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휴대폰을 몇번이고 붙잡은채 당신에게 전화를 걸까 고민한다.
그리고 용기 없는 난 포기한다.
카톡이라도 하고 싶지만 포기한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대화하는 단체채팅방엔 이미 우리가 포함되어 있으니까.
너무 보고싶어서, 보고싶다 라는 이 말이 목젖까지 차오른다.
그리고 내뱉는다.
우리가 친한 오빠 동생이란 가정하에 장난으로 하루에 몇번이고 내뱉는다.
그걸 당신은 아는지 모르는지 늘 웃으며 넘어가지.
당신의 공강날, 당신이 학교에 오지 않는 날엔 거울을 보게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강의실 문소리가 날때면 당신이 아니란걸 알면서도 뒤돌아보게 된다.
그럴때면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 보인다.
친구들 모두 모여 술마시는 날.
당신은 못 온다 했다.
하지만 당신은 왔다.
당신이 오자 난 너무 들떠서, 그게 당신의 눈에 티나게 보일까봐
난 냉정해져야 했다.
담담하게 쳐다 봤고, 담담하게 대화 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많은 눈물을 쏟아냈다.
부재는 존재를 증명한다 했다.
맞는 말이다.
난 당신이 그저 좋은 오빠라 생각했는데
어느순간 부터인가 당신은 내게 남자였다.
당신의 공강날부터 느꼈다.
우린 작년 학학기 내내 같은 시간표, 함께 어울려다녔다.
주말이면 얼굴 못봤고, 겨울방학엔 방학이라 만날 명분이 없어 단 한번도 못봤다.
하지만 그땐 "며칠뒤에 다시 보니까" 혹은 "옆에서 티격태격 하던 친한 오빠가 옆에 없으니까 느끼는 허전한 감정" 정도라 생각했다.
그러나 올해 개강 후 당신이 너무도 반가웠다.
내색할수는 없었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마음이 많이 들떠 있었다.
하지만 우린 이제 완전히 다른 시간표를 서로 갖게 되었고, 그때부터 당신은 내게 진짜 남자로 다가왔다.
나 정말 티 안나는줄 알았다.
근데 어느날 친구가 물어보더라.
"너 그오빠한테 관심있어?" 라고
난 당연하다는 듯 "아니" 라고 했다.
그리고 속으로 대답했다.
관심 정도가 아니라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고.
당신이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 난 너무나 수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예쁘다, 살빠졌다, 학교 여자 중 탑급이다, 귀엽다, 사람 기분 좋게 한다,..등등
당신이 내뱉는 그 장난스런 말들이 이젠 밉다.
당신에게 여자이고 싶다.
그런 장난스런 말들 말고, 진심으로 뱉는 말들이 듣고싶다.
상처받아도 좋다.
차라리 당신의 솔직한 진심을 듣고 상처받는 편이 편할 것 같다.
그러기엔 내가 용기가 없지만..
내일은 당신 공강일이다.
내일 내 가방은 평소보다 가벼울 것 같다.
당신에게 예뻐보이기 위해 수십번은 더 꺼내보았던 거울을 챙기지 않아도 되니.
벌써 당신이 보고싶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아주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