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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한달 아기 죽을것같아요 글쓴이입니다

감사합니다 |2017.06.20 10:26
조회 8,795 |추천 26
안녕하세요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까 모르겠네요
영아산통으로 죽어라 우는 아가때문에 혼자 미쳐간다고 글썼던 사람이예요
좀 더 일찍 감사인사를 드렸어야했는데 이제서야 글을 쓰네요

많은 분들의 걱정 관심 도움주시고 싶다는 이야기들 조언들 울면서 읽었어요
덧글은 글 올리고 삼일쯤 지나 확인했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어 대댓글도 못드렸네요

댓글 확인한 그날밤에 남편한테 전화가 왔을때 처음으로 펑펑 울면서 나 너무 힘들다고 죽어버릴거같다고 다 털어놓고 이야기했어요
저 이래뵈도 쓰리디고 별볼일 없는 직종이라 어디가서 내새우진 못하지만 출산 전에는 나름 경력있고 인정받는 여자였거든요
남편은 그런 제가 너무 씩씩하고 강해서 반했다고 프로포즈를 했고 그래서 전 제가 약하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객관적으로 예쁘지도 않고 몸매가 좋은것도 아니고 도와주는 친정이 있는것도 아니고 돈을 많이 모아놓은것도 아닌 나를 사랑해주고 예뻐해주는 단 한 남자가 나에게 반한게 내 씩씩하고 강한 모습이었잖아요
내가 약해지는 순간 나를 더이상 사랑해주지 않을까봐 많이 무서워서 혼자 있는 동안 전화를 해도 아무일도 없고 대수롭지 않고 나는 괜찮으니까 신경 안써도 된다고 평소보다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하곤 했는데 그날은 덧글들 덕분에 용기가 났어요
나 사실은 너무 힘들다고 기댈곳이 너무너무 필요하다고요
그간 티를 하나도 안내서 그랬는지 그날 남편은 말도 안나올 정도로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무슨일이냐고 하는데 울음이 한번터지니까 멈추지도 않고 그냥 전화기 붙잡고 한 삼십분 대성통곡을 했어요
전화 끊고서 미안하다고 말을 못하겠다고 판 링크 보내주었더니 이번에는 남편이 울면서 전화를 해서 둘이 그러고 또 전화기 잡고 울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시부모님도 일을 하시는지라 와주실 상황이 안되고 남편이 급한대로 그 새벽에 시고모님께 전화해 부탁을 드렸는지 다음날 낮에 집에 오셨더라구요
여기까지 차타고 다섯시간 걸리는 곳에 사시는데 낮 한시에 오셨으니 아침 일찍 나오신거 같았어요
차도 없으신데 대중교통으로 오신거 생각하면 좀더 일찍 나오셨을거예요
전 연락을 못받았던지라 또 다가오는 저녁시간에 혼자 우울해하면서 산후도우미 검색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오셨길래 어리버리하게 맞아드렸더니 현관에서 대뜸 등짝을 때리면서 말을 해야 알지 혼자 그러고 있으면 어떻게 하냐고 얼마나 힘들었냐고 생긴것만 곰같은줄 알았더니 미련 곰탱이가 따로 없다고 한심해 죽겠다고 얼굴이 이게 뭐냐고 밥은 뭐먹냐고 잠은 좀 잤냐고 하시면서 울먹울먹 하시더라구요
결국 또 그러고 시고모님이랑 한바탕 울고 그렇게 일주일 꼬박 계시다 가셨어요
시고모님 따님이 산후우울증으로 많이 고생을 하셨다는데 따님도 가족들한테 티를 안내다가 새벽에 베란다에서 뛰어 내리려는걸 사위분이 자다 일어나서 우연히 보고 막는 소동이 생기고서야 주변에서 알았대요
지금은 병원다니고 시간도 흘러서 잘 지내신다며 남일같지가 않다고 그간 두번 얼굴본게 전부였는데 친정엄마가 계셨으면 이렇게 해주셨을까 싶을 정도로 따듯하게 해주셨어요
일주일 계시다 가실때는 따님분이 아이들 둘까지 데리고 와주셔서 삼일 밤낮 꼬박 같이 있어주셨고 그 사이에 시어머니가 가게 대신 봐주실 분 구해서 맡겨놓으시고 남편 돌아 올 때까지 같이 있어주셨네요

그날 밤에 혹시 내가 울며 전화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 일거예요
제가 여기다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여러분이 진심으로 걱정해주시고 용기주시고 따듯한 이야기를 해주시면 않으셨더라면 저는 계속 아무일도 없는척 지냈을거예요
어떻게든 버텨냈겠지만 버티지 못했을수도 있었겠죠
그렇게 생각하니 제가 여기다 글을쓴게 너무 다행스러워요
여러분이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고 덧글 남겨주신게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
글 쓰다보니 또 눈물이 쏟아지네요

저희 아기는 힘든시기 그렇게 잘 버티고 잘 자라주고 있어요
아직 배앓이가 다 좋아진건 아니지만 많이 좋아졌구요 우는 시간도 많이 줄었어요
남편도 출장 마치고 돌아왔고 아직 다 어설프고 일하느라 매일 잠이 부족하면서도 밤에도 아기가 울면 혹시 저 깨울까봐 바로 들쳐안고 거실나가서 달래주는데 안는 자세도 어설프고 달랠줄도 모르니 애는 더 울고 결국 제가 나가면 너 너무 잘자서 내가 할라했는데 결국 깨웠다고 미안해하고 아기 달래서 방에들어가면 세상 모르고 코골고 자고있어요
감사하고 고마운 남편이예요
아직 집은 해결이 안 났지만 7월 말에는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여러분께 격려받고 용기얻어 행동할수 있었고 주변분들의 격려로 사랑으로 저도 아기도 잘 견뎌냈어요
저도 누군가에게 힘을줄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할게요

혼자 육아하는 엄마들 기운내세요
저처럼 혼자 다 짊어지려하지 마시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세요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꼭이요
추천수26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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