 임신하면서 금연
술은 와인이나 맥주로 가볍게 즐기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전 술 특히 주사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그 형제분들의 주사로
명절엔 항시 어른들의 주먹다짐과 어머니들의 울음섞인 고성을 들어야 했으며 아버지의 주사는 저희 가족에겐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술을 안드시면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일뿐인 아버지를 보며
사춘기시절 한없는 적대감으로 서로를 노려보기도 했습니다

해서 저는 가급적 술을 먹지 않으며
먹어도 기본주량(소주 2병까지는 온전하게 먹지만 1병정도)을 넘어서는 음주는 자제하는 편입니다

술을 싫어한다기 보다 그런 음주로 인한 주사에 대한 걱정이 제 자신에게 그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준듯합니다

12년전에 만난 집사람은 상당이 적극적이고 밝은 여자입니다 어디가서도 똑소리나는 사람이 였고 애교/여우짓 이런거와는 완전 담쌓은 사람이였습니다
그런 씩씩한 모습이 좋아 만났고 결혼까지 했습니다
모든게 좋은 저희 집사람에게 만나면서 정말 너무나도 힘든 주사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술자리에서 빼지를 않습니다
왠만한 남자 한둘은 네발로 기어다니게 해야 마무리 할정도로 술자리를 주도하고 잘 먹습니다
문제는 그리곤 자신도 필름이 끊긴다는 겁니다
택시에서 모텔에서 집에서 오바이트로 사람 곤란하게 하는 경우가 허다했고 아이가 태어난 이후엔 술자리에 아이를 데리고 가서는 자리만 지키겠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고주망태가 되어있는 것을 보고 아이만 데리고 집사람은 버리고 온적도 있었습니다

"너 혼자도 아니고 아이까지 데리고 가서는 그렇게 의식없을때 까지 술을 먹어야 하냐?"며 정색을 하니
다시는 이런이 없도록 하겠다며 자제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그이후에도 의식잃은 집사람을 챙기려 회식자릴
찾아간적이 한두번이 아니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아내의 술버릇은 처가의 영향이 큽니다

명절이면 술을 소위 짝으로 사다가 먹고
먹다 지치면 자다가 일어나서 또 먹고
사촌뿐만이 아니라 어른들까지 같이 어울려 드십니다

결혼 초엔 그런점이 부담스러워 처가에 가도 운전을 핑계로 술을 거부했는데 나름 배려해주시는 모습에 저도 한두번 편하게 마신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적정 주량이상은 적당히 거절하면서요

현재 저는 이사일정이 맞질않아 장모님댁에 임시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쁜사위 자주본다며 좋아하시는 장모님을 뵈니
잠자리가 조금 불편해도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젯밤 가족회식후 술에 취한 집사람과 장모님의 추태를 보았습니다
집사람은 울구불고 장모님은 온갖 욕 하시면서 화를 내시고
10년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살아오신것같은 상황이였습니다 너무 심장이 뛰고 진정이 되지 않아 결국은 새벽4시에 회사로 나와 차에서 한숨 잤습니다
자고 일어났지만 어제 그 고성과 욕설 그리고 모든상황들이 눈에서 벗어나질 않습니다 상상만해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일이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기분같아선 당장 원룸이라도 하나 얻어서 나오거 싶은심정이지만 현실은 오늘밤에도 그댁을 들어가야 한다는겁니다

하루종일 멍합니다
머리는 복잡하고 일은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너무너무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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