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저는 맞벌이 부부 입니다.
3살 난 딸아이는 저와 살고, 남편은 기차로 3시간 거리 도시에 혼자 삽니다.
(남편이 배우고 싶은게 있다며 혼자 나가 산지 7개월 정도 됩니다.)
아이는 아침에는 어린이집에 오후에는 친정엄마가 차로 40분 거리에서 출퇴근해주시며 퇴근 때까지 봐주십니다.
친정엄마는 아직 직장에 나가셔서 오전에는 회사일을 보시고 점심쯤에 건너와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데려와 돌봐주세요.
남편과 저는 비슷한 직종에 종사하지만, 연차의 차이가 있어 남편의 월급은 제 월급의 거의 2배입니다.
저도 조만간(1-2년 이내)엔 남편과 연봉이 비슷해질거구요.
그런데 여태 제 월급은 하나도 저축한게 없어요.
친정어머니 드리는 아이 보육비, 생활비, 보험, 대출이자원금 상환, 적금 등 쓰고 나면 딱 맞을 때도 있고 철 바뀌고 아이 옷이라도 사고 장난감이라도 사면 모자랄 때도 있어요.
남편은 다달이 본인 월급의 최소 1/18 ~ 최대 1/6정도를 저에게 줍니다.
그러고는 돈 지출 내역도 공개하지 않고, 여태 월급을 하나도 모으지 못했다고 얘기합니다.
내가 버는데도 내 앞으로 저축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 일하는 보람이 없다.
혼자 아이 양육하고 나가서 일하려니 너무 힘들다 나도 빚을 갚는 재미라도 있으면 좋겠다 아무리 얘기해도 돈을 주지 않습니다.
남편은 본인은 주말에만 와서 생활하고, 본인 먹을거는 본인이 사들고 와서 먹거나 아니면 외식하는 경우가 많아 집 생활비에서 본인을 위해 쓰는 돈이 없답니다.
그래서 본인이 쓰는 돈도 아닌데 제가 생활비를 많이 내놓으라 하는게 부당하다고 주장해요.
그리고 본인도 가계지출의 일부를 부담하고 있고 (공과금, 도우미, 아이 홈스쿨, 주말 외식비) 본인 앞으로 나가는 고정지출도 많아 여윳돈이 없다고 하는데, 제가 아무리 지출내역을 많이 잡아 대충 셈을 맞춰봐도 월급의 1/3~1/4은 남습니다.
그런데 그 돈이 안모인다 얘기만하고 절대 지출내역을 공개하지 않아요.
그리고는 저한테 본인이 버는 돈을 내놓으라 하는게 이기적인 생각이랍니다.
제가 버는 돈은 본인한테 안주면서 본인이 버는 돈만 왜 저한테 달라고 하느냐는거죠.
제가 버는 돈은 생활비로 다 쓰이고 있는데...ㅜㅜ
그러면서 하는 말이 돈에 대한 개념이 저랑 본인이 많이 달라서 저는 돈의 가치를 몰라 돈을 줄 수 없대요.
남편은 없는 형편에 3남매 중 둘째로 형제들 중 제일 잘된 케이스입니다.
본인은 성공하기 위해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서 살았고, 본인을 이만큼 만들어준건 다 부모덕이라고 얘기해요.
부모님이 먹고 싶은거 입고 싶은거 쓰고 싶은 것 다 못쓰시면서 본인에게 투자하셨대요.
어려서는 다른 형제보다 투자를 많이 한건 아니지만, 본인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부터는 가장 의지하는 자식이되었대요.
그래서 본인에게 본인이 버는 돈은 그 동안의 자신의 피와 땀과 노력의 결실이고, 자신의 지난 역사이고 부모님의 역사여서 본인과 본인 부모님의 모든 것이라네요.
본인이 번 돈이 결국 본인의 가치라는데 그 엑기스 같은 돈을 저에게 주면 저는 그저 화폐로만 생각한다는거에요.
그래서 저한테 돈을 줄 수가 없대요.
이런 말이 이해가 가시나요?
앞서 말했지만, 전 남편과 같은 직종에 근무하고 있어요.
같은 세월 공부했으며, 성공하기 위해 똑같이 노력했고, 저희 부모님께서도 제 뒷바라지 열심히 해주셨습니다.
저희 부모님 부자 아니시고, 엄마는 학교 선생님 아빠는 작은 사업체 꾸리시면서 아끼고 아껴서 살림하시고 자식 둘 키우셨어요.
그래도 저한테 바라는거 없으시고 저도 부모님께 건강하시는 것 밖엔 바라는 거 없어요.
근데 남편은 먹고 살만했던 저희 부모님이 저한테 투자(?)한 돈의 가치와 가난했던 시부모님이 본인에게 투자한 돈의 가치는 다르다는거에요.
그래서 같은 금액을 투자했어도 본인 부모님이 본인한테 투자한 바가 더 크다는 개념이에요.
본인의 엑기스(?)와도 같은 돈을 벌어서 저를 가져다 주면 전 그 가치를 알지 못하고 그냥 단순히 남편이 벌어다 준 돈이라고 생각하고 만다는거에요.
전 솔직히, 돈은 그냥 돈이라고 생각해요.
화폐는 그냥 물물교환의 수단이잖아요.
그렇다고 남편이 월급을 벌어다 줬을 때 한달 동안 고생했다. 애썼다. 고맙다~ 이런얘기 안한적 없어요.
근데 뭘 더 얼마나 경의를 표해야하는건지 모르겠어요.
돈의 개념이 다르다니...가치가 다르다니...전 도통 하나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당신과 같은 생각을 하진 않지만 당신이 나보다 돈을 더 귀하게 생각하는건 이해하겠다.
가정을 위해 책임감 가지고 일하는거 늘 고맙게 생각한다.
뭐 그렇게 얘길했어요.
그래도 본인과 돈에 대해 생각하는게 다르기 때문에 저에게는 돈을 줄 수 없답니다.
지출 내역을 공개할 수도 없구요.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돈을 빼돌리는건 아닌지 본인을 의심하지 말래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죠?
저도 모르겠어요...
이게 이해가 가시는 분...
제발 저 좀 이해시켜주세요.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