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봐주셨네요. 일단은 고구마 같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저런 사람이 있으면 말을 하라고 대체 왜 말을 못하냐고 답답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회사 분위기라는 게 있지요.일단 회사 사람들 다 좀 성격들이 온화하고 거의 보살 수준이에요. (모두 술 담배 안함, 욕 안함, 화 잘 안냄)직원들이 일하다 실수 같은 걸 해도, 실수가 크든 작든 "일단 이렇게 된 건 어쩔 수 없잖아. 앞으로 안하면 돼. 기죽지마." 이렇게 다독여주고요.바보같은 거래처 때문에 우리가 곤란해져도 "참 힘들게 하네 허허" 다들 이래요 진짜ㅠㅠ정말정말정말 화가 나는 일이 생기면 "와 나 진짜 화난다..." 이렇게 온화하게 삭혀요.이런 식으로 다들 좋은 게 좋은거지 하는 분위기라 가끔은 저 혼자 너무 괴팍한가 싶을 때도 있구요.
또, 아래 댓글에도 써놓았지만 워낙 소규모 회사다보니 사장님이 사내 분위기에 엄청 신경을 쓰세요.사람을 뽑을 때도 능력보다는 그 사람의 성격이나 우리와 잘 맞는지의 여부를 더 많이 볼 정도로요.면접을 한 번 보고 나면 다같이 누굴 뽑을지 의논을 하는데, 그럴 때 사장님은"이 사람은 포트폴리오는 괜찮은데 면접할 때 보니까 ~씨와 기 싸움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분위기야. 그래서 고민이 돼"이런 식으로 말씀을 하세요.
사내 분란이 일어나지 않고, 뒷담화 같은 것도 없었으면 하십니다.그래서 사람 뽑을 때 엄청 엄청 신중하게 뽑고요.식탐쟁이도 함께 오래 일해보고 신중하게 채용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저도 처음엔 괴장히 반겼었구요.근데 막상 함께 지내다보니 별로 괜찮은 사람이 아니었던거죠..
아무튼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제가 괜히 회사의 평화를 망치게 될까봐 조심스럽습니다.그리고 본문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사장님이 조금씩 눈치를 주는데도 못 알아들으니 더 고민인겁니다.나이 든 윗사람들도 안하는 말을 제가 막 모질게 하기도 그렇고..
저의 고구마 같은 고민을 여러분께도 나눠드려서 괜히 죄송해지네요.어쨌거나 많은 분들이 조언해주신대로 제 나름대로 제 의사 표시는 해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병X이라는 둥 벙어리냐는 둥 하시는 분들 많은데 웬만하면 욕은 삼가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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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직장 생활 중인 20대 여성입니다. 요새 식탐 많은 직장 동료(라고 쓰고 돼지새1끼로 읽는다) 때문에 매일이 빡침의 연속인데요. 바로 음슴체 갈게요
살다 살다 이렇게 식탐 많은 새1끼는 첨 봄;계속 새1끼라고 부를 순 없으니 얘를 '식탐쟁이'라 칭하겠음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는데, 일단 얘는
1. 지가 좋아하는 거면 지가 제일 많이 먹어도 되는 줄 앎.
난 이제 식탐쟁이가 '이거 딱 제 취향이에요' '제 스타일이에요'란 말만 하면 겁부터 남.얘가 모 브랜드의 빵을 되게 좋아하는데, 그거 지만 좋아하는 거 아님. 누가 먹어도 맛있을 맛이라 다들 좋아함.근데 식탐쟁이가 이 빵을 처음 맛 본 날 '이거 제가 진짜 좋아하는 맛이에요'라고 하더니,그 이후 그 빵을 7개를 사왔더니 지 혼자 3개를 쳐먹음. 우리 팀 사람들이 6명인데;덕분에 딱 한 사람 몫이 모자랐음.그때 뭐 하느라고 조금 늦게 온 직원 하나가 빵이 하나도 안 남아있는 걸 확인하고"엥? 빵 많이 사왔는데 왜 벌써 하나도 없어?" 하고 황당해했음.황당해할 수밖에 없는 게 식탐쟁이가 우리 회사에 입사하기 전엔 누구의 몫이 모자란 적이 한번도 없었음그런데도 식탐쟁이 눈치 없이 흐허허허허 하고 쳐웃기만 함..그래서 그냥 내가 먹던 빵 반 잘라서 못 먹은 직원 나눠줌.
식탐쟁이가 아이스크림을 엄청 좋아함. 거의 환장함.근데 회사 탕비실에 페인트통 같이 생긴, 아주 거대한 코X트코 아이스크림이 있었는데,식탐쟁이가 시도때도 없이 그 아이스크림을 먹어대더니어느날 손님한테 대접하려고 꺼내보니까 그 거대한 아이스크림이 반도 안 남아있는거임;손님들한테 나갈 거, 우리 먹을 거 퍼서 그릇에 담으니까 딱 10 스쿱 정도 양이 남아있었는데식탐쟁이가 그것 마저 지가 다 쳐먹겠다고 아예 페인트통을 지 앞에 딱 놔두고 스쿱으로 퍼먹기 시작하는거임보다 못한 사장님이 "ㅇㅇ씨 저것 마저 다 먹어버리려나봐" 하니까 "아 사장님 더 드실래요??" 이럼.사장님이 "아니 먹겠단 소린 아니고.." 하니까이거 한번 녹았던 거라 지금 다 안 먹으면 나중에 맛없어진다고 핑계 대면서 결국 다 쳐먹음나 그 아이스크림 딱 두번밖에 못 먹어봄 ㅅㅂ
최근에는 팀원들이랑 편의점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왕창 사오면서 쟁여놓고 먹자고 얘기했더니"쟁여놓을 수 있겠어요? 내가 다 먹을텐데? 흐허허허허허" 이 ㅈㄹ하는데 진심 죽빵 쳐버리고 싶었음
2. 남이 뭐 먹나 안 먹나 탐내고 있다가 안 먹을 것 같으면 지가 쳐먹음
한번은 아침에 다 같이 햄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음. 우리는 다들 잘 먹는 편이라 뭘 만들 때 항상 넉넉하게 만듦.이번에도 샌드위치를 많이 만들어서 공동 그릇에 담아놓고 둘러앉아서 먹었는데,보통 샌드위치가 두개 포개어져 있지 않음? 근데 직원 하나가 포개져있던 식빵 한 장을 떼어서 공동 그릇 위에 살짝 올려놓고 빵 한장만 들고 먹고 있었음.그런데 그 직원이 먹다가 잠깐 어디 간 사이에, 식탐쟁이가 그 직원이 남겨놓은 식빵을 낼름 가져가서 치즈를 발라 쳐먹어버림.그 직원이 나중에 와서 "여기 내가 남겨놓은 거 어디 갔어요?" 하니까"아 그거 안 드시는 거 아니었습니까? 흐허허허허허" 이러고 눈치없이 또 쳐웃음;그 직원이 "아.. 안 먹을 수도 있긴 한데 그래도 너무 순식간에 사라지니까.." 이러고 황당해함위에도 써있듯이 우리는 손이 커서 샌드위치를 아주 "넉넉하게" 만들었음.그 식탐쟁이가 지 몫도 쳐먹고 넉넉하게 만들어놓은 다른 빵도 쳐먹어놓고선 그 직원 빵까지 쳐먹은거임ㅡㅡ
최근에는 또 비빔국수를 해먹었는데, 계란 먹겠다는 사람이 나랑 식탐쟁이 포함 세명 뿐이라 계란을 세개만 삶았음.그 때 나는 국수 먼저 먹고 계란은 후식처럼 먹으려고 계란에 손을 안 대고 있었는데,식탐쟁이가 혼잣말처럼 "삶아놨더니 안 드시네.." 하면서 내 몫으로 남아있던 계란을 집어드는거임그래서 내가 "?????? 제가 언제 안 먹겠다고 했어요?" 했더니"아 아뇨 제가 까드리려고요" 이러면서 계란 껍질을 까서 나한테 줌.한번도 나한테 그런 식의 호의 베푼 적 없는 사람임. 백퍼 지가 쳐먹으려다가 내가 뭐라 하니까 둘러댄 거;
그 외에도 식당 갔을 때 다른 사람이 식전빵 몇입 먹고 남기거나 하면그거 안 드실거면 지 달라고 하면서 쳐먹는 등 아주 가지가지 함
3. 모든 걸 다 쳐먹고 싶어한다
회사 사람들이랑 점심 메뉴 정할 때, 다 비슷한 걸로 통일해서 먹을 때가 많지만 각자 먹고 싶은 걸 먹을 때도 있음. 한번은 편의점 가서 도시락 사오겠다는 사람 반, 회사에 있는 재료로 볶음밥 먹겠다는 사람 반이었음.그래서 식탐쟁이한테 편의점 음식이랑 볶음밥 둘 중 뭐 먹을거냐고 물어봄. 편의점 음식이 먹고 싶으면 우리가 편의점 가는 김에 사다주면 되고, 볶음밥을 먹고 싶으면 사람 수만큼 밥 넣어서 볶으면 되니까.그랬더니 "아무거나요" 이럼;그래서 다시 한번 설명해주고, 뭐 먹을거냐 물어보니 "전 둘다요!! 흐허허허허" 이럼식탐쟁이 원래 실 없는 농담하고 지 혼자 웃는 게 특징이라 그냥 볶음밥을 3인분 때려넣고 셋이 편의점 가서 각자 먹고싶은 걸 사옴. 도시락, 라면, 떡볶이 등등도착하자마자 내 도시락을 전자렌지에 먼저 돌리고 있었는데, 식탐쟁이가 와서 봉지 보더니 "도시락은요?" 이러면서 물어봄ㅡㅡ아니 도시락이 먹고 싶었으면 도시락을 사오라고 말을 하든가 진짜;
그 날 밥 먹을 때 식탐쟁이 제 몫의 볶음밥 열심히 먹으면서도 내 도시락이 탐났는지 내 도시락 곁눈질로 겁나 쳐다보고 있다가(진심 무서움; 곁눈질로 막 쳐다봄)내가 반 먹고 남기니까 "이거 다 먹은거에요?" 하면서 바로 가져가서 싹싹 긁어먹음그 동시에 다른 사람이 먹던 떡볶이랑 라면을.. 거의 다 먹어서 국물이랑 찌꺼기밖에 안 남은 걸 어떻게든 긁어 먹는데 진심 무슨 설거지하는 줄 알았음
그래놓고 자기가 원래 그렇게 많이 먹는 스타일이 아닌데 입사하고 나서 살 쪘다고 징징대는 거 보면 진짜 개때려주고 싶음
4. 소리내면서 먹음음식 먹으면서 뭔 소릴 그렇게 많이 내는지... 쩝쩝쩝 후루룩 별의별 소릴 다 내는데 진짜 시끄러워죽겠음국수 먹을 땐 온 우주를 다 빨아들일 기세로 호로루루루롤루루룩!!!!! 하면서 흡입하는데 진심 시끄럽고 게걸스럽고 추잡해보임.심지어 그냥 국물이나 밥 먹을 때도 후루루룩 소리 내면서 먹는데 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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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기까지.물론 이 외에도 에피소드는 많음약속 있다고 먼저 퇴근했다가 우리가 손님 초대해서 치킨 먹는 거 뒤늦게 알고어떻게든 구실 만들어서 다시 회사 와서 기어이 치킨 쳐먹고 간 적도 있고,다른 식탐 많은 사람들이랑 비슷하게 탕수육이나 감자튀김 같은 공동 음식은 누구보다 빠르게 전투적으로 먹고개인 음식은 천천히 먹고 그럼
요즘은 사장님이 식탐쟁이의 식탐이 좀 심하다고 느꼈는지 조금씩 눈치를 주는데눈치를 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넉살 좋은 척 허허허 웃기만 하는데 정말 병 날 것 같음어제는 사장님이 무슨 일본 과자 봉지 같은 걸 가져오셨는데전처럼 공동 테이블에 펼쳐놓지 않고 배급하듯이 하나씩 나눠주시면서 하는 말이"그냥 올려놓으면 식탐쟁이 씨가 다 먹을 것 같으니까 이렇게 나눠줄게" 하심그렇게까지 눈치를 줘도 못 알아들음ㅎ
+참고로 일도 못함. 솔직히 나이도 적지 않은데 어떻게 저 나이 되도록 기본도 모르나 싶을 정도로 일을 못함.한 예로 엑셀문서에 뭐 취합해서 보내달라고 했더니만 가운데 정렬은 고사하고 폰트가 죄다 다름. 바탕제 돋움체 굴림체 등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안한데 폰트 통일 좀 해서 다시 보내달라니까 "아 그래요? 뭘로 할까요~?" 이러면서 여유 부리고 앉아있음..뭐 이미지 빨리 찾아서 메일 보내라고 하면 구글링만 한시간 하고 있음....
지난 번에 신년맞이 기념으로 다들 한마디씩 포부 같은 걸 얘기해보라 했더니 "올해에도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싶습니다" 이랬는데, 농담인 줄 알았는데 그게 진짜 포부였나봄; 회사에 레알 쳐먹으러 오는 듯
내일 출근하면 또 식탐으로 나를 고통 받게 하겠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