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이라는 점을 잘 알지만 톡선에 올라와 있는 글 방과 여기서는 학생 뿐만이 아니라 학부모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글 남깁니다.
톡선에 올라온 두 글을 봤어요. 장애학생은 특수학급에 보내야 한다는 글과 이해가 필요하다는 글.
저는 전적으로 특수학급에 보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저는 초등학교 육학년부터 고등학교 일학년까지 정신지체 장애가 있는 학생과 같이 학교생활을 해 왔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육학년때와 고등학교 일학년 때까지의 선생님들의 반응은 늘 비슷했습니다.
'한 명 잡아서, 걔한테 얘를 돌보게 하자!'
물론 선생님들이 저런 생각을 직접적으로 했으리라고 믿고 싶진 않지만, 그 '한 명'의 생활을 해 온 저로써는 이젠 저렇게밖에 생각이 되질 않네요.
지금부터 제가 할 얘기는 그 '한 명'이 된 제 이야깁니다.
길고 지루합니다. 제가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구요. 하지만 여태껏 장애학생의 일반학급 문제는 장애학생의 시각이나, 불특정 다수인 일반학생들의 시각에서만 본 글들이 많고, 장애학생을 돌보게 되는 '한 명'의 시각의 글은 없는 것 같아서 용기내어 써 봅니다.
초등학교 육학년 때에는 모든 초등학교 교육이 가르치는 대로, 장애 학생은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만큼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담임 선생님이 장애 학생을 챙겨달라고 하면 챙겨 주고, 그 애와 같이 조를 짜 줘도 불만 없이 했습니다. 그 땐 그게 당연한 건 줄로 알았으니까요.
의문이 들었던 건 중학교 때인것 같네요.
중학교 때는 조별과제가 많은 편이었는데 선생님이 조를 짜거나 애들이 조를 짜면 항상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저랑 같은 조이고는 했습니다. 그래서 항의를 하면 점수를 더 준다던가, 이제 와서 다시 짤 수는 없다던가, 여러 말을 들었습니다. 가장 충격에 남는 말은 이 말이네요. 넌 착하니까. 00(제이름)이 있네? 쟤 조로 들어가.
그 때 깨달았습니다. 나는 학교에서 '장애가 있는 애들' 을 떠맡길 만큼 '만만한 애'구나.
저는 '넌 착하니깐'이라는 말 한 마디에 제 몫을 못하는 장애학생의 몫까지 밤을 새가며 대신 커버할려고 하고, 같은 조 친구들에게 미안해하고, 쟤 때문에 얘가 들어왔다 같은 말과 시선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 애한테 문제가 생기면 항상 모든 사람들이 담임 선생님이 아닌 저를 찾았고, 수 많은 같은 반 아이들은 그걸 너무 당연하게 '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학교에서 나 자신은 없었습니다. 그냥 장애학생을 돌보고 책임지는 책임자만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장애 학생을 왜 내가 돌봐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건 내 일이 아니었고, 내 책임도 아니고, 나는 그러라고 학교를 다니던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 그만 두고 난리를 치니까 그 때 반응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난 진짜 장애학생 전문 시다바리였구나.라는걸요.)
학교에는 나보다 더 배우신 선생님들도 있고, 특수 학급도 있고, 특수 학교도 있는데 왜 장애 학생들에 대해 '도움이 필요하다'정도만 아는 중학생에게 모든 것을 떠맡기고, 그걸 당연하게 여기죠?
일반 학급 학생과 있어야 장애 학생도 괜찮아진다고요?
중학교 때 같이 있던 장애 학생은 가래를 뱉고, 수업 시간에 교실을 나가고, 자주 소리를 지르고 자해를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고등학교도 같이 갔는데 더 심해지더군요. 장애 학생의 행동이 심하면 심해질수록 같이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인식도 같이 나빠지구요.
장애가 있으면 그에 맞는 교육이 있을 텐데 왜 굳이 꾸역꾸역 일반학급을 보내야 애가 괜찮아진다는 생각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같이 미쳐가야 괜찮은 거라면 할 말 없고요.
장애 학생과의 일년 이년 삼년 사년 오년......매해 반복되는 일에 저는 새 학기가 두려워졌습니다.
새 학기마다 또 장애학생이 있을까, 있다면 얼마나 장애가 심할까, 또 나한테 돌보라고 하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을 미친 듯이 합니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고 진짜 죽음을 결심한 적도 있었습니다.
모든 걸 나한테 떠넘기는 사람들이 죽이고 싶을 만큼 원망스러웠고 그걸 묵인하고 강요라는 사람들의 태도에 아침마다 눈을 뜨고 싶지 않았습니다.
장애 학생의 배려, 필요하죠.
근데 그게 일방적인 한 사람의 책임인가요?
한 사람만의 일인가요?
왜 제대로 된 제도나 교육 없이 장애 학생을 일반 학급에 넣어 놓고 무조건적인 이해와 희생을 바라나요?
학생들은 학교에 배우러 가는 거지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러 가는 거 아닙니다.
장애 학생에 대한 배려? 필요하죠.
근데 그게 그 분야에 대한 전문가도 없이 그냥 장애 학생만 띡 일반 학급에 넣어 놓고 얘들아 잘 대해줘~ 하면 애들이 그래 우리는 존x 배려심 넘치는 애들이니까 어떻게 해야 잘해주는 건지 공부해서 그렇게 해볼까? 이럴 줄 아세요?
장애 학생에 대한 무조건적인 이해. 이젠 하고 싶지 않아요. 내가 죽거든요.
제 생각이 잘못된건가요.....
+)추가
달아주신 댓글들에 모두 감사드립니다.
저 말고도 이런 비슷한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착하다는 말, 남을 잘 배려한다는 말. 그런 말들을 들으면 남을 돌보지 않으면 이상한 죄책감이 들었었습니다. 내가 좀 더 내 생각을 하고, 부탁을 거절하는 일이 결코 이기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데도 많은 일들과 시간이 필요했고요.
만약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으시거나, 주변에 이런 일들로 힘들어하시는 분들께 얘기해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장애 학생을 돌보는 일은 당신의 의무가 아닙니다. 당신만이 떠안아야 하는 일도 아닙니다. 그 돌보는 일을 거절한다고 해서 누군가 당신에게 이기적이라고 욕한다면 차라리 이기적으로 구세요. 그렇게 쉽게 말을 하는 사람들 중에 자기 손으로 직접 장애 학생을 돌봐본 적이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당신의 배려는 결코 의무가 아니고, 거절은 이기적인 것이 아닙니다. 좀 더 당신을 생각하고, 당신과 당신의 착한 마음을 사랑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