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0대 남자 디자이너입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직장을 옮긴지 9년 정도 되었습니다. 타지에서 오래 혼자 생활하니 건강도 상하고 정신도 지쳐가더군요 그런 이유로 서울서 직장 생활을 마치고 지방인 고향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얼마 되지는 않지만 벌어 둔 쌈짓돈은 부모님 집 넓혀 드리고자 올인하고 저는 작은 원룸을 잡고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잠시 휴식차 고향의 친구들도 만나고, 여행도 떠나보고, 힘들었던 타향살이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고 있는 듯 하루하루가 즐겁더군요.
한 달 정도 지났을까 얇아진 주머니 사정 덕에 일 자리를 구하려고 구인사이트를 보는데 예상은 했지만 막막하더군요. 당연히 서울보다 열악한 환경이라 생각했지만 9년 전 그때보다 나아진 게 없네요
그러던 중 몇몇 회사에 면접 제의가 왔습니다.
온라인 식품 회사 디자인 마케팅 부서였습니다.
면접 날 약속한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 휴게실에서 기다리는데. 40분이 더 지났을까 감감무소식 혹시나 해서 밖을 보니 대표로 보이는 여자가 사무실과 복도를 거닐며 개인적인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기본적인 매너가 없는 오너구나 여기는 안되겠어'라는 생각에 휴게실을 열고 나가는데 오너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러자 여자 오너는 저를 가리키며 휴게실에서 기다리라는 제스처를 하고는 다시 통화하네요.
시간 낭비했구나 하고 그냥 나와서 가버렸습니다. 문자 한 통이 옵니다.
-00씨 약속도 못 지키나요? 최소한 말이라도 하고 가셔야죠 그게 예의 아닐까요?-
차가운 겨울 공기 덕에 하얀 입김이 밖으로 확 하고 나와버렸습니다.
두 번째는 유통회사였습니다.
규모는 조금 있어 보이는 회사였습니다. 역시 담당자분이 휴게실로 안내하고는 차를 대접해주더군요. 잠시 후 대표가 들어오네요. 그리고 자리에 앉더니 코를 후비며
"어떻게 알고 왔어요?"
잘못 들었나 하고
"네?"라고 말하자
"아니 우리회사가 무슨 회사인줄 알고 왔냐고" 대표가 소리를 높입니다.
"이런저런 회사로 알고 있습니다."
"하아....그것밖에 몰라? 요즘엔 다들 면접보러 오면 아무것도 모르고 오네"
삼성인가? 현대인가? 10년도 안된 홈페이지에 연혁도 없는 회사를 내가 왜 알고 있어야 하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대표는 다리를 꼬곤 의자에 등을 기대곤 커피를 가리키며
"마셔 마셔"라고 반말로 하대합니다.
웃고 있지만 한숨이 나옵니다.
대표가 말합니다.
"우리는 이런저런 회사에요 알겠어요?" 또 버럭합니다. 원래 버럭하는 성격인가 봅니다.
'...내가 아까 말했잖아 니네 회사 그런회사 라고'
이 지역이 이상한 건가. 아니면 내가 변한 건가?
영하의 날씨에 떨면서 왔는데 내가 왜 이런 상황에 처해야 하지? 그때
"우리회사는 왜 왔어?"라고 대표가 묻습니다.
이때부터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면접보러요"
대표는 어이 없다는 듯 한심하게 말합니다..
"그건 알고있고~ 무슨 일 하려고 왔냐고?"
짜증이 나서 저도 한마디 던집니다.
"아니 그것도 모르고 면접보자고 한겁니까?"
담당자와 대표의 얼굴이 굳어집니다. 그리고 침묵이 흐른 후 대표가
"내가 하나 물어봅시다 디자이너들은 왜 일을 오래 안해?"
"대표님이랑 같이 일 하니깐요"
대표가 어이 없다는 듯 웃으며 커피를 마시더니 제게 말 합니다.
"내가 이래서 나이 먹은 애들을 안뽑을라고해 돈만 많이 밝히지 어린애들 쓰면 100만원이면 되는데 말대꾸나 하고 디자인 그거 다른데 일 시키면되자나? 안그래?"
"안그래"
....분위기가 쏴 해졌습니다.
담당자가 제 이름을 나지긋하게 부르더니 이러시면 안되요 라고 하네요.
그리고 화가 잔뜩 났는지 대표가 자리에서 일어나
"야 일하러 왔으면 태도가 그게뭐야 그런식이면 당신 아무도 안써!"
"니가 먼저 반말했자나"
담당자가 나서서 00씨 됐습니다. 수고하셨어요 가셔도 되요 라고 하네요. 화가 풀리지 않아 나가며 한마디 더 했습니다.
"니가 돈이라도 줬어? 주고나서 반말을해. ㅅㅂ 어디서 반말이야!"
대표는 휴게실에서 혼자 소리치네요.
"아이 신발조카 내가 사업을 안하고 말지 ㅅㅂ!!"
'그래 하지마'
담당자가 나가면서 제게 작게 이야기 합니다.
00씨 이해하세요... 안녕히 가십시오.
그 밖에도 어이 없었던 면접과 근무조건등 이야기 하면 끝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