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이 지났다
사랑했던 마음도 아파했던 마음도 지워질 충분한 시간임에도 아직까지 아련하게 남은 마음은 무엇을 향하고 있는건진 모르겠다
처음엔 이게 맞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을 숨기고 죽였다
조금 지나니 화가 났다.
날 떠나게 둬버린 너에 대한 분노
조금 더 지나니 자괴감이 들었다.
네가 날 버리고 간게 내가 그만큼 별로여서 인 것 같았다
지금은 아까웠다.
너와 함께 했던 그 시간들과 내가 너에게 주었던 모든 것이
너와 함께 하려고 어떻게든 발버둥쳤던 내 모습을 제 3자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불쌍했다
내 시간과 마음 그리고 물질적인 것들까지 모두 바쳤던 내가 너무 불쌍했다.
잊어버리려해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네가 내 마음을 단 1%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그 생각만으로도 참을 수가 없었다.
'이제 너와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
그렇게 말하고 눈물을 흘리던 너를 보며 난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넌 이미 그때 다 끝났는데 난 바보같이 잡고 놓지 않았다.
모든 감정이 섞였다.
너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계가 멈춰버린다는 것이 그땐 끔찍했다.
그리고 억울했다
내 의지가 아닌 네 의지로 이 관계의 끝을 맺으려고 하는 게
네가 했던 모든 끔찍한 짓을 덮고 안아주려던 날 병신으로 만드는 네 말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래 그거 하나만 믿었다.
네가 날 물질적으로 생각하던 날 좋은 도구로 생각하고 무시하던, 날 두고 다른 여자를 만나는 그 순간에도 날 정말로 사랑한다는 그 마음 하나만 믿었다.
그 하나도 무너진 순간
나도 무너졌다.
나는 널 붙잡았지만 이대로는 아니란 걸 알았다.
내가 다시 헤어지자고 했을 때, 너는 알겠다고 했다.
나는 널 찼지만 차였다.
비참했다.
너무도 비참하고 비참했다.
나는 뭘 한 걸까
나는 지난 1년간 뭘 한 걸까
네가 날 좋아한다고 했던 그때 널 받아들이지 말 걸
후회가 되었다.
학교에 취업관련 서류를 제출하던 날
항상 지하철 타던 내가 기차를 타던 날
아침 일찍 가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보려고 계획했지만 늦게 일어난 그 날
그 행동 그 모든게 후회되었다
조금만 일찍 나올 걸
기차가 아닌 지하철을 탈 걸
아니, 그냥 걜 만난 걸 무시하고 혼자 택시 탈 걸
아니 아니, 그냥 내 이름을 알려주지 말 걸...
인연이 아니게 넘어갈 일을 내 그 사소한 행동때문에 결국 지금에 이른 것 같다.
넌 나와 헤어진지 2개월만에 다른 사람을 만났다
아무렇지 않게
그 얘기를 후배들에게 들을 때 마다 내가 어떤 마음인지 알까?
사실 알길 바라지 않아
나도 내 마음을 알진 않아
이젠 너를 사랑하지 않아
근데 그리운 거 같아
이젠 네 얼굴을 보고싶진 않아
근데 네 프로필을 찾아봐
이상하지?
나도 내가 이상한데 네가 나를 어떻게 이해해
사실을 정말 사실은
네가 죽었으면 좋겠어
네가 행복한 게 너무 싫어
착하게 남는 건 이제 싫어
그게 너무 끔찍하거든
그래서 이젠 솔직해지고 싶어
이번 달에 네가 군대가는 걸 알아
총기를 잘 못 만지다 죽었으면 좋겠어
훈련을 받다가 사고나서 죽었으면 좋겠어
아니면 교통사고로라도 죽었으면 좋겠어
네가 행복할 수도 있을거라 상상하는 내 모습도 끔찍하지만
그 상상에도 끝을 낼 수 있게 네가 죽길 바라는 내 모습도 끔찍하다
네가 너무 끔찍하다
내 삶의 최악의 기억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