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연인관계에서 남자만 잘하면, 그래서 나만 잘하면 우리 관계는 정말 행복할 줄 알았어, 그래서 너의 사소한 말 한마디까지 하나하나 적어뒀다가 같이 가고, 같이 먹고, 몰래 준비해서 선물하고. 그걸 좋아하는 너의 웃는 모습에, 공황장애로 매일 힘들어하던 니가 조금씩 밝아지는 모습에 많이 행복했어, 그래서 전남친들이 모두 바람났다던 그 상처까지 모두 뛰어넘고 너에게 가고 싶었는데, 조금씩 드러났던 이기적인 니 모습은 결국 못 넘겼지,
사랑하면 매일 봐야한다던 너를 만나기 위해 두 시간 거리인 너의 집 앞으로 매일 달려갔고 항상 막차를 타고 집에 돌아왔어, 마음은 행복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몸은 지쳐 5kg 가량 빠진 내 몸이 거울에 선명히 보였는데도 니 눈엔 잘 안 보였나봐, 피곤해도 그 정도 노력은 하는 게 사랑이라던 너, 그럼에도 우리가 만났던 장소는 항상 너의 집앞, 니가 알바하던 매장 앞이었어, 넌 정말 날 사랑했을까, 그저 사랑을 받고만 싶었던 걸까, 연애하면 살이 찐다는데 왜 난 건강이 나빠진걸까,
전남친 때문에 의심이 많고 이성문제에 예민하니 여자랑 말 한마디도 섞지 말라며 내 페북과 카톡을 매일같이 감시하던 너를 보고 ‘이렇게 단속하는데 스스로는 잘 하겠지’ 싶었던 내가, 너의 카톡을 본 순간 지었던 내 표정이 너무 궁금해, 전남친을 포함한 수많은 남자들과의 카톡, 심지어 선톡에 너의 셀카까지 보낸 걸 보고 난 소름이 돋았어,
노출이 심한 여자들이 많으니 인스타는 절대 하지 말라던 너, 너의 이기적인 모습 때문에 우리가 다퉜던 날은 전부 남자에게 DM을 보내고 날 나쁜 놈으로 몰아 위로를 받았더라, 심지어 최근 검색에 뜨는 남자들까지,
우리 관계가 안정되면 SNS에 다시 공개하겠다던 내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하소연하던 널 위로했던 그 사람은, 정확히 일주일마다 헤어지자는 말로 우리 관계를 위태롭게 하던 니 모습을 몰랐겠지, 항상 붙잡고 대화로 풀어보려던 입장은 나였다는 걸 몰랐겠지.
한 때 내 밥값조차 챙기기 힘든 시기가 있었고, 마침 케익을 사 달라던 너에게 이 얘기를 어렵게 꺼냈을 때, 며칠 치 밥값 아껴서 고작 케익 하나 못 사주냐는 대답은 정말 생각도 못한 말이었어, 나에게 무조건적인 희생을 바라던 너에게 맞추기 위해 내가 점점 시들어갔던 걸 알기나 하니,
내가 지쳐 그만하겠다고 할 때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나에게 맞추겠다고 처음으로 2시간 걸쳐 내 앞에 나타났던 너를 보고, 왜 너같은 여자를 만나냐며 날 욕하던 사람들도 무시한 채, 너에게 흔들린 지 딱 이틀이 지나서 넌 다시 못하겠다며 헤어지자 했지, 만난 지 한 달 됐을 때 남에게 맞추는 건 도저히 못 하겠다며, 널 계속 만나고 싶으면 너에게 완전히 맞추라는 그 모습, 사람은 역시 변하지 않는구나 싶었어, 반년동안 동그란 모양을 원하던 널 위해 네모난 내 모습을 깎고 또 깎았는데, 어느새 니 주변 사람에겐 내가 너에게 잘해주지 않는 나쁜 놈이 되어있더라,
얼마 전에 다른 남자 만나는 걸 봤어, 그 남자도 곧 알게 될거야,
왜 너의 전남친들이 전부 다른 여자에게 맘이 돌아갔는지,
그 남자에게 말해주고 싶다. 도망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