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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추가)너 만 은 효자 아닐 줄 알았다..

ㅇㅇ |2017.03.27 18:24
조회 20,491 |추천 56
(+추추가)
궁금해하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제 생각도 정리할겸 추가해봐요.

어제까지 계속 냉전이다가 남자친구가 먼저 식사하자고 해서
밖에서 간단히 소주한잔 하고 집에 와서 얘기 나눴습니다.
그간 자기가 별말 안 하고 냉전이었던 게
저한테 화가 났다기보다
자기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져서 그랬다네요.
자기는 부모님한테도 쓴소리한 아들이고
저한테도 못난 남자친구라고.

근데 솔직히 저한테 화나서 저런 거 맞아요.
제가 너무한다 싶었다가 그래도 결혼은 해야겠으니 한발 뺀거죠.

제가 원하는 가족으로서의 선을 얘기했어요.
결혼 전까지는 그냥 안 보고 지냈으면 좋겠고
너희 부모님 집이나 우리 사는 집에 왕래도 안 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결혼하게 돼도 명절 포함 1년에 4~5번 이상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
니가 니네 부모 더 보고 싶으면 너만 만나고 오라고.
만남이 잦아지면 너희 부모님이 생각하는 가족의 선과
내가 생각하는 가족의 선이 달라서 또 이렇게 소음이 날 것이라고.

남친: 우리가 결혼하면 가족 아니냐. 부모님이 남이냐.
나: 난 결혼하면 내 배우자와 우리 자식까지만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너희 부모님은 너를 낳아주신 정말 감사한 분들이지만 너희 부모는 너희 부모다. 우리 부모가 너희 부모가 될 수 없듯이. 똑같은 거다.
남친: 그러면 우리가 손주 낳으면 부모님이 보지는 못하시는 거냐.
나: 왜 못보냐. 1년에 4~5번 만날 때 보시면 되고, 더 보고 싶어하시면 네가 데리고 나가서 보여드리고 와라. 나만 빼달라는 거다.

저보고 너무 계산적이고 폐쇄적이래요.
전엔 안 그랬는데 왜 이렇게 됐냐고 해요.
글쎄요.. 제가 왜 이렇게 됐을까요..

효도가 뭘까요?
댓글에 써주신 것처럼 5년씩이나 같이 살면서
제가 염치없이 마냥 남남처럼 굴지는 않아요.
다만 저는 저희 부모님과도 사이가 좋지 않고,
어느정도 회복하고 있는 단계기는 하지만 아직도 서로 애증의 관계예요.
이런 상황이기에 우리 부모님으로부터도 터치받는 것이 골치아프고 머리아픈 문제인데,
남의 부모님한테 좋은척하려고 하니 마음이 안 좋은 게 솔직한 제 심정이에요.
더군다나 이런 일이 또 잊을만 하면 터질 거라고 생각하니부모란 뭔가 싶기까지 해요.
이런 제 마음이 효도와는 거리가 멀다면..
저는 결혼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겠죠.

이야기 마무리는 그냥.. 잘해보자.. 로
잠시 소강상태에요.
서로 대화는 텄지만 결혼에 대해서 뭔가 결정지은 건 아닌 상태. 저는 그래요.
아무리 좋은 사람도 시 짜 붙으면 그 순간 미워진다고도 하지만
저는 그것보다도 더 남친 부모님한테 정이 안 붙어요.
대화하다보면 너무 무식하고.. 저랑 가치관도 너무 다르고...
실제로 이렇게 저한테 한번 실수하시고 나면 엄청 제 눈치 보긴 하세요.
그건 그거대로 불편..
남친은 그때그때만 연기해달래요.
그런 눈속임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요.?
지금도 저는 모르는 제 표정이 관리가 안 된다고 서운해하신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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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설마 했는데 댓글에서 제 탓을 하기 시작하시네요...
뭐 일리있는 말인 것도 같습니다.
여기는 미국이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삶을 존중받으면서
떳떳하게 동거하는 연인들도 많죠.
그걸 제 남친 부모님께 바라는 게 욕심이라면 헤어지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여러분 말대로 제가 나가서 살던지요.

그런데요 여러분.
저희가 동거한다고 해서 그게 제가 막대해져도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럴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그게 정당한 건 아니예요.
여자가 밤에 술을 먹고 다니건 안먹고 다니건
성폭행은 하면 안 되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 사고방식들이 여자를 더 약자로 만든다는 것 모르시나요?
저는 그냥 제 인생을 살고 있는 겁니다.
누구한테 어떤 취급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요.

그리고 제가 실제 며느리라고 해도
저희 집 저희 안방에 저희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아무나 데리고 오는 게 말이 되나요?
며느리는 원래 그냥 함부로 대해져도 되는 존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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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29, 남친 33.
만난지 어언 5년이 다 되어가네요.
다른 연인들 술담배, 바람 문제로 바람잘날 없고 시끌벅적할 때
저희는 환상의 커플이라며 우월감에 도취되어있었죠.
서로 주량도 딱 비슷.
둘다 비흡연.
그 긴 시간동안 동거하면서 한번도 바람피운 적 없음.
제가 부족한 부분을 남친이 커버해주었고
남친이 모자란 부분은 제가 보듬어주며
3년까지는 잘 지냈던 것 같네요.

제가 처음에 버릇을 잘못 들였는지도 모르겠어요.
남친네 부모님 집에 처음에 간 날이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한데제가 왜 흔쾌히 그집을 갔을까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집에서 하루이틀 자고 오는 건 예사고
아버님 허구한날 카톡, 전화로 시간좀 내라, 놀러좀 가자, 얼굴좀 보자..
하다하다 술먹고 전화해대면서 결혼얘기로 사람 부담주고.
몇번 그러다 말겠지.. 견디다가 끝이 없을 것 같아 남친에게 얘기했어요.
그 뒤로 다시는 개인적으로 연락 안 오더라구요.
이때 모습 보고 중간에서 처신 잘 해줄줄 알았어요.

그러더니 몇달 지나서 부탁이 있대요.
아버님한테 연락 한 통 드렸음 한대요.두 분 이사하셨는데 잘 하셨냐고 여쭤보래요.
이때 효자 냄새 맡았어야 했는데. 속이 쓰리네요.

두분 몇 년동안 저에게 잔실수 큰실수 하신 거,
남친이 대신 하는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 받고
시끄럽고 귀찮은 거 싫어하는 제 성격에 병1신같이 대충 넘어갔습니다.
결혼하기 전에 더이상 그 집 가지 않기로 다짐 받았구요.

그러다 지난 주중에 밖에서 둘이 식사하는데
남친이 토요일에 부모님 오실 것 같다고,
밖에 나가서 자랍니다.
미쳤나봐요 ㅋㅋㅋㅋㅋ
제가 지네 부모님 보기 싫어하니 무조건 피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나봅니다.
저랑 지네 부모 문제가 엮이면 멘탈이 마비되나봐요.

나: 내가 평생 니네 부모님 안 보고 살겠냐. 방을 하나 따로 잡아서 두분 나가서 주무시라고 하고 우리는 저녁까지 시간 같이 보내드리면 되지 않느냐. 내가 내 집에서 왜 나가야 하느냐.
남친: 내가 어떻게 사는지 부모님이 보고 싶어하셔서 집을 보여드리긴 해야겠고, 네가 마주치기 싫어하니 한 말이다. 와전 됐다면 미안하다. 결론적으론 나가라는 소리로 들렸겠다.
나: 결론적으로가 아니라 나보고 나가라고 한 게 그냥 팩트다. 누구라도 붙잡고 물어봐도 다 너 욕할 상황이다.
남친: 미안하다. 방 잡고 부모님 주무시라 하겠다.

부모님과는 시간 잘 보냈습니다.
지난번에 저한테 실수하신 부분을 아마 남친이 말했을 거고
그것 때문에 제 눈치 무지하게 보면서 온갖 감언이설 다 쏟아내더라구요.
(정작 미안하다 라는 말은 한마디도 안함)
더 싫더라구요.
그깟 몇마디 말로 사람 마음 움직일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지..

그날 밤 두분 모텔 보내드리고
다음날 다시 만나 또 좋은시간 잘 보냈어요.
저도 뒤끝은 없는 성격이어서
지난일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는 최선을 다했구요.
남친도 내심 좋아하는 눈치.
식사하고 집에 모셔와서 커피 마시는데
(집도 투룸이어서 코딱지만한데 왜 자꾸 들어오시는지 모르겠음)
아버님이 이 근처에 아는 분이 계셨는지
전화통화 하시다가 밖으로 나가심.
그러더니 몇분뒤에 그분을 데리고.. 해맑게....
우리집으로 들어오심...
식탁을 지나쳐서 안방으로 데리고 들어와
침대에 걸터앉아서는 아주 도란도란 즐겁게 이야기 나누심..

ㅂ_ㅂ...(내표정)

남친 안절부절 못하고그 와중에 어머님
"00아(제이름) 손님 오셨는데 커피 한잔 내 와야지"

ㅋㅋㅋㅋㅋ

남자친구 먼저 벌떡 일어나서 주방으로 감.
어른들 득실거리는 안방에서 저도 나옴.
남자친구 미안하다고 하며 쩔쩔 매더라구요.
쩔쩔 맬 시간에 모시고 나갈 생각은 못하나봄.
내 멘탈..

아버님 지인분네 식구들이랑 만나러 가시는데
00이(저)도 같이 가자고 하시네요. ㅎㅎ
남친이 저는 집에 있으라고 하고 어머님 아버님만 모시고 나가더라구요.
그러나 이미 무엇으로도 회복할 수 없는 상태.

남친이 전화랑 카톡이랑 몇 통 하더니
먼저 나왔다고, 근처로 올테니 좀 걷게 나오래요.
침대에 누워있는데 도저히 움직이고 싶지 않았어요.
그냥 집에 있겠다 하니
"좋은 음식 먹고 왜 그러냐"
꼭 생각없이 말을 해서 사람 속을 뒤집어 놓음.

그걸 시작으로 다투기 시작해서
결국 저녁에 지혼자 나가서 두분이랑 식사하고
모텔 모셔다드리는 것 같더라구요.
집에 돌아와서는
저한테 말 한마디도 안함ㅋㅋㅋㅋㅋㅋ
그래요. 저는 나쁜년이 되기 시작했어요..

오늘 사실 둘다 출근이었는데
남친님은 월차까지 내고 부모님 모시고 어딘가로 놀러가셨네요.
이때까지 연락 한 통 없음.
서운하지도 않았어요.
혼자 이래저래 생각을 정리해나가다가
정말 정리해야겠다 라는 생각까지 나옴.
일하다가 업무처리하려고 카톡을 열었는데
남친 대화명이 바뀌어 있더라구요.
누가 알아볼까봐 자세히는 못쓰겠지만
아주 지네 부모 끔찍해 죽어가는 문장이었음ㅋㅋㅋㅋㅋㅋ

왜 도대체 남자들은 결혼얘기만 나오면 효자가 되려고 하는 걸까요.
원래 부모님이랑 사이가 좋았던 것도 아니고
나랑 만나면서 조금씩 관계 회복하기 시작한 거였는데
이제 아주 대리효도까지 은근히 당연하게 생각하네요.
아마 지금 남친 머릿속에는
지네 부모님=험한 세상 헤쳐 살아오시다 나이 드시고 젊은 애들한테 괄시받는 불쌍한 사람들
나=그 괄시하는 젊은+못된 애
이렇게 세팅되어있을 것임.

사실 누가 봐도 남친이 나한테 아까운 사람은 아니에요.
열에 아홉은 다 남친한테
"야 여자친구 잘해줘라 진짜"
이 소리 골백번은 들었을 거예요.
누가 더 잘났고 못났고의 기준으로 연애하면 안 되는거 잘 알고 있어요.
뭐하나 계산할 때에도 늘 5:5 공평하게 하려 했고
내가 힘들 땐 남친이 보듬어주듯
나도 남친 어려울 땐 내가 커버해주고 그렇게 지내왔어요.
나와의 관계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던 사람이
부모님이 끼어들게 되니 정말 거짓말처럼 변하네요.

저 정말 억울하게 더이상 나쁜년 되고 싶지 않아요.
더 늦기 전에 제가 빠져줘야겠죠.
이 아름다운 그들만의 동화 속에서..
남친이 뒤늦게 뭐가 잘못됐는지 깨달아 준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5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만나면서
'우리가 만약 헤어진다면 어떤 이유로? 어떻게?'
감도 안 왔는데
이렇게 너무나 좋은 이유를 만들어서
등떠밀어주네요.
멍석 깔아주는데 못 누우면 병1신이겠죠..

마음 굳게 먹을 수 있게 용기를 주세요.
추천수56
반대수7
베플ㅇㅇ|2017.03.27 23:40
동거하는데 집에 오라고하는 그놈이나 꾸역꾸역 기어 쳐오겟다는 그놈 부모나 ㅋㅋ 왜와 결혼한것도 아닌데 그냥 헤어지세요
베플ㅇㅇ|2017.03.28 06:22
왜 다들 동거에 꽂혀서 댓글 달지? 글쓴이가 며느리였어도 다 뒤집어 엎을 일이었고 동거라서 헤어질 결심 했다는데 뭐가 문제야. 글쓴이가 다음 연애상대한테 동거사실 숨긴다 한 적도 없고 동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물어본 것도 아닌데 왜 이상한데 꽂혀서 이러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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