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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오빠가 저한테 커밍아웃을 했어요.

ㅇㅇ |2017.04.10 23:51
조회 308,038 |추천 740

오늘 저녁 때 있었던 일인데.. 제가 지금 너무 혼란스러워서 ㅜㅜ 글 올립니다.

 

 

전 27살 여자입니다. 제겐 나이차가 좀 나는, 35의 오빠가 한명 있어요.

 

근데 35 될때까지 결혼은 커녕, 여자친구를 사귀는 느낌도 안나서... 집안의 골칫거리(?)란 느낌이었구요... 저희 엄마 맨날 오빠만 보면 선보러가자고 난리였어요.

 

오빠가 어디 떨어지는 사람은 절대 아니거든요. 직장도 안정적이고, 모아둔 돈도 쫌 있는 거 같고. 사람도 착하고 성실해요. 엄청 키 크고 잘생긴 건 아니지만 나름 깔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여자친구가 항상 없길래... 의문이긴했죠. 제가 아는 언니들 소개시켜줄까 하면 그냥 웃으면 거절하곤 했어요.

 

 

오늘 오빠가 오랫만에 밥 사주겠다고 해서, 오늘 퇴근하자마자 신나서 오빠 회사 근처로 찾아갔어요. (오빤 지금 독립해서 회사 근처에서 살고 있어요.)

 

오랫만에 만나는거라 나름 이야기도 많이하고... 2차로 술도 마시러 갔어요.

 

술이 좀 들어가니까.. 오빠가 오늘 제게 할 말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본인은 남자가 좋다고, 고등학교때부터 알았는데 무서워서 말을 안했다고 합니다.

 

지금 애인도 있는데, 독립해서 사는 집에 같이 살고 있는 룸메이트로 알고 있던 사람이 그 애인이라고 하네요. 거의 7년 가까이 연애한 사이고, 자기는 사실혼이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진짜 너무 황당했어요;; 저랑 같이 술도 종종 먹곤 했거든요 ㅠㅠ 그런 느낌 못받았는데 제가 둔했던 걸까요...

 

부모님께서 결혼하라고 압박하는 것도 이제 막는데 벅차기도 하고, 그렇다고 죄없는 여자 잡고 결혼할 생각도 없으니 저보고 좀 도와달랍니다.

 

이 상황에서 제가 뭘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 ㅜㅜ... 저도 지금 충격에 빠졌고 혼란스러운데.

 

 

 

 

게이, 성소수자, 이런거 사실 많이 생각해본적도 없고, 누가 혹시 그런거에 대해 묻는다면 항상 존중받아야지. 나한테 피해만 안주면 무슨 상관이야. 이렇게 대답했었는데...

 

막상 그게 제 가족이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게이하면 홍석천처럼 좀 여성스러운? 그런 느낌 있을꺼라 생각했는데 우리 오빤 누가봐도 그냥 남자거든요... 평범한 남자...

 

제가 이걸 어떻게 받아드려야하죠 ㅠㅠ

 

오빠가 헤어지고 미안하다. 근데 이해해달라고 장문의 카톡을 보냈는데... 뭐라 답해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좀 도와주세요...

추천수740
반대수43
베플다이다이|2017.04.11 00:06
오빠의 인생이 행복하길 바래줘야죠. 평범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갈테고 부모님께는 차마 이해를 바랄수 없었을테니 유일한 가족으로써 이해하는 사람이 되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오빠는 점차 소외될거예요. 남자 여자를 떠나 7년간 곁에 있어준 사람이 있다니 오빠도 그 애인도 안정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사실이 다행이네요.
베플어휴|2017.04.11 07:57
오빠가 정말 큰 용기를 냈네요. 이해하거나 받아들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오빠에게 용기내줘서 고맙다 그런데 나도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한것같다 오빠를 여전히 가족으로 사랑한다는 말이라도 해주시면 좋겠어요. 사랑엔 성별이 없습니다 구분하는 건 사람들일 뿐이죠...
베플ㅇㅅㅇ|2017.04.11 01:23
오빠가 세상에서 가장 인정받고 싶은 곳이 가정인데 부모님한테는 말할 용기가 안나서 동생한테 먼저 용기낸거에요. 홍석천씨가 커밍아웃에 대한 말씀하실 때 그랬어요. 오빠가 많이 불안해하며 기다리고 있을거에요. 용기내줘서 고맙다고.. 근데 나도 지금은 혼란스럽다고.. 나도 받아드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주세요.
베플|2017.04.11 09:03
어려운일 아니에요. 저도 부모님 안계신데 하나밖에 없는 오빠가 게이입니다. 그런데 그게 뭐요? 남들보다 더 열심히 잘 살고 있고 남자친구랑 오손도손 얼마나 재밋게 잘 사는데요. 무엇보다 오빠가 행복하다는데 뭘 더 바랄게 있나요? 게이가 큰 죄는 아니에요. 글쓴이 오빠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동생한테 털어놓겠어요? 오빠가 게이라고 해서 글쓴이가 불행해 지는건 아니잖아요? 그냥 우리오빠는 조금 다른 사람들하고 다르네 정도에요. 저는요 그냥 우리오빠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베플ㅇㅇ|2017.04.11 10:05
성소수자의 많은 사람들이 가족에게 외면받아요. 그리고 그걸 견디지못해 자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별을 떠나서 그냥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겁니다. 7년씩이나. 커밍아웃하면서 많은걸 바라지 않아요. 그냥 그렇구나. 해주면 될거고, 결혼압박할때 약간의 편들어주기정도. 그냥 오빠 독신주의인가봐~ 독촉하지마. 이정도면 될거라고 생각해요. 오빠가 지금까지 알던 사람과 다른사람인가요? 이름도 그대로고 외모도 그대로고, 쓰니를 생각하고 가족을 생각하는마음도 그대로에요. 달라진게 없어요. 안그런가요? 커밍아웃 하기전에도, 한 후에도 오빠는 달라진게 없어요. 달라진건 쓰니가 알고있다는 것 뿐이죠.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어요. 하지만 오빠도 많이 힘들었을거에요. 우리나라에선 성소수자 본인이 본인을 혐오하는 호모포비아도 많아요. 성소수자를 좋지않게보는 사람이 많은 이 나라에서 본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건 정말 힘들었을거에요.
찬반남자ㅁㄴㅇㄹ|2017.04.11 18:34 전체보기
호모포비아들은 본인들이 굉장히 논리적인 줄 알면서 폼잡고 진지하게 말하는데 그거 너무 웃김. 꼭 중2가 폼잡고 말하는거 보는 것 같아. 본인들과 똑같은 말 한 사람 여태 수도 없이 많았고 수도 없이 반박당했지만 오늘도 자기가 혐오가 아니라 이성적 차별한다고 믿는 호모포비아는 바퀴벌레처럼 생겨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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