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3년됐고 아이는 없고 얼마전 유산했어요;
결혼할 때 전세 아파트로 시작했고 신랑이 1700만원. 제가 혼수 천만원 이상 들었네요.
제목 내용에 대해 말하기전에 먼저 신랑에 대해 말해볼게요.. 신랑이 유머러스하고 넉살 좋은 스타일은 아니지만 인상 좋은 바른 청년 이미지랄까요. 평소에 엄청 잘 웃고 묵묵히 어른들 잘 챙기고 깍듯하니 저희 가족들이 너무 이뻐라해요.
남들이 보면 제가 신랑한테 땡깡부리고 신랑은 세상 좋은 사람마냥 다 받아줄것 같다고들 하더라구요.
하지만 그건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고, 같이 사는 저의 입장으로 팩트만 이야기할게요.
신랑이 좀 조선시대(?) 마인드라 남자가 주방 출입을 하는건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남자가 나가서 돈을 더 벌어오고 여자는 남자에 비해 업무강도가 약하니 여자가 집안일을 더 하는게 맞고, 그게 싫으면 자기가 하는 일을 내가 하고 자기만큼 벌어오라고 생각하는 마인드예요.
이 문제로 엄청 싸웠고 한번은 설거지를 시켰는데 여자가 기가 쎄다며 어떻게든 힘들게 일하고 온 신랑 일 시킨다며 그릇을 던지듯이 설거지를 하던게 결혼하고 처음 했던 설거지입니다.
저 신종플루 확진 받고 골골대던 날도 집에 가서 설거지는 하고 쉬라던 사람인데,
대신에 빨래는 자기가 하지않냐고 하지만 빨래야 세탁기가 해주는거고 그 빨래도 일주일에 한번 합니다. 자기도 일 다니느라 바쁘고 힘들다고.
그리고 신랑이 결혼초부터 쭉 롤(게임)에 빠져서 평일엔 밤 12시- 1시까지, 주말에도 늘 365일 컴퓨터 앞에서 살았어요. 어느날부턴 헤드셋끼고 게임하고 완전 피씨방이더군요.
그래도 나가서 술 먹고 허튼짓 안하고 집에서 게임만 하는거니까..... 고향이 대구고 여긴 친구도 없으니까..... 하고 이해해줬어요.
그리고 거슬러올라가 신혼집을 저와 같이 알아보고 계약한게 아니라, 신랑과 시어머님이 계약하고 저한테 통보했는데 제가 그때 안성-수원으로 출퇴근을 했었고 아파트에서 정거장까지 20분을 걸어야했어요. 결혼전엔 신랑이 아침에 정거장까지는 태워주겠다 약속 했는데, 결혼하고나서는.. 뭐 멀지 않은 거리니 좀 애 좀 쓰라며 절대 안태워주더라구요.
정거장까지 가는 길이 인적이 드문편인데 진지하게 한번은 왜 안태워주냐고 했더니 버릇나빠질것 같아 못태워주겠다더군요.
이 문제로도 엄청 싸웠고, 신랑은 저보고 그거 걷는다고 다리가 부서지니, 엄마가 되려면 그 정도는 다 해야된다 등등, 대화가 안통해서 그렇게 저는 신랑을 포기하고 2년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눈길을 밟고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땀 흘리며 출퇴근을 했어요. 제가 야근하고 늦는 날도 게임하느라 바쁜 양반이었습니다.
제가 수원으로 일 다니는 부분은 고려하지않고 신랑 위주로 전세집을 계약한거죠. (그 당시 다른 곳 알아보자해도 돈이 없어서 안된다 아침엔 태워주겠다 하며 합의본거였구요)
그럴거면 차를 뽑지 바보같이 왜 그렇게 출퇴근을 했냐고 물으신다면 아래 이유가 있습니다.
신랑이 마음이 좀 가난해요..
반면 시어머님이나 신랑이 브랜드 아파트에 욕심이 좀 있어요. 삶의 질을 거주에 두는 편이랄까요.
결혼 초엔 저보고 40만원으로 생활하고, 버는돈 다 아파트값 대출 갚고 저금하자고.
여기서 40만원은 의식주에서 주를 뺀 의식(옷,밥) 그리고 생필품비, 그 외 경조사비 포함해서 40만원으로 생활하자더라구요. 부족하다 안된다 했더니 사치 할 생각부터 하냐며 그 금액 안에서 생활해볼 노력이라도 했냐고.. 나중엔 15만원 가지고 용돈 하라며,
신랑말론 집밥 위주로 먹고 옷 잘 안사입고 욕심 안부리고 안쓰다보면 돈 금방 모을수 있다고 쉽게 말하지만 신랑이 말하는 절약은 오로지 제 희생이 필요했어요.
말했다시피, 신랑은 주방일은 안하고, 돈은 아껴야하니 외식은 싫고. 그러니 오롯이 맞벌이임에도 불구하고 집에 오면 저녘밥과 설거지는 제 몫이고, 정작 신랑은 오자마자 게임삼매경이구요.. 자기가 사온 집도 아니고 같이 벌어서 같이 갚아가는 대출금인데.. 거 참 살다보니 저 혼자 고생하더군요.
그 외에도 제가 회사일을 쉬고 집에서 전업주부로 있던 2개월간은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사무직으로 일했었던 회사에 마침 포장 작업 알바를 구하는데 거기 가서라도 좀 일하라더라구요.
우선은 집 교통도 안좋으니 겨울만 지나고 금방 일자리 알아보겠다고 그 회사를 다시 들어가는건, 특히나 포장 알바는 좀 아닌것같다 하니, 지금 우리 앞길이 막막한데 다녔던 회사 라고 또 자존심 세우냐며 꼴통 취급하더라구요..
못 사는 형편도 아닌데 신랑은 늘 이러다 우리 파산한다 길바닥 나앉는다 이런말을 입에 달고 살고 돈에 쫓기는 사람처럼 저 까지 피 말리게 했어요.
누가 보면 몇년간 집에서 탱자탱자 논줄알겠더라구요. 그때 퇴사하고 2개월도 안됐는데..
.. 그리고 작년 이맘때.. 저희가 키우는 강아지가 건강상 문제로 동물병원에서 마취비용 포함 혈액검사에 미용비등등.. 21만원이 나왔어요... 평소엔 병원도 잘 안가고 이렇게 안쓰는데 사건이 터진거죠;
신랑과 싸우기 싫어서 제 돈으로 결제하기로 했는데 신랑이 흥분해서 그 동물병원 카운터 앞에서 욕을 하더라구요. 강아지한테 돈 20만원 쳐들고 진짜대단하다 어쩌다 ..이러면서 .. 그때 동물병원 분위기가 갑자기 숙연해지고, 카운터 분들이며 대기중이던 사람들의 시선은 다 저희 부부에게 꽂히고 신랑은 보든말든 씩씩대며 담배피러 나갔어요. 전 너무 챙피하고 화가 나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강아지 미용 맡기고 집으로 가는길에도 자기 자동차 팔거라고, 돈 없어서 파산하게 생겼다며, 극단적으로 생각하고 난폭운전까지 하는..... 분을 못이기는 신랑을 보며...
이제 그만 해야겠다..
이렇게 2년을 살다보니 저도 지칠대로 지쳤고 내가 왜살지?.. 하며 점점 떨어져가던 정이 종지부를 찍고 도망치고 싶더라구요.
결국 이혼하자 했고, 짐을 싸서 친정으로 갔습니다.
그때 저희 친정 엄마.. 너무 충격 받으셔서 건강이 안좋아지시고.. 신랑이 저희 가족들 찾아와 무릎꿇고 빌고 울고 약한 모습보이며 자기가 정말 잘못 살아왔다고 뉘우쳤다고.. 순간 마음 약해져 다시 살기를 1년째 인데요..
사실.. 마음만 약해졌지 정나미도 다 떨어지고 마음이 아예 떠난 상태였어요... 그때 엄마가 건강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들어하시고 친정에선 지낼수 없던 사정(생략)과 제가 직장도 없는 상태가 여러모로 겹쳐 거의 억지로 다시 살기 시작했는데요. 차라리 이때 이혼했어야하나 싶더라구요..
그때 이혼하지 않는 조건으로..
제가 일하게 되면 벌어오는 수입 중 절반만 생활비에 주고 절반은 제가 쓰기로, (130 벌면 65만원) 예전처럼 무턱대고 아끼고 못쓰면서 살기 싫다고 했죠;; 집에서 쉬는게 아니라 직장 다니다보니 안쓸수는 없더라구요. 그리고 같이맞벌이 하니까 평일은 외식을 하든지 집에서 먹게 되면 설거지는 신랑 몫. 이렇게 약속을 하고 산지 1년 됐습니다만
사람이 변하면 죽는다고 이혼 사건 이후로는 신랑이 눈치본다고 좀 바뀐듯 했으나.. 완전 변하진 않더라구요.
물론 예전보단 아주아주 많이 나아졌어요. 신랑이 이혼 충격이 컸는지, 그래도 전에 비해 잘 태우러도 오는 편이고.. 집안일도 청소는 좀 하는 편이고.. 주방일은 여전히 잘 건드리지 않는 편이지만...
근데 이렇게 예전에 비해 노력하는 신랑이지만.. 문제는 제 딴에는 워낙 결혼 후 2년간 상처도 많이 받았고 신랑을 고치려고도 해봤지만 뜻대로 안되서 포기 하다 보니 마음까지 포기하게 되고.. 왠만큼 신랑이 잘하지 않고는 제 마음도 옛날처럼 돌아오진 않더라구요..
그러다 얼마전, 집안일 문제로 싸움이 났고 일이 커져 시어머님께서 말 없이 대구에서 안성까지 오셨습니다.
하필 그때 강아지가 생리중에 털갈이 시기라 털날림이 심했는데 개털 날린다고 기겁하셨고, 집이 엉망 이라며 이러니 남편이 불만이 쌓이지 안쌓이겠냐며, 그리고 왜 돈 벌어서 절반만 생활비로 주고 절반은 뭐한다고 니가 그 돈 다 쓰냐고 ,
넌 아가씨가 아니라 유부녀라며. 그리고 남자들은 원래 여자가 따듯한 집밥 해주는걸 바란다고, 설거지 그거 뭐 얼마나 힘들어 싸우냐며, 그렇게 설거지 하기 싫으면 일 관두고 집에서 집안일 하면 안싸우지않겠냐고 관두고 애기 가지라고.
그리고 신랑이 이제 게임도 예전만큼 안하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되려 저만 욕 먹었네요.
중간중간 신랑에게도 그러게 넌 왜 예전에 게임을 해서 이모양을 만들었냐고 나무라지만 포커스는 제 잘못으로 몰아가는 분위기였죠. 집안이 정리정돈이 안되어있고 개판이라고..
저도 듣다듣다 화가 나 어머님한테 큰소리도 한번 쳤지만.. 어쨋든 제가 돈 벌어서 절반은 쓰고 맞벌이 한단 이유로 외식하고, 집안에 개털과 정리정돈 안된게 여자 탓이 크다고 하니 ..
제 생각은 이게 아니었는데도, 옆에서 A는 A다 라고 세뇌교육하면 그렇게 생각하지않던 것도 정말 그게 맞는것처럼,
막상 시어머님 반박하는 말과 말빨에 아그런가 내가 잘못했나 싶으면서 대꾸를 못받아치는 바람에 그 날 일은 그렇게 저만 고구마 먹은 상태로 하루가 지났어요..
문제는 다음날
시어머님은 오후에 출발하신다며 집에 계셨고 저와 신랑은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데
지금 강아지 데리고 대구 가는 길이라고 너넨 키울 자격 없다며 더 좋은 곳에 보내준다면서 카톡이 띡 오더라구요.. 너무 온몸이 떨리고 충격먹어서 바로 어머님께 전화해서 저도 모르게 대들었어요.. 어제 일은 참는다고 참았는데 저희가 키우는 강아진데 왜그러시냐고 이건 경우가 아니시지않냐며 이렇게까지 간섭하시면 저 힘들다고.
근데 시어머님도 신랑처럼 한고집 하세요.
얄짤없이, 맘 비우라며 애기 가져야지 왠 강아지를 키우냐고. 보고싶으면 대구와서 주말에 보면 되지않겠냐고. 마당에 키워야되는 개를 아파트에서 키우냐며 뛰어놀수 있는 좋은곳에 주겠다고. 너네 맨날 돈없다돈없다 하면서 개 키울 돈은 있냐고(돈없다 소리는 신랑이 늘 하는 말) 시어머님은 자기한테 돈 없다고 우리가 용돈을 주는것도 아니면서 강아지 끼고 사는게 보기 싫었던것 같아요.
순간 그때 생각난게, 예전에 시어머님께서 저보고 애기 낳으면 대구에 맡기고 너네 평일엔 일하고 주말에 애기 보러 오는거 어떻냐고, 너 애보는거 여간 힘든일 아니라며 내가 이렇게 해주는거 고마워해야된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더라구요..
더불어 신랑은 자기도 엄마행동에 좀 놀랬지만 차라리 애기 가질 겸 잘됐다고 위로도 아닌 위로를 하고, 신랑과도 대판 싸웠어요.
그때 제가 너무 충격받고 힘들어하니.. 친정부모님이 시어머님께 전화해서 대구는 너무 멀고 그나마 친정이 가까우니 저희가 키우겠다고 주말에 애들 보내서 강아지는 다시 데려오면 안되겠냐 해서 지금 강아지는 다시 친정으로 가있는 상태예요..
강아지가 무슨 죄인가요..??
어머님이 저보고 하신 말씀이.. 불시로 너네집 갔을때 또 강아지 있으면 그땐 니가 울고불고 해도 내가 다시 데리고 간다고... 내가 너 딸처럼 생각해서 이러는거라고..
시어머님이 좀 특이하세요.
저번에는 신랑하고 어머님이 전화통화로 말다툼을했다고 저한테 전화가 와서 아들한테 서운하시다면서, 막말로 내가 너네한테 달달이 용돈을 달라고 했냐고 터치도 안하는데 걔(신랑) 어떻게 나한테 그러냐며 뭔가 신랑한테 서운하면 그런말을 저한테 몇번 하시더라구요. 내가 다달이 용돈 받아야되는데 이런 말씀.
그리고 자긴 아들집 불시로 가는거 눈치 안본다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시고 실제로도 새벽 4시에 오심.
막말로 어머님이 해주신거 없는데 바라는 건 은근 꼭 얘기하세요.
저 지금 신랑도 신랑이지만 (어케 보면 신랑은 예전에 비해 많이 고쳐져서..) 시어머님을 뵐 자신이 없고 맘 같아선 평생 안보고싶어요..
지금 제 속에 홧병이 가득 차서 이혼하지 않는 한 정신병까지 올거같은데.. 이런 제가 정말 이상한건지.. 그리고 이런 경우 이혼이 어려운가요??
제3자의 입장이 되셔서 조언 부탁드려요..
+ 그런것도 모르고 결혼했냐고 하시는 분들 있을것 같아 미리 말씀드리자면
결혼전엔 게임하는 모습 보여준적도 없고 일찍 자더라구요. 알고보니 일찍 잔다 하고 그 시간부터 게임했던거라고 결혼하고 나서 얘기해주더군요. 8년을 만나고 결혼해도 모른다고 하는데 저 라고 사람 이렇게 변할줄 알았겠나요
+ 추가로 결혼하고 첫 명절엔 저 4시간가량 전 부치는데 저 냅두고 도련님이랑 당구장가서 3시간 있다 온 일들도 전 기억안났는데 친구가 얘기해주네요.
등등 사소하게 서운한 일이 많은데 생략하고 굵직한 것만 얘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