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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감사합니다) 직장 생활 오래 하신분들 어떻게 버티셨나요?

ㅜㅜ |2017.03.22 15:43
조회 60,353 |추천 136

33살 여자고 첫 직장에서 9년차에요.

9년이란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어요.

학자금, 집안 빚 갚고보니 모은돈은 없고 이제 새로 시작해야 하는데

이제부터 다시라는 생각이 참담합니다.

 

급여는 3200 정도고 연차쓰기 눈치는 보이지만 못쓰지는 않아요.

정줄 놓은 실장 가끔 또라이짓하지만 대체로 칼퇴 가능하고...

직장생활 오래됐지만 또라이들 덕분에 멘탈 탈탈 털려서 보람없는 것에 익숙하고

돈 버는 목적으로 다닌지 오래네요...

 

작년 12월에 제 이름으로 된 빚은 다 갚고 이제 엄마 이름 5000정도 남았는데

내가 무얼 위해 사나 싶어서 그건 엄마 퇴직까지 갚고 못 갚으시면 엄마 퇴직 후

제가 갚는다고 했습니다. 엄마 퇴직까지는 3년 남았네요...

그것 외 집 5000 담보 잡힌거 있는데 그것 까지 내가 갚을 생각하면 살 의욕이 너무 없어서

모르는 척... 정말 재수없으면 내가 갚으려니... 하는 마음 입니다.

 

돈은 벌어야 하는데

9년동안 제대로 된 옷도 구두도 화장품도 없이 대학때 다니던 그 패션 그대로

후드집업에 9만원 주고 산 패딩에 백팩 메고 출퇴근을 해요(직장에서는 유니폼 입습니다).

가끔 왜 돈을 벌어야 하나 싶어요.

유일한 낙은 퇴근 후 계란간장밥 해서 맥주 먹는거 라면에 맥주 먹는거 뭐 이런거네요.

그 동안은 막연히 빚 갚으면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작년 12월 급한거, 제 이름으로 된거 끝나니까 그냥 삶에 목적을 잃은것 같아요.

나아지는 건 없고 그저 다시 시작하려니 보상없이 끔찍하고... 친구들과 비교되고...

 

죽이되든 밥이되든 정신적으로 쉬고 보자라는 생각으로 작년 12월에 처음으로 사직서 냈었는데

제 상황을 아시는 직속 상사분이랑 주변직원분들이 설득해주셔서.... 그냥 다녀요.

그냥 계속 아무생각없이 다녀야 하는데 자꾸 딴 생각이 나요.

돈 벌어 뭐하나 싶고 또 마음먹고 쓰려고 해도 오랫동안 포기하고 참아왔던게 익숙해져서 인지

돈을 쓰려고 마음 먹어도 써지지 않아요.  

지금 그만두면 이 급여 다시 받기는 어렵고 직장 구하기도 쉽지 않은걸 아는데...

그래도 그냥 쭉 버티고 싶은데 그게 참 쉽지 않네요.

 

직장생활 오래 하셨던 분들 어떻게 버티셨는지...

나이 먹어도 좋으니까 눈 감고 뜨면 지금 마흔살이고 쉰살이고 했음 좋겠습니다.

 

 

 

 

 

덧글들 정말 감사합니다.

아무리 친한 친구여도 변하지 않는 답답한 현실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그래도 해소되지 않는 마음에 글이나마 끄적였는데 정말 많은 위로 받았습니다.

알지도 못하는 한풀이에 본인들의 얘기 해주시며 위로해주셔서

잘하고 있다 얘기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엄마 돕고 집안 빚 갚겠다고 제가 선택한 거지만... 자꾸 뒤돌아보게 됐나봐요.

잘하고 있는건지 이게 맞는건지... 나만 왜이렇게 힘든지 점점 더 이런 생각들만 하게되더군요. 

나만 이런 상황이고 나만 이렇게 힘든건 아니구나 위로 많이 받았습니다.

참 간사하죠? 다른 사람의 힘든 상황이 제게 위로가 되었다는게 죄송한 마음도 들지만...

제 상황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제 또래 분들에게 위로였음 좋겠습니다.

 

오늘 출근해서 아침부터 쇼핑몰에 담아만 뒀던 봄 자켓이랑 치마를 사봤어요.

원래 맘에든 체크남방을 장바구니에 담아뒀었는데... 품절됐는지 없어졌더군요ㅎㅎ

근데 그게 딱히 아쉽지도 않고 오히려 잘됐다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주말동안 덧글들보며 자꾸 마음을 끌어 올려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단 생각입니다.

9년동안 노력 아예 안했던건 아니지만 돈이 모이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여행도, 맛있는 것도, 날 위한 작은 소품도 삶의 활력이 되지는 커녕 점점 의미 없어지고

어떤 물건이든 효율성만을 따지게 되면서 더 무언가를 사기 꺼려지게 됐어요.

더이상 100원도 빚지기 싫은 마음일까요.

그런거 쯤은 괜찮다고 좀 더 제 마음을 다독여보려구요.

이 마음이 얼마나 갈지 자신 할 수 없지만 지칠때마다 남겨주신 덧글보며 힘내겠습니다.

 

덧글 하나하나 정말 감사합니다.

그냥 지나치실 수 있는데 힘내라고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추천수136
반대수1
베플쌍쌍바열여...|2017.03.23 12:39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다가 정신차려보니 결승점이 됐네요 그런데.. 1등은 아니었네 라는 허탈감. 직장 동료도 그런대로 문제 없고 그저 빚갚는 일을 새로 시작해야 하는게 나이도 있으니 겁나시나 봅니다. 뒤돌아 보니 아찔한 기억들 뿐이겠지만 앞날은 그만큼은 아닐겝니다. 설령 같다 하더라도 같은 경험을 했으니 조금은 무뎌질 테지요 글쓴님아 앞으로는 나 자신에게 조금의 사치를 부려 보아요 당근은 타인만 주는게 아닙니다.. 내가 갖고 싶고 먹고 싶은것을 내 자신에게 허용하는 것도 중요하지요 열심히 사셨습니다만, 나 자신에게 당근을 좀 줘 봅시다 힘내세요
베플|2017.03.23 12:46
저는 올해 8년차인데, 그냥 이생각으로다녀요, 딴데가봤자 여기랑 별반 다르지않겠구나. 딴데 가면 또 다른 또라이는 존재할거거구요, 진짜 다른일 시작하고 싶거나, 몸이 아파서 일을 못하거나, 여기 다니다가 자살이라도 할거같다 이거아니면 다니는거죠머,,
베플기특하다|2017.03.23 12:35
밑에 작은 사치라도 해보라는 댓글 몰라서 글쓴이가 안하겠냐.. 딴말 필요없고. 글쓴이 수고했다. 솔직히 본인이 돈번목적이 분명했고 앞으로도 따른 답은 없는것 같으니 너무 수고했다고 위로해줄수 밖에 없네... 당신의 삶의 의미는 본인이 부여하는 거니까 타인이 평가할순 없겠지만, 그래도 한마디 한다면, 당신의 삶은 꽤나 의미있고 그 보람됨은 주변 식구들이 좀더 나은 삶은 살고 있다는 것에서 느낄수 있을 거요. 그냥 수고했다. 너무너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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