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음슴체로 쓸게욤 ㅋ
고등학교에 처음 입학해서 모든게 신기하던 시절,
그 애를 처음 만난건 국어수업 때였다
그렇게 예쁘다고는 할 수 없는 얼굴에 165정도 되는 큰 키.
첫 인상은 다가가기 어려운 쎈언니 ㅋㅋㅋㅋ
근데 대화를 조금씩 하다 보니 그런 진국이 없더라..
착하고 털털하고 공부도 잘하고... 내가 필력이 딸려서 이 느낌을 제대로 표현을 못하겠는데 정말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조금씩 친해지기 시작했다.
근데 진짜 그냥 친해지기만 했다 ㅋㅋㅋ
설렘의 감정따윈 없었던게 애가 성격이 털털해서 그런지 진짜 남자인 친구로 느껴지기까지 했음. 서로 연애상담도 해주고 생일빵도 진심으로 때리는 그런 사이였으니까...
고등학교 들어가서 사귄 친구 중 가장 친했던것 같음.
주말에 학교에 자습하러 나오면 제일 먼저 걔한테 문자를 보냈음. '학교 언제옴?'
그리고 걔가 학교에 오면 같이 저녁도 먹고 놀러도 다니고 그랬음.
정말 이상하게도 이성이라는 생각은 1도 안들었음..
만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애인데도 아주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부랄친구같은 느낌이 들었음.
근데 고2 4월즈음이었나? 갑자기 얘가 예뻐보이는거임..
진짜 객관적으로 예쁜 얼굴은 절대 아니지만 나한텐 그렇게 예뻐보일 수가 없었음.
애가 평소에 털털하게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새로워보였음.
아주 콩깍지가 제대로 낀거지 ㅋㅋㅋㅋ
그런데 친구가 여자로 보이니까 내 행동이 많이 달라지더라
자세하게까진 기억이 안나는데 평소에 남자처럼 대하던 것을 진짜 여자한테 하듯이 세심하게 챙겨줬었음.
하나 생각나는게 고2때 걔 생일 때, 옷을 사줬음.
그 때 한창 유행하던 반팔 럭비티를 사줬는데,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내 옷을 살 때도 신경을 그렇
게 안 썼는데 걔 옷 하나 산다고 몇시간씩 가게 몇군데를 돌아다니면서 이것 저것 비교하면서 엄청 어려운 결정을 내렸던 기억이 남.
결국 옷 사이즈가 안맞아서 환불하고 다른거 사준다고 좀 고생하긴 했지만 ㅋㅋㅋ
암튼 걔 생일이 좀 지나서였나, 고백을 할 결심을 하게 됨.
진짜 뭔 패기였는진 모르겠는데ㅋㅋㅋㅋㅋ 밤 1시정도에 바로 전화를 해서
"야, 나 너 좋아해" 하고 말함.
애가 듣고 '엄... ㅎㅎㅎ ' 하면서 좀 웃더라
근데 나도 말 하고 나서 뇌 회로가 멈췄는지 "공부해라" 하고 끊음.
그러고 한 15분 뒤에 문자가 한 통 왔음.
뭐 다들 예상하겠지만 난 까였음.
그리고 어색한 사이가 됨.
학교에서 걔를 마주칠 때마다 느껴지는 그 어색함이 너무나도 싫더라..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둘이 웃으면서 장난치던 사이었는데, 내 한 순간의 결심으로 그 사이가 깨져버렸다는게 너무나도 후회되면서 나 자신이 너무나도 원망스럽더라..
그 때부터 수능이 끝나면 연락 해야지 하는 결심을 했음.
근데 수능이 끝나고 우리 집은 이사를 가버림.. ㄷㄷ... 아예 만남의 기회가 끊겨버린거..
그렇게 졸업식 날 우린 마주함.
근데 그 때가 마지막 만남이란걸 아는데도 이상하게 걔한테 가서 졸업 축하한다고 한 마디 건넬 용기가 안나더라..
애초에 걔는 수도권의 명문대에 진학을 했고 난 지거국 대학에 들어갔기 때문인지.. 그냥 웬지 모를 거리감이 느껴졌음.
그렇게 우리의 마지막 만남은 대화 한 마디 없이 끝나고 말았음.
그 이후로 페북에 올라오는 사진으로 근황만 보고 있음.
근데 진짜 이상한게.. 대학생이 된 지금도 그 애 사진을 보면 그렇게 예뻐보인다는거..
내 눈엔 아직도 콩깍지가 떨어지지 않았는데 그 애는 아직도 그렇게 예뻐보임..
그래서 그런지 고등학교 이후로 다른 사람을 좋아해 본 적이 없고, 친구들이 재미로라도 나가는 과팅에도 한 번 나가 본 적이 없음...
앞으로 그 어떤 누구를 만나더라도 걔 만큼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쌓을 자신이 없음.
그래서 지금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음.
그냥 주말에 술 한잔 하자고 부르면 대충 가서 자리만 채우고 오는 느낌이 들고
밥 한번 먹자고 나오라고 하면 그냥 상대가 하는 얘기 듣기만 하고 들어오는 느낌이 강함.
뭐 지금은 이래도 언젠간 나도 좋은 사람 만나게 되겠지?
근데 그 좋은 사람이 너였으면 좋겠다...
그냥 밤에 시험공부하다 갑자기 생각나서 써본다.
잘 지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