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평생 못잊을 찌질한 남친 사귄 적 있어요;;
룰룰
|2017.06.26 12:08
조회 2,591 |추천 3
요즘 찌질한 전남친 얘기 보이길래
저도 숨겨놓았던 이야기 풀고싶어요.
지금도 꿈에서라도 만나면 싸대기라도 때려버리고 싶은 그남자 ㅡㅡ
20대 초반에 7살 연상 남자친구 사귀었는데
진짜 찌질했어요.
사실 진작 뻥 찼어야했는데, 그 때 자존감도 너무 부족할 때고 인간관계에 미숙할 때라 ... ㅠㅠ
1. 일주일에 한번 데이트하는데, 파스타같은거 주로 먹었거든요.
그것도 파스타집 중에서도 대학가 근처에 저렴한 곳 골라서.
그랬더니 나한테 "너 된장녀같아." 라고 하고.
넌 왜 김밥천국 이런데서는 안먹냐고 그러더라구요.
자기가 다 사는 것도 아니고 데이트비용은 반반 정도 했는데...
평소에 자주 보면 김밥천국도 가고 백반집도 가고 그랬겠죠.
그런데 일주일에 한끼 같이 먹는데 파스타 정도 먹으면 된장녀인가요?;
2. 남들에게는 돈 펑펑 쓰면서 저에게는 돈 아끼더라구요.
그 남자가 그 때 시험 준비하는 게 있어서 알바하면서 공부중이었는데,
하루는 자기가 알바 월급 받았다고 "내가 오늘 여기 동생들한테 탕수육도 사주고 멋있게 한턱 쐈어. 너도 와 내가 밥 살게. 너도 탕수육 먹을래?"
그래서 그 남자네 동네 갔어요.
마침 같이 먹으려고 샌드위치 싸려던 중이라, 샌드위치도 싸갖고요.
그런데 딱 만나자마자 우연히 길에서 그 남자 아는 형 마주쳤거든요.
그 형이 데이트 하냐며 음료수 두개를 주고 갔어요.
그러자 "네가 싸온 샌드위치랑 이 음료수 먹으면 되겠다. 돈 굳었네."
..탕수육은? 맛있는 거는?
어이가 없었는데, 얼마전 된장녀 소리 듣고 의기소침해 있을 때라 멍청하게 아무말 못하고 넘어갔어요.
3 그 사람이 시험 공부 한다고 몇개월 뒤 알바를 그만 뒀어요.
그 뒤로는 제가 데이트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게 됐구요.
그런데 만나서 길가다가 조그마한 악세사리나 볼펜, 문구류, 이런거 보면 자꾸 사달라는거에요.
저도 용돈받는 학생이라 진짜 돈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못사주겠다고 하니까 삐지더라구요.
4. 그러다가 기념일이 됐었는데 (정확히 기억도 안나네요;;) 저는 이제 정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서
기념일이고 뭐고 별 감흥도 없었어요.
마침 그날 제가 과외를 해야해서, 오늘 바쁘니까 다음에 보자고 했더니
그래도 기념일에는 데이트 해야한다며 꾸역꾸역 저 과외하는 동네까지 와서 밥사달라고 하더라구요.
한스델리같은데서 대충 먹고 일어서는데 자기 1600원인가 있다고 아이스크림 사줄 수 있다고;
됐다고 하니 자기 혼자 사먹더라구요.
5. 돈 문제 뿐 아니라 가부장적이고 남성우월주의도 심하고 그냥 개념 자체가 이상한 남자였어요.
저는 동생이 있고 그 남자는 형이 있는데요,
제가 동생이 있는데 동생이랑 싸운 얘기하면서 동생 욕하면
"나는 나도 동생이라 네 편을 들어줄 수가 없다." 라며
오히려 저한테 화를 내더라구요.
나도 동생인데 너는 왜 나한테 네 동생 욕을 하냐며?;;
6. 제 전공이 예체능이라 학교 다닐 때부터 외부활동을 시작했는데
자꾸 네가 졸업도 안했는데 뭘 아냐며
왜 외부활동 하냐며
엄청 화내고 싫어하더라구요.
(교수님들도 외부활동 권장하시는데 지가 뭔데;;)
나중에서야 난 네가 그냥 얌전하게 교회 반주나 할 줄 알았는데 네 이름 걸고 활동 하는 게 맘에 안들었다고 하더라구요;
7. 저한테 "남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여자한테 질리게 돼 있으니까 네가 계속해서 네 외모를 업그레이드 해야한다."며 다이어트 강요..
(저 그 때 비만도 아니었고.. 체중은 정상체중이고 겉보기엔 통통해보이는 정도였어요.)
그래서 밤에 전화왔을 때 "나 삼겹살 먹고 있어요" 라고 말하면 화내고
- 내가 너 다이어트 하라고 했는데 왜 밤에 뭐 먹냐며, 만약 먹더라도 몰래 먹어야하는거라며
같이 데이트할 때 떡볶이 먹다가 자기 배부르면 떡볶이 남았는데도
"아 배부르다. 너도 배부르지? 가자." 라며
떡볶이 난 아직 먹고 있는데 손잡고 나가고
(참고로 제가 먹는 속도가 진짜 느려요.)
한번은 주말에 제가 진짜 바빠서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 먹고 일하는데
일주일에 한번은 봐야하는거라며 굳이 꾸역꾸역 제 일하는 데 근처까지 와서는 밥 먹으러 가자더라구요.
순두부찌개 같은걸 먹었는데
저는 하루종일 굶었으니 너무 배고파서 밥 한그릇 다 먹었어요.
그 남자는 밥을 좀 남겼구요.
자기가 나보고 다이어트 하랬는데 밥 한공기 다 먹었다고 얼마나 화를 내던지...
8. 길가더가 간식으로 거리음식 사달래서 같이 하나씩 먹었는데 그 남자가 고른 게 더 양이 많은 거였어요.
이게 당연한거라며 얼마나 좋아하던지.
9. 그렇게 제가 돈을 더 많이 쓰게 되니까
저한테 대놓고 "내 물주 ㅋㅋㅋ" 라며 좋아하더라구요.
내가 어떻게 여자친구에게 그런 말을 쓸 수 있냐고 하니까
물주가 나쁜 뜻이 아닌데 왜 화내냐고 저에게 오히려 화내구요;;
10. 그리고 일단 제가 화내는 거 자체에 화를 내요.
의견차이가 있거나 심지어 자기가 잘못한거더라도
제가 화를 내면 "너는 언제나 항상 내 편이 되어줘야하는 거 아니냐"며
제가 화냈다는 사실 자체에 화를 내더라구요.
그렇지만 사실 네 편 내 편 할 거 없이
자기보다 어리고 여자인데 자기에게 화를 내는 거 자체가 싫었겠죠.
11. 그 남자 집과 저희집이 대중교통으로 3시간정도 걸리는데
보통은 중간에서 만나지만, 그 남자가 본격적으로 시험 준비 시작했을 때는 제가 배려해준다고 그 남자네 동네 종종 갔거든요.
그러다가 저희동네 딱 한번 오더니 "아 진짜멀어 다시는 안와."
지금 생각하면 진작 뻥 차버렸어야했는데
저런 남자와 400일이나 사귀면서 제 젊은 날에 상처를 남긴 것 같아서
정말 아쉬워요.
지난 일이고 좋은 일도 아닌데 왜 이렇게 굳이 글 쓰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
요즘 찌질한 전남친 이야기들 보면서 생각나기도 했고...
마지막에 제가 욕하고 뻥 차지 못한게 후회돼서
(제가 점점 정떨어져하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졌어요.)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화가나서요.
혼자 이렇게 생각하고 욕하는 것만으로는 분이 안풀려서
그냥 누군가에게라도 언제 한번쯤은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은 좋은 남친 만나서 알콩달콩 잘 연애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