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우리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
겨울이 막 시작되었을 때 주말이였어
그날도 난 여느때와 다름없이 단골집은 아니였지만 친구랑 술 마시러 자주 갔던 술집에 들어갔었어
내가 좋아하는 안주를 시키고 기다리는동안 술 한잔 마시고 있었는데 다른 테이블에 서빙하고 있는 형을 본거야
첫 눈에 반한다는 말이 뭔지 알겠더라
친구랑 얘기하는 동안에도 옆에 지나가는 형만 바라보게 되고 우리 테이블에 안주를 세팅해주는 형 얼굴만 바라보게 되더라
한참을 바라보다 형이 잠깐 담배 피러 밖으로 나가길래 친구한테 담배나 피러가자면서 따라 나갔어
일부러 형 옆에 서있었는데 나와는 다르게 큰 키랑 낮은 목소리에 한 번 더 반하게 되더라
그 날 형을 더 오래 보고싶어서 술을 좀 많이 마셨어
취하기전까지 마시다가 도저히 못 마시겠다 싶을때쯤 가자는 친구말에 아쉬웠지만 다음에 또 와야지란 생각으로 계산하고 나가려는데
형이 나 잡고 다음에 꼭 또 오라고 했었잖아
친구랑 집가면서 아는 사람이냐고 묻는데 아무말도 못하고 너무 좋아서 심장 터지는 줄 알았어
후에 형한테 이 날 있던 일 말했을 때 사실 자기도 나한테 첫 눈에 반했다 호감 있었다고 했었는데..
이 날 이후에도 몇 번을 만나러 갔고 형 번호 받고 연락하면서 내가 이만큼 행복해도 되는걸까 형도 날 좋아하나 이런 생각밖에 안들었어
형 친구랑 셋이서 술 마신 날 형이랑 나랑 같이 형 자취방 가면서 얘기 많이 했었잖아
자취방 가서도 한 잔 하면서 형이 고백했을 때 너무 좋고 같은 생각을 한다는거에 기뻐서 펑펑 울었던게 생각나
사귀면서 만나면서 너무 행복했어
내가 더 사랑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해
헤어진 날 남 시선이 무섭다며 두렵고 힘들다고 울면서 그만 만나자고 하는 형한테
뭐가 무섭냐고 우리만 사랑하면 되는거 아니냐고 그런거 난 감당하면서 형 만나는거라고 소리쳐서 미안해
사실 헤어지기전부터 형이 힘들어 하는거 알고 있었는데 진짜 끝날까봐 못 만날까봐 무서워서 모르는 척 했었어..
미안해 정말 미안해..
얼마전에 다음달에 형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어
나랑 헤어지고 형도 나만큼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고 앞으로 평생 누구 못 만났으면 좋겠다고도 생각 했었는데
결혼한다는 말 듣자마자 아무 생각도 안나더라
형 많이 사랑했고 지금도 앞으로도 사랑할꺼 같아
하지만 잊으려고 노력할거야 많이
힘들게 해서 미안하고 또 미안해
결혼 미리 축하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사랑했어 철이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