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네이트 판에 글을 쓰네요. 처음입니다.
여러가지 하소연도, 웃긴 글도, 이상한 이야기도 봤었던 곳..
익명이니까 댓글로 많이들 솔직한 자신의 생각 주고 받는곳이라
글쓴이들이 상처도 많이 받는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이야기는 안하고 싶었는데..
그저 나의 이야기를 허심탄회 하게 모르는 이들에게 하고 싶을때가 이럴때군요. ㅜㅜ =3
그와 처음으로 만난건 2012년.. 봄..
그리고 2015년 겨울에 하늘로 떠나 보냈습니다.
모두가 다 인연을 만날 땐 기적과 같았고 한편의 드라마였겠지요.
저 또한 그러하였습니다.
사랑에 대해 한참 방황하던 20대 후반.
저 보다 5살 어린 그사람을 출근길에 버스에서 우연히 근거리만남어플을 통해 보았는데,
무척 아름다운 소년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었어요.
더욱 눈을 사로 잡았던것은 그사람의 자기소개 글이었습니다.
자신이 정해놓은 삶의 방향성에 신념을 갖고 당당하게 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호감이 생겨서 즐겨찾기? 같은것을 해 두었다가 점심시간에 어플을 통하여 인사를 드렸어요.
"안녕하세요. ^^* 확고한 목표를 갖고 성실하게 사시는것 같아 보기 좋아요!"
라고 쓴 후 몇 분 지나지 않아..그 사람에게 답장이 왔어요.
"어이쿠, 과찬입니다 :) □□님 프로필 살짝 읽어 봤는데 저보다 더 확고하고 세세해서 보기 좋아요! 감사합니다. 영광이예요."
라고 답장이 온것을 시작으로 인연이 시작 되었습니다.
보통이라면 대화가 통하면 바로 번호교환 하고 만남을 가질텐데..
이 사람은 쉽지 않았어요. 번호를 알려주지 않더군요. ㅎㅎ
그래도 상관 없었어요. 그냥 지친 일상에 모르는이에게 이런저런 이야기가 하고 싶었던것이라. 굳이 만남을 가질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처음엔 사기꾼아닌가 생각이 들정도로 이사람 참 희한하다 싶었어요.
보통 그런곳에서 대화 나누는 남자들은 좀 가볍고.. 바로 번호 교환 하는데, ^^;
말투도 굉장히 정중했고, 반듯했습니다.
ㅋㅋ나ㅎㅎ,ㅇㅇ과 같은 자음만으로 이루어진 문자는 절대 쓰지 않았고,
"헐" 과 같은 어린 친구들 말투 또한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띄어쓰기도 또박또박하고 문법도 다 맞춰서 가지런하게 문장을 쓰더라구요.
이런사람이 나보다 5살이나 어리다니.. 믿기지 않았어요!
번호도 모르고, 얼굴도 본적없는 그 분은 정말이지..새벽의 어린왕자님이었어요.
새벽2시마다 말을 걸어주었거든요.
사진은 여러장 봤죠. 전 몰래~ 그분 아이디로 구글링도 해봤구요.
찾아보니 연기 전공을 했던 사람이더라구요. 꽤 미소년이었어요..
그래서 더 '환상속의 그대'였지요. 하하하..
다른 분들은 간지럽다, 손발 오그라 든다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문자로 "하나, 둘, 셋!" 하면 같은 영화 동시에 재생하기 눌러서 영화감상도 동시에 해보고..
와인마시면서 인증샷도 보내보고,
밤하늘에 별이 예쁘게 떠있으면 '지금 밖에 나가보셔서 하늘 꼭 보세요'라고도 해보고,
그랬네요. ^^ 감성은 새벽에 늘 충만해지니까요. ㅎㅎㅎ
지금 생각하면 정말 서로 사귀자 말만 안했지. 연애 하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감정 공유를 했던것 같습니다.
그 분은 매일 새벽 두시즈음 되면 나타났어요. "짜잔~! ;)" 하고요.
그 분은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1시쯤 공부를 마치고 나에게 대화를 걸었던 것이었고,
저는 야근을 늘 새벽1시까지 하다가 집에 돌아올 시간때쯤 이었거든요.
어쩔땐 그 사람이 먼저 저에게 톡을 줄 때도 있었고. 제가 먼저 할때도 있었고.. (은근 이걸로 밀당했네요)
전 매일 지속되는 야근으로 지친 심신에 그렇게 시작된 그 분과의 인연은 거친 사막에 보석과 같은 오아시스 같았어요.
어쩔땐 하루에 4시간 이상을 폰을 붙들고 대화 한적도 있었어요. 그러다 밤을 꼴딱 새서
다음날 커피 두잔 원샷하고 일한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분과의 만남 기약없이 그렇게 대화 한것은 아니었습니다.
저와 그 분은 그렇게 대화 하다 1년 정도 후에 보자고 약속했어요.
"저희 이렇게 매일매일 하루에 한시간 가량씩 대화하다가 1년정도 후에도 이렇게 대화 하는 사이면 그때 봐요!"
라고 그에게 얘기 했고 그 사람은 그렇게 하자 하더군요. ^^즐거웠습니다.
그 사람도 1년 정도 후에 보는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하더라구요.
사람과 사람이 너무 가볍게 만남을 갖고 헤어지는것은 싫다고..
그렇게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매일매일 대화를 했는데..
어쩌다보니 한달이 되고, 두달이 되고, 정신 차리고 보니 6개월이더군요.
최소 30분 최장 4시간.. 하루도 빠짐없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깨달았어요.
나는 이 사람을 무척 많이 좋아하고 있다. - 라고..
만나보고 싶었어요.
그 사람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게임을 하자고요.
"우리 1년 후에 보긴 했지만, 6개월 정도 된 기념으로 게임하나 합시다! 이름하야 벚꽃 이벤트!"
"+ㅂ+ 벚꽃 이벤트? 뭐죠?"
"4월14일! 벚꽃이 만발하는 그때 선유도 공원에서 봅시다!
단, 그날은 서로 연락 안하기! 도착시각도 자기 마음대로! 집으로 가는 시각도 자기 마음대로! 선유도 공원 내 특정 장소도 정하지 맙시다. 그리고 날이 저물기 전, 집으로 돌아갑시다. 그냥 보면 보고 말면 마는걸로~"
라고 했더니 흔쾌히 콜! 을 외치더라구요. 재미있을것 같다면서 ㅎㅎ
톡상으로 서로 사진은 많이 봤으니,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 현장 가서 마주치면 알아보겠지. 라고 생각 했지요.
눈깜짝 할 새, 약속을 한지 일주일이 지나..4월 14일이 되었습니다!
제가 도착한시각은 오후 3시 정도?
막바지 벚꽃놀이 기간이라 무척 사람이 많았습니다.
연인, 가족, 친구들 .. 상상 이상으로 많은 인파..!
ㅜㅜ 어질어질.. 아 이런.. 내가 무슨 짓을 한건가..
이렇게 사람 많고 넓은 곳에서 그 사람을 만나기는 정말 쉽지 않겠구나.
공원안에 있는 다리위에 서서 그 많은 사람들을 지켜보며 음악을 들으며 한적하게 서있던 그때..!
뒤에서 뭔가가 느껴졌습니다. 뭔가 그 기운이 있었어요. 설레이는 그 기분.
뒤를 돌아봤습니다.
아!!! 사진속의 그사람이다!
제 뒤에 저를 보고 미소를 짓고 있던 그 남자는
6개월동안 즐거운 대화를 나눴던 새벽두시의 어린왕자님이었습니다.
손으로 입을 가리며 쑥스럽게 웃고 있었습니다.
잊혀지지 않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미소였어요.
그날 .. 그사람은 저를 발견하고는
선유도 공원에서 헤드셋을 낀채 사람들을 바라보던 제 모습을 찍었더라구요.
이 사진이예요.
저를 다리 밑에서 보자마자 그냥 직감했데요 ㅎㅎㅎ 저라고 . 그래서 보자마자 찍었주었데요.
남자친구는 결혼 하면 이사진을 대형으로 인쇄해서 거실에 걸고 싶다고 했어요.
그때 그 설렘을 잊지 않겠다고 ..! ㅜㅜ 맞아요. 결혼 사진보다 더 뜻깊은 사진일 수도 있죠. 너무 고맙네요. 이렇게 찍어준 남자친구가.
그날 그렇게 만나서 신나게 얘기 했어요.
그동안 대화나눈것들. 이러한 인연에 대해서..
그러고 2달 뒤, 저희는 연인이 되었습니다. ^^
2012년 5월28일. 제가 고백을 먼저했었죠. 좋아한다고. ㅎㅎㅎ
하.. 말도 먼저걸고.. 고백도 먼저 하고.. 나란여자.. 쉬운여자.....ㅎㅎ
아무튼 그렇게 만나서 미래를 함께 하기로 약속하고 만났는데..
사람일이라는것이 정말 한치앞도 모른다는게 .. 그렇네요.
함께 행복하게 떠난 태국여행이 마지막이 될거라고는 ..
하늘로 떠난 나의 왕자님.
이젠 꿈에서도.. 살아있는 사람으로 나오지 않아요.
꿈에서도 저 혼자 보고싶어서 찾아다닙니다.
너무 보고싶어요..
손잡고 싶고.. 안아보고 싶고.
그의 냄새를 맡고 싶어요.
목소리가 듣고 싶고. 사랑한다 그말 귓가에 속삭임도 다시 듣고 싶고..
알아요. 지금쯤 결혼했다면 그랬겠죠.
지지고 볶고 남편이니 남의편이니 하며 티격태격 살았겠죠.
아이낳고 돈벌면서 허우적거리면서 일상의 권태로움이 행복임을 모르며 살았겠죠..
그랬겠죠...
그런것을 상상하며
상상속의 그와의 일상을 그릴 수록
눈물이 나고 현실이 원망스러워 갓난아이처럼 울부짖으며 매일을 보내왔고.
그렇게 1년이 지나고.. 2년이 되어갑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남자친구를 잊었고
전 그냥 일반적인 연애안하는 싱글녀로 일하면서 살고 있네요.
이제 전 웃음도 많아졌고, 일도 열심히 하고 직업적 꿈도 그대로 가져 갑니다.
결혼이란,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많이 던지다 보니
요즘은 새로운 인연에 대해 관심이 전혀 없어졌습니다.
정말 너무 힘들었거든요. 이 모든게..
아직도 남자친구와의 추억이 가득 담긴 사진앨범과 동영상
남자친구가 저에게 써준 러브레터들은 앨범속에 고이고이 간직된 채
아름다운 추억의 한켠으로 남아있습니다.
주변인들은 '아직도' 묘에 자주 가냐고 물어봐요.
아직도.. 아직도라뇨. ㅜㅜ 걱정하는 마음에 '이제 너무 자주가지마라' 라고 충고 주는 어른들도 있지만
얼마나 힘든지 몰라요.
제발 그 말말 안했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가니?'..
유독 그 사람의 숨결이 그리워 눈물이 나는 봄날의 밤입니다.
부디 다음 생에 오래오래 사랑했으면..
다시 만났으면.. 그래요.
그땐 제가 남자로 그사람은 여자로 태어나 지켜주고 싶어요.
정말 아껴주고 싶어요.
몸바쳐 아껴주고 싶어요..
미안해요.. 너무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