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꼭 해야 하나요?
(저같아도 저같은 남자와 현실적으로 결혼 할 여자는 없다 싶어
잠정적으로 결혼.. 포기했다고 말하고 다닙니다.)
올해. 서른살 남자입니다.
연애 경험 일주일이 전부입니다.
술,담배 안하고, 또래들이 흔히 말하는 오피, 창X촌도 근처도 가본 적 없습니다. 숫총각이죠.
결혼을 굉장히 일찍 하고싶었습니다.
아버지가 24살(86년)에 결혼해서, 26살(88년)에 저를 낳으셨습니다.
할머니께서 결혼 당시에 부모님은 동갑, 중매로 일찍 결혼했다고 하십니다.
아버지께서 사업을 크게 하셨거든요.
국민학교 졸업하시고 바로 사회생활하셔서 22살부터 사업을 시작했다고 알고있습니다.
그래서 안정적인 가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결혼을 일찍 시켰다고 하시더라구요.
제나이 10살때, IMF로 아버지 회사가 부도로 폐업하고,
98년도에 부모님께서 이혼했습니다.
저는 3살 터울 동생과 함께 아버지 따라서 살게되었고
어머니는 그 뒤로 연락이 끊겼습니다.
사실 어렸을적 저와 동생은 어머니께 맞은 기억밖에 없어서
연락할 수 있더라도 연락을 안했겠죠.
저와 동생은 15살 차이나는 막내삼촌과 할머니 손에서 초,중,고를 보냈습니다.
막내삼촌이 돈을 벌면, 할머니와 저, 동생 셋이서 쓰기때문에.
저나, 동생은 성인이 될때까지 술,담배를 하거나 비행, 사고친적이 없었어요.
아버지는 사업을 다시 일으키기위해 10여년동안 백방으로 뛰어다니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빨리 가정을 꾸리고싶었습니다.
아버지만큼 아니, 아버지 보다 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부모의 사랑을 듬뿍 주고 제 자식을 키우고 싶어서요.
어머니의 사랑은 못받고 자랐지만,
아버지와 할머니, 막내삼촌 밑에서 떳떳하고 바르게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 나이 20살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이혼 후 10여년 동안 피, 땀 흘려가며 했던 노력이.
아버지께서 다시 한번 빛을 보려는 순간, 물거품이 되고 마흔여섯나이에 돌아가셨거든요.
아버지 돌아가신 뒤로, 재산을 정리해야 했습니다.
아버지 명의로 가진 재산은 회사 부도로인해 전혀 없었고,
제1금융권에 8천만원가량 빚만 있었습니다.
따라서, 상속 포기가 필요했고,
당시 막 성인이 되었던 저는 스스로 상속포기 서류를 작성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동생은 미성년자이고,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니
법정대리인은 어머니로 자동으로 지정이 되더군요.
동생의 아버지 재산 상속포기 과정중에 10년만에 어머니를 만났어요.
저는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반응은 10년만에 만난 자식들이 아니고,
그냥 군대갔다온 아들을 휴가를 받아서?
아니면, 3박 4일 수학여행 갔다온 자식들?
느낌으로 만난 것 같았습니다.
최소한 10년만에 만났다면 눈물.. 아니 울먹거릴줄 알았죠.
그런데 아니더라구요. 만났던날 재혼했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었죠.
재혼하셨다니. 그럴만 하겠구나 싶어서 이해 했습니다.
그리고, 동생 상속포기 서류에 도장받고,
제가 연락을 끊었습니다.
재혼하셔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는데
저와 제 동생은 불필요한 존재란걸 알고 있었거든요.
그뒤로 아등바등 살았습니다.
재산이없고, 여동생, 할머니 계셔서 군면제받았구요.
(http://pann.nate.com/talk/337424118 <=자산을 모으게 된 대략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9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작년, 5월경 외삼촌에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게되었습니다.
전화를 받고 그 소식을 들으니 머리가 멍..해지더군요.
그래서 언제 돌아가셨냐고 물어보았죠.
같은해 2월, 구정이 끝난 다음주에 돌아가셨는데 3개월이 지나 연락을 받은거죠.
재산 상속때문에 연락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태까지 뭘하고 돌아가신지 3개월 뒤에 연락하냐고 따질 이유는 없었습니다.
제 연락처를 모르기때문에 어찌보면 당연 한 것 일지도요.
알게 된 과정도. 페이스북과 어머니 수첩을 통해 여차저차해서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외가쪽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외할머니. 어머니와 재혼하신 아저씨. 그리고 그 사이에 낳은 자매 둘과 저. 기타1인.
동생은 직장때문에 동석 할 수 없었구요.
아버지 다른 두 자매의 나이는 00년생과 02년생.
그중 첫째는 어머니의 옆모습, 그리고 말투를 쏙 빼닮았더군요.
놀랐습니다. 피는 못속인다는것을 두 눈으로 확인 하게 되었으니까요.
친동생은 어머니 말투만 닮았는데말이죠.
어머니께선 98년도 아버지와 이혼 후 1년만인 99년도에 재혼 하신것 같더군요.
만나자마자 외할머니께선 무조건 상속 포기를 해달라고 하시더군요.
엄마없이 자랄 애들이 불쌍하다면서요.
여태까지 그렇게 자란 제앞에서 말이죠.
상속은 법이 정한 비율로 처리했습니다.
그래서 동생과 저는 각 8백만원씩 수령했구요.
그후 외할머니와 외가쪽 사람들은 앞으론 연락하며 지내자고 하시더군요.
단호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앞으로 연락 할 일 없이 평생 지냈으면 한다구요.
부모님 이혼 한 뒤로 외가는 없다고 생각하고있고.
현재도 그럴 것 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 이라구요.
어머니 돌아가시고 사망보험금 수령한 뒤로...
아니 그보다 더 이전인 아버지 돌아가신 뒤로
결혼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던 것 같습니다.
이혼 뒤 10여년 뒤로 고생이라는 고생은 다 하고 허망하게 돌아가신 아버지,
이혼 뒤 재혼하여 다시 가족을 꾸리고 낳은 자식들 중학교, 고등학교 입학시키고 돌아가신 어머니.
저 역시 현재도 결혼하고, 애기 낳고, 자녀들에게 듬뿍주며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고싶습니다.
그러나, 먼저 떠나가 버리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나도 그렇게 자녀들 놔두고, 갑작스레 세상을 등지게 된다면
남겨진 사람이나 떠난 사람 모두 그 고통은 너무나도 크다는 것을 알기에,
그것이 너무나도 두렵기에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마음속 깊은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결혼을 못할것 같은 제 자신이
위의 상황으로 혼자 포장하여 거짓으로 나 자신을 세뇌하는 중인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다른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