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을 달려가는 여자입니다.
남친과는 2년 넘게 만나고 있고, 이제 슬슬 결혼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제가 자신이 없어서 계속 미루는 중입니다.
이제껏 무난하게 살아왔지만, 돈 좀 모을라치면 일이 터져서(다친다거나, 집안 일등) 모은돈이 많지는 않습니다.
결혼얘기가 나오길래 서로 얼마 모았는지 오픈했는데, 남친은 더 없습니다.
연하라면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하겠는데, 저보다 나이 많습니다.
이 돈 가지고 무슨 결혼을 하냐 했더니, 결혼식만 하고, 월세에서 시작하면 돈 안든답니다.
솔직히 이나이에 결혼해서 신혼을 월세에서 시작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래서 어느정도 돈 모을때까지는 결혼 못한다고 해 놓은 상태인데, 얼마전에 얼마나 모았는지 물어봤더니 더 줄어있더군요.
부모님 이사하는데 돈 드렸대요. 전세금 올랐다고 어쩌겠냐고..
그래서 부모님이 알아서 하시는거지, 그걸 왜 도와드리냐고 결혼 생각이 있기는 한거냐고 했더니 저보고 계산적이고 못됐대요.
이것뿐만이 아니고 자잘한일이 많이 있어요.
남친이 일이 늦게 끝나서 늦게 만나는 일이 많은데, 그 시간 배가 고프다고 밥을 먹으러 가는 일이 많아요. 전 이미 저녁을 먹은 경우가 많구요.
식당에 가서 남친만 밥먹고, 저는 마주앉아서 얘기만 하죠.
가끔 저보고 계산하라고 휙 나가버리는 일이 있는데, 좀 짜증나요.
왜 나는 먹지도 않았는데, 나보고 내라고 하는가 싶으니까요.
같이 먹으면 물론 제가 낼때도 많구요. 남친이 많이 내는 날도 있고, 제가 많이 내는 날도 있고 그렇게 지냅니다.
그것때문에 좀 짜증을 내면, 그것도 하나 못내주냐며, 또 계산적이라고 하네요.
발렌타인때도 저는 직접만든 초콜렛과 비싼건 아니지만 10만원대 선물을 준비해서 줬고, 사람인 이상 화이트데이 기대되는게 정상 아닌가요?
편의점에서 파는 사탕 몇개 박힌 조화꽃다발 하나로 퉁이네요. 그것땜에 기분 상해서 한바탕 크게 싸우기도 했어요.
그리고, 제가 내꺼 남의꺼 구분을 잘 하는 편입니다.
내것이라고 구분되는건 확실히 챙기는 편이예요. 남이 건드리는것도 싫어하고.
물론 남의 것을 탐내고 가지려고 한적도 없습니다.
근데, 남친은 그런게 싫다네요. 계산적이고 개인주의인점이 정떨어진대요.
(처음엔 이기적이라고 했다가 내가 남한테 피해라도 끼친적 있냐고 했더니, 개인주의라고 바꿈)
얼마전에 제걸 빌려 달라고 해서 잘 쓰고 돌려줘라고 했더니, 자기가 계속 쓸거라고 안준다길래 왜 남의걸 안줘? 라고 했더니 왜 자기가 남이냐고 하네요.
그럼 남이지, 아직 결혼도 안했고, 가족도 아니지 않냐고. 피한방울 안섞였다고.
그랬더니, 이런말 하는거 정말 정이 뚝뚝 떨어진다고 합니다.
쓰다보니, 내가 왜 이런사람을 계속 만나고 있나 싶네요.
센스도 눈치도 없고, 남이랑 비교 한다고 기분나빠하고, 돈도 없고, 자존심만 높고...
내가 진짜 계산적이었으면 다른 남자 만났을텐데.. 본인만 모르네요 ㅋㅋㅋ
오히려 이렇게 계산적이고 자기만 아는 여자 본인이 거둬준거라고.
하소연할데도 없고, 여기서나 주절주절 얘기해봅니다.
친구들한테 이런얘기하면 내얼굴에 침뱉는것 같고, 동생은 남친 안좋아해서, 무슨 말만 하면 헤어지라고 해서ㅎㅎㅎ
곱씹을수록 짜증나지만, 오늘도 이렇게 혼자 삭히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