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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 털어서 베풀면 뭐하나. . 뒷통수 맞을 것을. .

류도 |2017.06.16 20:45
조회 312 |추천 0

지금껏 유튜브로 톡톡글 읽어 보다가 처음으로 글을 작성해 보네요.
아래에 쓰여질 글들은 제가 종사하는 토목일을 하다가 겪고있는 상황들이니 보시는 분들은 괜찮은 의견이나 조언과 격려를 (굽신굽신)통곡

 

사건이 생긴지 벌써 한달이나 지났네요. 토목일을 하다보면 별의별 일들을 다 겪을 수 있는데 이번일은 제가 관철해오던 신의에 금이 빠직 가버린 사건이었습니다.

 

때는 5월 9일. 근로자의 날을 흐지부지 넘기고 뒤늦은 단합야유회를 가던날이었습니다. 선거의 날이었지만 다들 사전투표를 한뒤 선거를 핑계로 휴무를 맞이했었죠.

 

저는 현재 대전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근로자분이 한 계곡에 고기를 맛있게 하는 집을 찾아서 그 곳으로로 향했죠.

고기집에 도착한 뒤 곧 바로 술판 ㄱㄱ

 

원래는 적당히 음주를 한뒤 족구를 하려 했지만 그날 오전에 비가와서 흐지부지 되버렸습니다. 그 덕분에 생각했던것 이상으로 과음을 하게되었구요.

 

오전이 끝날즈음 되서 비가 그치더군요. 햇빛도 언제 비가 내렸냐는듯 쨍쨍히 비추고요. 그 때가 되니 음주를 그나마 덜하신 분들이 족구공을 가지고서는 족구장으로 향했구요.

 

저는 조금더 자리를 지키다가

 

'더 이상 자리 지키다가는 술이 나를 먹겠구나. . .'

 

싶어서 족구를 구경하러 올라갔습니다.

올라가니 2:2로 족구를 하고있는 아저씨들이 보이더군요. 잠자코 지켜보자니 너무 재밌어 보이는 겁니다.

평소에 자칭타칭 개발이었던 저는 공을 앞으로 차면 90도로 꺽여 나갈 정도였지만 부담없이 즐기는 모습에 져도 책임 못집니다! 하며 참여를 했구요.

(본사와의 야유회에서 사장, 이사진이 참여를 요구해도 끝까지 거부함. 그정도로 공에대한 자신감이 없었지만 그것을 넘어설 정도로 아저씨들이 편했음.)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사건의 발단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2:2로 족구(기존의 1명은 심판)를 즐기고 있는데 과음을 하신 근로자 한분이 비틀비틀 족구장으로 올라오더니 말없이 상대편 진영으로 난입. 넘어오던 공을 헛스윙 하더니 발목을 접질러 버린겁니다.

아얏 하고 1분도 안되서 퇴장하시더니 다시 비틀비틀 거리며 음주를 하러 가셨구요.

 

그렇게 족구를 끝내고, 다시 식당으로 내려가보니 다들 만취한 상태이거나 주변을 둘러보며 시간을 때우고 있더군요.

그렇게 별탈없이 야유회를 끝맞쳤구나 하며 16인승 봉고차(음주운전 할까봐 하루 임대함) 를 타고 귀가하던 중 그 발목을 접지른 아저씨가 하는 말이. .

 

"아 발목 부러진것 같아. 산재처리 해야되겠네."

 

이러시는 겁니다.

저는 내심 픽 웃으며 넘겼죠. 그냥 우스개소리, 농담하는 줄 알고요.

 

그런데 다음날 현장 컨테이너에 누워서

 

"이거 산재처리 할래? 공상처리 할래?"

 

이런식으로 말을 하시는데 하아.. 지금 생각해봐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 밖에 안나오네요.

진단서도 때어 오더군요. 골절에 수술 까지 해야된다고.

 

"공상처리 안해주면 나 산재처리 한다!"

 

그런식으로 현장에 나와 컨테이너에 짱 박혀서는 이틀을 버티는 겁니다. 감정이 상해서 소장님에게 저양반 꼴보기 싫어 쫓아버릴 거라고 말씀드리니까 소장님이 그 양반을 설득 하는 겁니다.

 

"일하다 다친것도 아니고, 회사주최로한 야유회도 아니고 놀다가 다쳤는데 공상? 산재? 말이 되느냐. 우리가 도의적으로 작은 도움은 줄 수 있겠지만 공상처리나 산재처리는 무리다. 정녕 산재처리 하고 싶으면 신청은 알아서 하고, 치료가 우선이니 병원부터 들려라."

 

이런식으로 설득을 하고는 일단 귀향하여 치료를 받게했습니다.

만약 제가 대화를 했으면 감정이 서로 격해 졌겠죠. 현장관리비 50만원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제 사비 20만원을 보태서 야유회를 했거든요.

직원이지만 평소에 근로자분들이랑 술도 마시고 노래방도 같이 갑니다. 10에 7번은 제 사비로 계산을 다하고요.(자주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보아왔던 직원이 현장, 회사돈으로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 봐왔던터라. . . 마음 편하게 사비를 쓰는 겁니다.

제가 항상 마음에 품고 다니는 사자성어가 반면교사 [反面敎師] 입니다. 어떤 사람이 죄악을 저지르면 나는 저렇게 안살아야지 하고 생각하는 거죠.

스스로 떳떳한게 무엇보다 좋은거라 생각합니다.짱

 

"근로자들한테 잘해줘봤자 헛빵이다."

 

"다치면 얼굴표정 변하는걸 못봐서 그런다."

 

저보다 직급이 높은 연장자로부터 항상 들어왔던 말입니다. 하지만 부정해왔었죠. 제가 운이 좋아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지금껏 현장에서 다친 근로자분들은 진단서 만큼의 기간만 공상처리를 해줬습니다. (일을 하다 다쳐서 쉬기에 출력으로 인정하고, 돈을 지불함)

후에는 웃으며 현장으로 복귀해 일을 하고요. 악심을 품으면 이익을 얻되 현장이나 회사를 곤란한 지경에 빠트릴 수 있겠지만 그러지 않은 분들이었죠.

 

그러다 이 사건을 통해

 

"아~ 사수들이 이래서 그런말을 해준거였구나. ."

 

하고 생각합니다.

5월 20일 즈음 수술을 하고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에 밉상이지만 도의적으로 수술비라도 부담하는게 맞지 않을까 해서 소장님께 찾아가니. . .

 

"산재처리 신청들어갔단다.ㅅㅂ. 그런데 웃긴게 뭔지 아냐? 현장에 복귀할 의향이 있냐고 물었더니 의향이 있덴다."

 

허허. 웃음밖에 안나오더라구요.

물론 큰일이 난건 아닙니다. 산재처리 신청은 다친 근로자라면 어느 누구나 개인이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물론 현장은 곤란해지죠. 산재처리가 될 확률이 희박하더라도 근로복지공단에서 문의전화 오고, 원청. 원도급사에서 조사하고. . 서류 작성하고, 진술서, 확인서 작성해야되고. .

지금도 확인서 작성하다가 개깊은빡침에 답답함을 느끼고 글을 쓰는 중이고요.

근로자와 직원간의 신뢰가 깨져버렸네요!

 

 

글이 길어졌네요. 마무리 짓고 산재처리 유무에 따라 후기글 남기도록 노력할께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요약.

1. 족구하다 헛발질 하고 발목 접지른 아저씨.

2. 산재, 공상처리 해줘~!

3. 나 : 안됨

4. ㅇㅇ 산재처리 신청 ㄱㄱ

5. 나 : 개깊은빡침.

 

팩트 : 참석 강제성 없음. 근로자분이 먼저 건의하여 사비(20만원) 보태서 야유회 시켜줌. 음주운전 할까봐 16인승 봉고차 임대해줌. 빡침. 두번 빡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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