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겨울...
연평도 포격으로 인해 전군이 비상에 걸렸었고 우리부대도 마찬가지로 비상으로 인해
천안에 파견갔던 나는 파견에서 복귀한 후에도 1달간 전투복을 입고 생활을 했어야 했고
예상했던 휴가도 훨씬 늦게 나가게 되었었지.
거진 3달 반만에 나가는 휴가고 또 겨울이라 스키장도 가고 싶었는데 마침 후임과 같이
스키장에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너를 처음 만났지. 그때는 오로지 스키 타는 것만 좋아서
후임이 여자2명 데려간다는 말도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고 나는 스키만 타면 그만이다 싶었지.
물론 너도 머리 빡빡이인 내가 별로였을거고 나중에 알았지만 후임녀석이 좋아했던 네 친구랑
같이 놀고 싶어서 너를 졸라 같이 스키장을 온 것이었지 1박2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많은
얘기를 했고 처음 만난 사이가 아닌 것 마냥 서로를 편하게 대했지 솔직히 나는 신기했었어
'정말 활달한 성격을 가진 여자애다' '같이 있으면 즐겁다' 하지만 나는 곧 다시 부대로 복귀를
해야 하고... 나는 서울에 살고 너는 경기도에 살았지 제대가 얼마 안남았다고 해도..
내가 제대를 한다고 해도 우리가 다시 만날 일은 없겠다 싶었지.. 넷이서 서울을 올라오면서
혼자 별에별 생각을 다하고 혼자 김칫국도 먹었다 뱉었다 하면서 결국에는 네 번호도 물어보지
못하고 헤어졌지 집에서 일기를 쓰고 스키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고 너와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는데 도저히 아쉬워서 안되겠더라 그래서 후임한테 부탁해서 네 번호를 받고 너에게
연락을 했고, 그렇게 다시 너와 내 연을 이어갔지 부대에 복귀하기 전에 내가 일기장에
'서른밤만 자고 올테니까 기다려줘' 라고 개드립 쳤던게 생각난다.
그때는 얼른 제대해서 네 곁에 가고 싶었다. 거리가 얼마가 되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정말 다행인건 나처럼 너도 나한테 좋은 감정을 가져줘서 그 먼거리를 제대가 1달도 안남은
군인을 2번이나 면회도 와주고 그 추운데 편지에 먹을거에.... 지금도 추억하면 잊지못하고
지금도 고맙다. 솔직히 그때 이미 우리는 사귄거나 다름없었다 생각한다. 그때 당시에는 내가
밤중에나 몰래 통화가 가능했는데 하루도 안빠지고 너와 밤새 통화를 하고.. 뭐 그리도 할 얘기가 많았는지 끊기지도 않고..ㅋㅋㅋㅋ그래도 제대로 고백해야겠다 싶어서 말년휴가때 월미도
놀러갔을때 고백했었지.. 참 오글거리고도 오글거렸지? 제대하던 날.. 훈장이라도 받은거마냥
군복을 입고 네가 사는 동네로 곧장 달려가 하루종일 너와 거리를 걷고 네 사람들과 만나서 웃고 떠들고 재미나게 놀고 하던 그날..11.02.28 추웠지만 따뜻하고 행복했던 날이다.
복학을 하면서 서로 학교를 다니면서도 우리는 정말 열심히 연애하고 사랑하고 사랑했지
물론 싸울때는 열심히 싸우기도 싸웠지만 너를 사랑하지 않은 적은 없다.
다만 그때는 내가 금전적으로 너에게 많은걸 해주지 못해서 그게 지금도 돌이켜보면 한으로 남는다.
아르바이트도 했고 용돈도 받던 너에 비해.. 아르바이트 할 형편도 못 되고 용돈도 많이 못 받던
나는 항상 네게 의존했었다. 너는 그런 내가 미안해 할까봐 아무렇지 않게 나를 대해주었고 오히려 저렴한 데이트 저렴한 맛집..등을 다니고.. 그게 지금도 참 고맙다. 나도 1주일에 한번 너를 볼때
용돈 모아둔걸 너에게 쓰려고 부단히도 노력했지만 그게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지금도 떠올리면 미안하기만 하다. 너를 만나고... 너와 사랑하면서... 너의 주변 사람들을 알게되고... 너의 동네를 같이 다니면서...그 모든것들에 내가 들어 갈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서.. 여자를 만나고 처음으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너와 결혼한다면.. 너와 결혼해서 이 곳에서 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너라면 좋은 아내를 넘어 내가 존경할만한 아내가 될거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네가 괜한 걱정으로 우리가 헤어지게 된다면 그게 너무 무서울것같다고 할 때 마다 내가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너를 혼냈던 것도 생각난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한번도 안한건 아니었다. 하지만 걱정을 사서 할 필요는 없다 생각했고
내가 잘하고 내가 맞추고 내가 노력하면 문제 될건 없을거라 생각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여느 커플들이 겪는 권태기가 우리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네가 예전에 한번 내게 말했듯이 네가 나에게 대하는 태도가 변해서 내 마음이 돌아선게 맞는거 같다.
나는 금전적인 여유가 없었고, 너는 금전적인 여유가 많아서.. 그래서 너는 그러한 이유로 내게
네 마음대로 네 성격대로 나를 대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했었지.. 물론 나도 그걸 알고 받아들인 건 아니다. 네가 과제가 많기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데 나도 자주 못 보니까 더 짜증이 나서 나한테 그 짜증을 내는 걸 알았기 때문에 나는 당연히 받아주었다. 하지만 나도 사람이었고 나도 시험기간이 있었고 그게 한번두번 반복이 되면서 지쳐갔던것 같다. 그러다 내가 떨어져 나간것 같다. 그리고 우리가 헤어지고 나서 네가 깨달은게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내게 마음대로 해도 된다 싶었다였다고 느끼나보다. 사실 뭐 어떻게 느끼던 상관은 없다.
남녀가 사귀다 헤어지고 하는 문제는 서로의 크고작은 감정문제로 일어날 수 있으니까
그냥 갑자기 너 생각이 나서.. 글재주는 없는데 이것저것 적어보고 싶어서 마구잡이로 적어봤다.
네가 이 글을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안하지만
본다면 정말 고마웠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22년동안 찐따같이 살아온 나를 사람처럼 살게 해주었고
네이트톡이란 신세계도 알게 해주었고, 네이버 웹툰, 스마트폰도 처음 사용해보게 해주었고
머리스타일, 옷입는법, 그냥 내 모든걸... 바꿔주었다.
정말 사랑했고 처음으로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자였고 지금까지도 너만큼의 여자는 없다.
항상 건강했으면 좋겠고 잘 지내
쌀보리아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