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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특유의 '시집살이' 에 대한 고찰 - 박탈감.

할말하않 |2017.03.13 13:13
조회 1,026 |추천 6

 

 

늘 판을 즐겨보기만 하던 며느리인데

 

오늘 친구들하고 시댁 얘기 하던 도중 더 많은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고

 

공유하고 싶어 글을 적어봅니다.

 

글이라고는 써본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맞춤법도 걱정이고 재미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공감가는 얘기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용기내어 적어봐요

 

개인적인 생각을 주저리 늘어놓은 것 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저와 맞지 않는 생각을 가지셨더라도

 

둥글게 둥글게 봐주세요~!

 

 

 

 

 

 

우선 저는 어리다면 어릴 나이에 외동아들에 홀 시어머니가 계시는 집안으로 시집을 왔습니다.

 

전형적인 '멋모를때' 시집 가게 된 케이스인데요

 

신랑의 사랑을 가득 받지만 아무래도 서로 사랑만 하다가 결혼이라는 생활을 함께 하다보니

 

여기저기 부딪히는 부분도 굉장히 많았어요.

 

그중 가장 힘들었던건 아무래도 외동아들을 키우느라 여러모로 고생하신 시어머니의

 

'박탈감' 에서 우러나는 남모를 시집살이 였는데요

 

처음엔 어찌나 서운하기만 하고 이러려고 한 결혼이 아닌데..

 

친구들한테 하소연 하는 것 도 하루 이틀 이지 도저히 지혜롭게 해결이 안 되더라구요.

 

 

 

초반에는 딸처럼 친구처럼 우리 친정엄마 보다 훨씬 자주 만나고

 

아예 어머니 원하시는대로 걸어서 5분거리에도 살아보고

 

어머니 친정 언니들도 두루두루 만나고 다니며 며느리 잘뒀다 소리 듣게 하려고

 

참 성격에 안맞는 피땀눈물 많이 흘리고 다녔었어요.

 

그치만 어찌되었든 저도 마음에서 우러나는 행동은 아니었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나날들의 연속이었지요.

 

우리어머니는 지금도 저를 예뻐하세요. 그치만 어머니가 예뻐하는 방향은

 

제가 받고싶은 방향과는 다르고

 

그 예쁨의 기본은 '내 아들' 을 돌봐줄 여자로서 이지 진정으로 저라는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은

 

아니니까요.

 

그것은 저 역시도 그러합니다.

 

저 역시 내 친 부모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그렇다고 사랑하는 남편의 부모님이라는 생각도

 

썩 들지는 않습니다. 결혼생활 초반 모질었던 말들에 깊이 패인 상처는

 

그래도 이 남자와 살아보겠다고 이 악물고 버텨오는 바람에 무뎌진것 같지만

 

한번 멀어진 마음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니까요.

 

단순히 '어른' 이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선을 지켜 존중은 하지만 '내 가족' 이라는 생각은

 

조금 생각 해 보게 됩니다.

 

 

 

'시어머니' 들의 '박탈감'은 아들이 하나라고 해서 생기는건 아닌 것 같아요.

 

아들이 둘이어도 셋이어도, 심지어 딸이 있어도 아들가졌을땐 아들엄마, 딸 가졌을땐 딸 가진 엄마

 

이렇게 여러모로 바쁘시더라구요.

 

 

이건 아들들이 엄마에게 하는 행동에서 그 이유를 찾아 볼 수 가 있을 것 같아요.

 

 

대부분의 아들들은 자라오면서 부모님의 헌신을 받게됩니다.

 

이것은 딸들에게도 마찬가지 이지만

 

집안의 분위기에 따라 아들이 좀 더 아픈 손가락인 어머니들이 우리나라에는 굉장히 많으시니까요.

 

딸들은 부모님의 헌신에 공감하고 마음아파하지만

 

어떤 아들들은 그저 당연하게 받아오며 살아가기도 합니다.

 

이 어떤 아들들이 오늘날의 기형적인 시집살이의 일정부분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어떤 아들들은 엄마에게서 받아오던 당연한 사랑에 힘입어

 

엄마 없는 남은 평생까지도 그 당연함을 누리기 위해 최대한 엄마를 닮은 여자를 찾습니다.

 

그리고 엄마앞에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데려옵니다.

 

이 과정에서 엄마들은 한차례의 박탈감을 겪습니다.

 

내 아들을....본적없는 외갓여자에게 내 아들을 보내야한다니.

 

그래 안 팎으로 어디로 내어놓아도 부끄러움 없어야 하므로 엄마들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아들의 결혼을 도와줍니다.

 

 

어떤 아들과 여자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묘하게 느껴지는 시집살이는 점차 실체를 더하게되고

 

어디서도 당해보지 못했던 이상한 취급에 힘이 부쳐

 

어떤아들 (남편)에게 도움을 청해보고자 하지만

 

힘들게 사신 분이시고

 

나를 힘겹게 키워오셨기때문에 어느정도 서운함은 이해해달라는 말 만 돌아옵니다.

 

그리고 우리엄마가 다 널 사랑해서 하시는 행동이라는 이해하기 다소 어려운 설득도요.

 

이렇게 다정하게 말만 돌아온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간혹

 

왜 불쌍한 우리엄마를 모욕하는가, 우리엄마가 얼마나 당신을 챙겨주는데! 하고 소리를 친다면

 

거기서부터 불화는 시작되는 것 이지요.

 

 

저 역시 초반 남편과의 타협점을 찾지 못해 잦은 불화와 속앓이를 해왔고

 

수년이 지난 지금이 되어서야 조금씩 이해해가고 있는 남편.

 

그 와중에도 저의 어머니는 '내 아들 뺏어간!' 과 같은 워딩을 실제로 읊기도 하시지만

 

저는 그저 웃습니다.

 

"어머니, 저는 뺏은적이 없는데 뺏었다고 하시니, 당황스럽지만 그렇다면 돌려드릴게요."

 

 

 

 

 

아무리 아니라고 한다지만 어떤 아들을 가진 어떤 시어머니들은 늘 가슴속에 "빼앗겼다."

 

라는 생각을 품고 사는 모양입니다.

 

 

금이야 옥이야 키웠는데, 만지면 부서질까 불면 날아갈까 끔찍한 내 하나뿐인 아들 내아들.

 

 

왜 저는 그런 귀한아들을 뺏어서는 그리도 모질게 당했을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저 역시 귀한 딸 이었으니까요.

 

자식들은 모두가 귀한데 그러니까 다같이 귀했으므로 내가 이 남자와 결혼을 한다는것이

 

귀한 아들을 뺏는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겁니다.

 

누구나 하는것이고 사회인으로서 가정을 만들어 산다는 것이

 

남의집 자식을 빼앗는 일이라는 생각 까지는 미처 하지 못했으니까요.

 

내가 결혼을 해서 우리 엄마 아빠가 나를 빼앗기는것이라는 생각은, 저는 지금도 하지 않으니까요.

 

 

 

 

 

 

우리 어떤 시어머니들은 어떤 아들만이 귀하다고 생각하는 강박관념에 갇혀

 

정작 어느집 귀한 딸은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굳이 제 입으로 " 어머니, 저도 우리 엄마가 굉장히 귀하게 키웠어요. " 라고 말해야지만

 

잠깐 알아들으셨을때. 그때 느꼈던 그 신선한 충격!

 

그렇습니다. 말 하지 않으면 모르셨던거에요. 저 역시 저희 엄마의 귀한 딸 이었다는 것을.

 

진정으로 모르셨던겁니다. 하하.

 

 

 

 

여기서 그 박탈감의 여러 이유중 하나를 찾아 볼 수 있었던 것 같네요.

 

 

 

 

부모의 헌신에 공감하고 감사할줄 모르고 당연히 누려왔던 어떤 아들과

 

내 아들만이 귀하다는 관념에 사로잡혀 그릇된 언행을 일삼는 어떤 아들의 어머니.

 

그 집착과 속박의 굴레에서 새우등 터지듯 쫓겨다니던 귀한집 딸.

 

 

 

누가 이 어떤 시어머니를 이상한 관념에 몰아넣고 눈과 귀를 가렸을까요?

 

물론 그간 흘러온  사회적인 분위기나 우리 시어머니 세대를 사셨던

 

그들의 시어머니들이 수십년간 계승해 온 '전통' 덕분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 부분은 상당히 안타깝게 여겨집니다..

 

 

저 모든것들이 합쳐져 오늘날 우리 어떤 시어머니들은

 

내 아들을 뺏어간 앙큼한 불여시에게 아들을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견딜수없는 박탈감에 못이겨 모진 시집살이를 툭툭 내 던지시는 것 이죠.

 

 

절대, 일부러, 마음먹고 그러는건 아니에요.

 

 

 

내 평생을 빼앗아간 불여시년 살려두는 것 만으로도 이미 많이 참고 계시니까요.

 

이 세상 바라볼것이 막상 살아보니 그저그런 내 남편 뿐이라 어쩔 수가 없어요.

 

우리가 이해해야죠.

 

 

 

 

다만 어떤 아들들이 아셔야 할 것.

 

저렇게 온 정성을 다하는 우리 엄마가 불쌍하다면, 와이프나 여자친구에게

 

우리엄마 이해해달라고 하지 말고, 왜 우리엄마를 몰라주냐 화내지 말고!

 

 

제발 부탁이니 남의집 귀한딸 데려다 대리효도 시키지도 마시고!

 

하나밖에없는 우리 어머니 알아서 극진히 모시고 사세요.

 

나의 죄는 당신을 사랑한 것 뿐이지,

 

그것으로 인하여 모진 시집살이를 감내해야할 이유도 의무도 없습니다.

 

다시 돌아간다면 너를 사랑한 마음마저 지워버리고 싶을 정도라는 생각은 너무 안타깝잖아요.

 

 

 

 

 

사실 우리 어떤 시어머니들은 말로는 내새끼 장가도 못가고 불쌍하다 할 지언정

 

그래도 어머니 모시고 사는게 좋아요 하면 기뻐하며 눈물 흘리실거니깐요.

 

 

 

얘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늘 마음속에 사직서를 품은듯 이혼을 담고 살지만

 

이렇게 살다보면 좋고 저렇게 살다보면 또 좋아서

 

우리 그동안 힘들었지만 이제 서로 좀 좋은 방향으로 살아보자 으쌰으쌰 하며 하루하루 삽니다.

 

 

 

그저 행복하게만 사는줄 아시는 친정어머니께 효도한번 제대로 못 해드린

 

못난 딸내미는 이렇게 판에 푸념을 늘어놓네요.

 

 

시댁 스트레스로 너무 지쳤는데 이렇게 타이핑 하다보니 이것도 은근 스트레스 해소가 됩니다.

 

남은 하루도 좋은하루 되시구요 글 봐주셔서 감사하구요.

 

 

 

시댁살이에 지친 우리 며느리들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언제나 우리 엄마의 귀한 딸 이라는것 잊지 마셔요.

 

 

 

 

 

추천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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