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29 13:58분부터 56분
14:57분부터 1분
15:03분부터 19분 14초
15:24분부터 28초
아내가 사무실로 전화해서 소리지른 시간이다
소리지른 내용은 항상 똑같다, 왜 나한테 잘하지 않느냐, 너네 엄마가 왜 날 괴롭히냐,
왜 날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이냐. 그만 살테니 돈내놔라....
지난 토요일 아내에게 얘기하지 않고 어머니 입원한 병원에 갔다온것 때문이겠지
이번에는 한가지가 추가되었다. 변호사 사무실에 있는 아는 형에 대해 욕을 한다
강아지란다, 당장 그 강아지 데려오란다. 왜냐하면 내가 그 형의 조언을 받아 이혼즌비를 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난 회의도 해야하고 업무도 봐야하니 그만 전화해대라고 수십번 지난번과 항상 같은 얘기를 하고
아내는 역시 지난번과 같이 그건 니사정이다, 내 알바아니다 라며 소리지르는것도 똑같다
항상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상황. 이번에도 아내는 당장 갈테니 기다려 라고 홱 전화를 끊어 버린다
아내가 하는 얘기는 외울 지경이다
돈은 자신이 관리하면서 왜 나한테 돈을 내놓으라고 하자 아내는 그걸 나 혼자 썼냐
너가 직장 다니고 내가 가사 노동했으니 내놓으라는거다 라고 한다
항상 평행선 같은 대화
나도 더이상 지기 싫어 말 대꾸를 하지만 할수록 커지고 오래되는 아내의 목소리
그 목소리가 듣기 싫어 대꾸를 하지않는다
대부분은 왜 그러고 사느냐고 하지만 왜 이혼 하지않느냐고 하지만
그것이 쉽지만은 않다
이혼 얘길 하면 일부러 관사에서 소리지르고 때려 부수고
하루종일 전화로 소리지르고 욕하고
찾아와서 행패부리고 공개적으로 하지못하도록 난 그런아내에게 사정을 하고
직업적인 특성상 엄청난 나의 약점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것을 다 포기하고 이혼만을 생각하기엔 현재의 위치도 처지도 만만치 않다
아니 여태까지 못살게 한 아내의 훼방을 무릎쓰고 여기까지 온 것이 아깝기도 하다
아들녀석도 그런 날 바보라 한다
나한테 얘기할땐 아낼 엄마라고 하지도 않는다. 그런 아들녀석을 탓할 기분도 힘도 없다
늙은 년, 나쁜년이라고 어머니와 내 동생에게 욕을 하는 아내의 말을 듣고도 무기력한 내가
안타깝기도 하고 바보 같기도 하다. 아니 바보다 멍청이다
아낸 자기가 애 딸린 이혼 남에게 시집와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느냐고 난리다
하긴 그것때문에 하루하루를 참다가 여기까지 온것이 아닌가
그래도 차츰 나아지겠지 라는 한가지 실낱같은 믿음을 가지고 여기까지 온것이 아닌가
차츰 힘이 든다
무서운 아내의 목소리를 듣고있을 힘이 점점 빠짐은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