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20살 대학에 입학했을 때, 당연히 서로 아무것도 재지않고 따지지않고 마음이 정말 잘 맞아 친해진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제 졸업하고 대학원 간 친구도 있고, 졸업하고 취직한 친구도 있고, 아직 졸업하지 못한 친구도 있고 그러네요.
며칠전에 오랜만에 모두 함께할 자리가 생겼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 한 친구가 말끝마다 돈돈 하는 겁니다. 원래 그랬던 친구가 아니었는데... 인당 15000원 정도하는 식사였는데, 누가 이렇게 비싼걸 골랐냐느니, 자기는 맨날 백반집가서 싸게먹는다느니, 이런게 다 사치라느니 먹는 내도록 그얘기를 하더군요. 물론 메뉴는 제가 고른게 아니었지만 저희가 5명이나 되다보니 메뉴통일하기도 힘들고 만날 장소 정하기도 힘들어 한 친구가 자기가 근래에 먹어본 식당 중 가성비 괜찮은 곳이 있다길래 그곳의 위치가 마침 5명의 가운데 쯤이기도 해서 고른 것이었습니다. 그 친구의 불평이 계속되자 식당을 선택한 친구가 불편해하는 것이 보였고, 듣다 못해 저희가 한마디씩 했네요. "맛있기만한데 왜그러냐." , "만오천원 정도하는 식사가 20대 중반인 우리가 먹으면 사치라는 소리를 들어야 할 정도는 아니지않느냐." 등이요.
그랬더니 그 친구가 너네는 부유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좋겠다, 누구는 방학마다 해외여행 갔었지, 누구는 어학연수에, 누구는 알바 과외 하나도 안해도 되니 공부만 하면 되어 학점 잘챙겨 좋은 곳에 취직 잘했다. 이런식으로 말하더라고요. 그러고서는 저희랑 같이 다니며 솔직히 얼마나 본인이 자존심 상했는지 모른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는 "우리가 은연중에라도 너를 기분나쁘게한 일이 있었느냐? 그렇다면 지금 말해달라. 듣고 사과를 하든 해명할 것이 있다면 해명할 시간을 달라." 이런식으로 말을 했더니, 그냥 저희랑 있으면서 일상을 듣다보면 본인이 자격지심이 느껴졌고,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자존심에 말 못한거다. 너희는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말하다보면 일상자체가 다른데 나는 참 그랬다. 누구 해외여행갈 때 나는 돈벌어야하나 싶기도하고.
그 친구 그렇게 말하더니 자기 먹은 값은 내겠다고 하고, 오늘은 더이상 같이할 기분 아니라고 가버렸습니다.
솔직히 저희 학교, 좀 괜찮은 학교인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친구 말을 듣고 한참을 벙쪄있다 생각해보니 저희 다섯 중 그 친구만 빼놓고는 다 특목고 출신이기도 했고, 어쩌다 마음맞아 만난 친구들 치고 부모님의 재정적인 지원과 같은 부분도 비슷하더라고요.
그 친구가 가고나서, 저희는 대학생활을 같이한, 20대의 대부분의 추억을 같이한 친구를 잃기 싫어, 전화를 여러번 했는데 친구가 지금 전화하면 나 더 못나질것 같으니 다음에 통화하자고 톡이 와 알겠다 미안하다 했습니다.
그 친구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남은 친구들끼리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직장을 가지고 다니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나보다 우리가 옆에서 더 챙겨주자고 말한 쪽도 있었구요. 또 다른 의견으로는 그 친구 이번 한 번이 아니라 몇년동안 쌓인게 있어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 걸텐데, 앞으로 우리가 더 신경쓴다한들 그걸 예전과 같이 받아들이겠느냐. 억지로 애쓰지말자. 솔직히 그 친구가 우리에대해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지 몰랐다. 사치나 금수저 은수저 수저얘기도 불편했다 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화가 난 친구가 말을 막한 경향도 분명 있긴 있었습니다. 아마 그러니 당연히 이 친구도 화가난 것 같습니다.)
사실 저에게는 (저 뿐만 아니라 다른친구들에게도 그랬을거라 믿습니다.) 늘 착했고, 늘 배려넘쳤고, 늘 열심히사는. 배울 점 많은, 정말 잃고싶지 않은 좋은 친구입니다. 저희는 어떡하는 것이 좋을까요? 언니, 오빠 분들께 인생의 조언을 구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