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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강사 시작한지 2주일 후 그만 둔 썰(스압 주의, 고구마 주의, 사이다 약함 주의)

N |2017.07.07 23:43
조회 13,973 |추천 5

안녕하세요. 올해 24살 남자입니다.

이렇게 대뜸 써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제목이 곧 내용으로 조금 빡치는 일이 있었으니 그것을 좀 풀어볼까 합니다.

저의 필력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니 음슴체로 썰을 풀겠음.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할까...

그냥 처음부터 이야기를 푸는 것이 맞을듯

길어도 이해와 양해 부탁 바람.

 

본인은 현재 대학원 1학년생으로 대학교도 대학원도 전공이 모두 수학교육임.

이것과 위에서 말한 내 나이, 성별을 같이 생각해보면 군대는 안 갔다옴.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안 갔을 뿐이고 그 이야기는 지금부터 풀 썰과 전혀 상관이 없기 때문에 댓글에서 이상한 말을 안했으면 함.

 

암튼 다이렉트로 대학교 4년 마치고 졸업을 하니 여태까지 해놓은게 아무것도 없는 것을 느낌.

원래 본인은 교사가 되고 싶은 마음에 사범대학을 진학했지만 임용고시가 너무 어려워 약간 포기한 상태였음.

그래서 대학원을 조금씩 생각하고 있었는데 졸업 직전에 가족과 상담을 하고 결국엔 대학원에 입학하게 됨.

 

그리고 부모님께 대학교를 다니면서 들었던 말 중에 대학교를 졸업하면 경제적인 지원은 없을 것이고 졸업하면 독립할 나이도 되니 알아서 하라는 말이 많았었음.

그래서 본인은 대학교를 졸업하면 뭐라도 일을 해야되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었음.

근데 막상 일자리를 구하려고 보니 내가 할 줄 아는 것이라곤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일뿐이었음.

이걸로라도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학원 일을 구하기 시작함.

 

원래는 1학기 시작하자마자 학원 일을 구하려고 했지만 대학원 강의 시간 때문에 구하기가 힘들었음.

우리 대학원은 강의가 화, 목에만 있는데 모두 저녁 6시 30분에 시작해서 7시 40분에, 늦으면 8시에 끝남.

화요일은 전공 수업이라 교수님과 상의해서 다른 시간으로 옮길 수 있었는데 목요일은 교직 수업이라 그것이 안 됐음.

실제로 같이 다니는 형이 학원 일을 하고 있어서 전공 수업은 낮 1시 30분부터 2시 30분까지 이루어졌고 그 형과 나는 교직 수업이 같았는데 그 형은 교수님께 말씀드리고 전부 출석을 전부 과제로 대체함.

나도 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었는데 애초에 강의를 듣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여 그렇게까지는 못함.

 

또한 본인은 대학교를 다니면서 학원 알바를 전혀 해보지 못한 케이스로 즉, 학원 경력은 제로였음.

하지만 과외를 조금 오랫동안 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그것을 가지고 경력을 내세우기도 하였음.

 

아무튼 학원 일을 구하려고 여기저기에 전화도 해보고 면접도 봤었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음.

페이(월급)가 괜찮은 곳은 그 놈의 목요일 때문에 시간이 안 맞았고

시간이 맞는 곳은 페이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거나 면접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뽑히지 않음 ㅜㅜ

그렇게 1학기가 거의 다 지나갈 무렵, 나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구직 공고를 하게 됨.

 

아는 사람들은 알만한 게 학원 강사들끼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카페가 있는데 그것이 지역별로 나누어져 있었음.

본인도 그것을 통해 구직 공고를 올렸고 그 결과 총 6 곳에서 연락이 옴.

처음에 연락 온 세 곳은 거리라던가 페이라던가 시간 등 조건이 안 맞았었음.

또한 면접을 보라는 제의도 없었기에 딱히 찾아가서 면접을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음.

근데 그 이후에 연락 온 곳들은 면접 제의가 있었고 전화로는 이야기를 다 못할 수 있으니 면접 제의를 전부 받아들임.

첫 번째 학원을 A학원, 두 번째 학원을 B학원, 세 번째 학원을 C학원이라 칭하겠음.

 

A학원은 수학학원으로 거리가 조금 멀었지 그래도 괜찮았음.

원장도, 학원 분위기도, 강의실도, 페이나 시간 등의 조건도 다 괜찮았음.

그래서 면접 때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었음.

하지만 연락 없었음 ㅜㅜ

 

B학원은 영어수학학원으로 거리가 굉장히 가까웠음.

그래서 좋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환경이나 페이가 좋지 않았음.

그렇게 B학원은 내가 거절...

 

C학원은 종합학원으로 A학원보다는 가까웠음.

학원도 좀 깨끗했고 분위기도 그렇게 나쁘게 보이지 않았음.

원장과 면접을 보는데 말하는 것이 '우리 학원은 다른 학원만큼 쉽지 않을 것이다'라는 식의 말을 하는 거임.

그래서 충분히 생각을 해보고 결정을 해달라는 말을 들으니 내 머리 속 통역기에서는 '우리 학원은 너가 하겠다면 고용할 생각이 있다.'라고 번역이 됨.

 

애초에 7월부터 12월까지 일을 해서 굉장히 많은 돈을 벌어야했기 때문에 당연히 콜을 함.

(내년 대학원 등록금과 타지생활에서 필요한 방값 1년치를 벌어야 했음. 참고로 현재 대학원은 장학금으로 1년 무료로 다니고 있음.)

일단 경력자가 아니기 때문에 급여는 조금 낮았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내 예상의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8개월 정도만 다닐 생각을 함.

 

그렇게 C학원에서 일을 하게 됨.(서론이 너무 길어서 죄송함...)

대학원 1학기를 마치고 1주일 정도는 쉬고 싶다는 마음에 첫 출근 날짜를 조금 늦게 잡음.

근데 하필이면 중학교 기말고사 시험 전주에 첫 출근을 함.

학원 시간은 굉장히 바쁘게 돌아갔는데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출근한 첫날부터 이야기임.

 

첫날

오후 3시에 출근해서 학원 업무에 관해서 실장과 나와 같은 수학 강사에게 이것저것 배움.

이 수학 강사를 통칭 선임이라 말하겠음.

굉장히 많은 것을 배우면서 하는 일이 많다고 생각함.

실장과 선임이 이것저것 알려주는데 둘 다 나에게 하는 말이 초등수학을 맡았는지 아닌지에 관해서 물어봄.

면접 당시 페이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원장이 '초등부와 중등부를 묶고 고등부를 비율제로 페이를 책정하는 방법'과 '중등부와 고등부를 묶어서 페이를 책정하는 방법'을 말함.

본인은 처음에도 말했다시피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전공한 사람임.

즉, 중등교육과정의 수학을 가르치는 것에 특화되어 있음.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하게 강의를 하자면 교육과정은 총 3단계로 초등교육과정, 중등교육과정, 고등교육과정으로 나뉨.

초등교육과정은 초등학교, 중등교육과정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고등교육과정은 대학교라 생각하면 됨.

 

따라서 면접 때도 이야기를 했는데 '초등부는 힘들 것 같다'라고 분명히 말함.

그러면서 중등부와 고등부를 가르치길 원한다는 말도 함.

초등학교 수학은 진짜 초등학교 졸업하고 단 한 번도 보질 않았는데 그것을 가르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음.

수학교육을 전공한 사람이 그게 뭐가 힘드냐고 하겠지만 애초에 내가 배운 지식들을 하나하나 걸러서 가르쳐줘야 한다는 게 힘든 거였음.(방정식 모르는 놈한테 방정식처럼 풀라고 하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말아야하기 때문에...)

그런데 원장은 앞으로 학원 일을 이곳에서만 하지 않을 건데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나를 초등부로 회유를 하기 시작함.

그 때 딱 잘라 거절했어야하는데... 내 불치병인 '어른들에게만 착한놈 코스프레'가 발동해서 그것을 못하고 나는 그냥 일단 생각만 해보겠다고 말함.

 

그래서 실장하고 선임한테도 원장하고 상의를 해야될 것 같다라는 식으로 얼버무림.

당시 원장은 일이 있었는지 늦게 출근함.

그렇게 배우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실장이 나한테 초등부 애들 수학 시험 보는데 그것을 감독해주고 피드백해주지 않겠냐고 함.

그래서 나는 일손이 부족한가 보구나 하면서 도와드림.

그리고 원장이 저녁 쯤 되서야 출근했는데 초등부에 관련해서 이야기가 전혀 없었음.

조금 바쁘기도 했고 이야기할 타이밍을 완전히 놓쳤음.

 

근데 둘째날부터 초등부에 들어가서 첫날처럼 부탁드린다고 실장이 이야기를 함.

나는 어디까지나 일손이 부족하니(애들이 조금 많았었음) 그것을 도와준다는 느낌으로 했는데 이것은 내 착각이었다는 것을 셋째날에 느낌.

 

3일째(수요일)

출근을 했는데 첫날과 둘째날에 보지 못한 한 사람이 있는 거임.

알고보니 이 사람이 중·고등학교 수학을 맡게 된 새로 온 강사라는 거임.

이 새로온 강사를 'D강사'라 칭하겠음.

내 선임은 초중고 수학을 전부 다 맡아서 하는 사람이었는데 나한테 알려줄 때마다 마치 자신은 이제 곧 그만 둔다는 늬앙스를 풍겼기 때문에 바로 알아차림.

나는 초등부와 중등부를 맡게 됐다는 것을...

선임도 그것을 몰랐었는지 나랑 같이 깜짝 놀랐음.

그렇게 D 강사님은 나처럼 실장과 선임한테 C학원에서의 업무를 배움.

 

초등부를 맡아야한다는 생각에 살짝 머리가 아파왔음.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당시 나는 빡이 돌았던 것 같음.

그러면서 생각이 든게 본래 8개월 동안 일할려고 했는데 그 기간을 줄이기 시작하였음.

그런데 확 줄게 된 것이 바로 5일째 이후부터였음.

 

5일째(금요일)

나는 오면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선임하고 날씨 관련해서 이야기하는데 내가

"다음주 거의 내내 비온다네요?"

이러니까 선임이

"아... 좀 놀려고 했는데 안 왔으면 좋겠네요 ㅎㅎ"

이런 말을 함.

난 여기서 바로 직감함. 선임이 오늘부로 그만 둔다는 것을.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시기가 별로 안 좋았음.

인원은 나와 D강사 이렇게 둘로 충원이 되었지만 우리는 아직 C학원의 분위기나 학생들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했고 또한 다음주가 바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험기간이었기에 이 학원에 익숙한 사람이 그만 두는 것이 영 이상했음.

 

그냥 틀린 직감이겠거니 했는데 D강사가 출근하고 선임하고 이야기했는지 그 직감이 맞는 직감이 되어버림.

본인은 초등부 수업을 끝내고 와서 들음.

이야기를 들어보니 원래 원장하고 선임하고 트러블이 좀 있었는데 그 일을 계기로 사이가 안 좋아졌다함.

그래서 그만 두는 날짜가 7월 중쯤이었는데 어제(목요일) 선임이 원장하고 이야기를 했더니 깔끔하게 오늘부로 그만 두라는 말을 들었다고 함.

나와 D강사는 상당히 난처한 상황이 됨.

여기서 8개월이 6개월로 줄어 듦.

 

그렇게 선임은 가고 토요일 시험 직전 보충이 있다는 말을 듣고 나와 D강사는 그 다음날인 토요일도 출근을 함.(토요일이라 굉장히 이른 시간에 출근을 함.)

근데 막상 출근을 하고 보니 내가 할 일이 별로 없는 거임.

나는 이 C학원에 수학을 가르치려고 왔는데 막상 하는 게 없고 다른 일을 계속하니 속으로 계속 빡이 친 상황이었음.(있어도 D강사가 경력이 있는 사람이라서 D강사에게만 몰아준 것 같았음.)

그렇게 6개월이 2개월로 줄어 듦.

 

또 이 C학원을 안 좋게 보게 된 일이 있었는데

학원이 운영적인 측면에서 학생들의 점수를 보다 많이 올리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높은 점수의 학생이 많아야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은 함.

하지만 정도라는 게 있지, 나는 학생을 점수 그 자체로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함.

그런데 이 C학원은 딱 학생들을 점수로 보는 경향이 엄청났음.

어떤 학생의 문제집에 몇 문제에 X 표시가 되어있길래 이게 무슨 표시냐고 하니까

 

"원장쌤이 그거 어차피 저 못푸니까 풀지 말래요."

 

라고 함. 본인은 그것을 듣고 이해가 가지 않았음.

아무리 시험직전이라 해도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음.

학생들이 '집에서 공부하겠다'라고 하면 원장은 '그것을 어떻게 믿냐고, 자신이 믿는 것은 오로지 공부한 흔적과 시험 성적 뿐이다'라는 식으로 말한 적도 있었음.

 

그렇게 오만가지 생각이 들면서 퇴근할 때 일요일도 출근하냐고 물어봤더니

 

"선생님(나)께서 출근하실 의향이 있으면 하는 거고요~ 아니면 뭐 안하는 거고요~ 오시면 굉장히 기뻐할 것 같은데 안 오신다고 저희가 뭐 나쁘게 보지는 않을 거에요~"

 

난 여기서 '아, 출근을 해줬으면 하는구나'로 판단하고 다음날 출근을 안함ㅋ

안 해도 된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왜 출근함? 추가수당도 못 받는데...

 

이건 두서없이 말하느라 까먹은 건데 면접 때 보충으로 인한 추가수당은 없다고 들음.

보충이 필요하다 싶으면 보충을 잡아도 괜찮다고 말을 듣기도 함.

결정적으로 2개월이 더 줄어든 것이 토요일날 출근했을 때 원장한테 들은 말과 이것이 엉켜서 화근이 되었음.

 

나랑 D강사가 출근해서 준비하고 있는데 원장과 실장이 들어와서는 갑자기 이야기할 것이 있다고 함. 5주 정도의 방학 특강에 관한 것이었음.

D강사는 경력이 있어서 선행반을, 나는 경력이 없는 찐따 초심자였기에 후행반(복습반)을 맡을 것이라고 얘기함.

솔직히 이 C학원에 다니는 학생들 중에서 수학을 잘하는 학생이 별로 없었고 대부분이 수학을 잘 못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음.

그런데 선행반과 후행반을 나눠서 진행한다는 말을 듣고 D강사는 조금 고민에 빠진 것 같았음.

나도 고민에 빠졌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학생들에게 보충이 필요해보이는 거임.

적어도 3번에서 4번 정도의 보충이라 5주 중에서 3~4주는 토요일까지 나와야하는 것이었음.

근데 추가수당도 못 받고 학생들도 힘들 텐데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계속 들음.

 

일단은 그 일은 조금 천천히 생각해보자는 결론이 나와 D강사가 서로 합의 하에 내렸고 우선은 시험기간이라 그것에 힘을 쏟기로 함.

근데 내가 일한지 2주차에 출근을 하려고 일어났는데 회의가 있으니 2시까지 오라함.

D강사는 원래 5시 출근이고 나는 3시 출근이었는데 여기서 D강사가 조금 빡친 것으로 보였음.

그리고 회의를 하면서

'이번주는 아마 시간표가 계속 변동이 될 것이다.'

'시험 직전 보충이라 2시 30분까지 출근을 해야한다.'

라는 말을 들었고 또한

'저번주 토요일에 말했던 방학 특강도 커리큘럼을 이번주 안으로 짜왔으면 한다.'

라는 말을 들으니 나와 D강사는 여기서도 빡이 쳤음.

그리고 쉬는 시간에 같이 이야기를 하는데 대화체로 간략하게 쓰겠음.(존대법 없음 주의)

 

 

D  "내가 학원 일을 하면서 일처리를 이렇게 하는 곳은 처음이다."

 

나 "나도 처음 일하는 것이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

 

D  "여기서 오래 있지 못할 것 같다."

 

나 "나도 같은 생각이다."

 

D  "나는 당장 내일이라도 말할 건데 어떻게 할 거냐?"

 

나 "일단은 오늘 충분히 생각해보고 내일 결정할 것이다."

 

D  "많이 생각해라."

 

 

나와 D강사는 만난지 며칠 안 되었지만 단합을 하여 의견이 모아짐.

나는 고등부 수업이 없어서 D강사보다 먼저 퇴근함.

퇴근을 하고 전화와 카톡으로 부모님은 말할 것도 없이 학원 일을 하고 있는 지인한테도 상의를 함.

그리고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한달만 채우고 그만 두는 것이었음.

그렇게 나는 다음날 전투태세를 하여 출근함.

 

근데 2시 30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을 했는데 D강사가 안 보임.

D강사하고도 일단 내린 결론을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조금 당황했음.

그러던 중 갑자기 원장이 교무실에 같이 들어오더니 나와 이야기 좀 하자고 함.

나는 D강사가 어제 말하고 그만 둔 것을 바로 알아차림.

나는 '이게 기회다'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굳게 먹음.

하지만 아쉽게도 여기서 내 불치병인 '어른들에게 착한 놈 코스프레'가 발동이 됨;;

나눴던 이야기는 대화체로 쓰겠음.(원장 - 원)

 

 

원 "○○씨는 우리 학원 어떻게 생각해요?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 "아뇨, 조금 힘들 것 같네요."

 

원 "어떤 부분이 힘든데요?"

 

나 "우선은 초등부를 맡은 것이 좀 걸리네요. 면접 때도 말씀 드렸던걸로 기억하는데 초등부는 힘들 것 같아서 생각을 해보겠다고 했었는데 갑자기 초등부를 맡아서 조금 힘드네요."

 

원 "정확히 어떤 점이요?"

 

나 "초등학교 수학은 초등학교 이후로 본 적도 없고 교과과정의 흐름도 잘 몰라서 여러 번 내용을 걸러내서 가르치는 것이 번거롭고 어렵습니다."

 

원 "중등부는 괜찮나요?"

 

나 "솔직히 말하자면 중등부도 힘듭니다. 방학 특강도 제가 후행반을 맡았는데 그러면 보충이 필요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방학 이후입니다. 제가 아직 대학원생이라 학기 중으로 들어가면 면접 때도 말씀드렸는데 목요일이 힘들 것 같습니다. 매번 학생들에게 제 입장을 고려해달라 하면서 토요일에 보충을 잡는 것도 미안한 일이고요."

 

원 "그거라면 걱정 안하셔도 되요. 학기 중에는 선생님께서 하실 수업을 뒷타임으로 미룰 예정이었고 그러면 선생님께서 대학원 수업 들으실 수 있어요."

 

 

나는 여기서 학기 중 토요일 보충이 필요없을 것이란 것을 설명으로 이해는 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넘길까 생각을 함.

그런데 거기서 딱 생각이 든 게 나는 초등부를 맡고 있었음.

 

 

나 "그렇게 되도 제가 일단은 초등부를 맡고 있으니까 오후 3시에 출근을 해서 초등부 수업을 봐주고 대학원 가서 수업을 듣고 다시 여기로 와서 강의를 하고 퇴근을 하는 게 되겠네요? 그렇게 되면 저는 체력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부담이 갈 것이고요."

 

 

C학원과 대학원은 버스로 약 30분 거리에 있었음.

그 말을 하니 원장이 그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표정을 지음.

 

 

원 "그러면 뭐 어떻게 해드릴까요? 그러면 초등부를 빼드릴까요?"

 

 

나는 여기서 어차피 D강사가 빠져서 고등이 필요했는데 중고등으로 전향시키면 되겠다라는 원장의 마인드가 읽혔음.

그리고 조금 생각한 척하고 바로 말함.

 

 

나 "흠... 제가 좀 생각해본 결과 한달만 채우고 그만 두고 싶습니다."

 

 

이 말 한 순간 원장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갑자기 한탄을 하기 시작함.

 

 

원 "아니... 그렇게 갑자기 그만 두면 저희는 어떻게 하라고요..."

 

 

솔직히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니었음.

학원 강사는 프리랜서와 비슷한 개념으로 돌 수 있고 그만큼 학원 강사에게는 그만 둘 자유도 권리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임.

하지만 그 놈의 불치병 때문에 모질게 말할 수 없어서 돌려 까기 시작함.

 

 

나 "학생들한테도 미안한데 제가 좀 심적 여유를 못 느껴서요. 섣부른 판단일 수 있겠지만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그만 두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요."

 

원 "그래도... 저희가 그만 둘 때에는 한 달전에 이야기하라고 하는데... 그냥 두 달만 하시면 안되나요?"

 

 

나는 많이 본 것은 아니었고 잘 알지는 못했지만 그만 둔 내 선임이 원장한테 어떻게 대우를 받았는지 대충 알고 있었음.

그렇기 때문에 강경하게 대처하기로 마음 먹음.

 

 

나 "죄송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오늘까지만 하고 그만 두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원장은 벙찐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이에 빡쳤는지 조금 말투가 거슬렸음.

뭔가 아니꼬운 듯 말하기 시작함.(물론 그 상황에서 이해는 하지만 직접 들으니 조금 거슬렸음.)

 

 

원 "흠... 그러면 한 달만 하고 그만 두는 것으로 하세요~"

 

나 "죄송합니다."

 

원 "저는 D강사가 조금 어려웠는데 비해 ○○씨가 업무를 잘 따라주는 것 같고 학생들에게도 잘 웃고 다녀서 좋은 사람으로 봐서 ○○씨를 '내 편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잘못 생각했네요~"

 

 

여기서 내 귀를 조금 의심함.

D강사는 학원 일을 많이 해본 경력자로써 다루기 어려웠고 나는 초심자고 만만하니까 다루기 쉬웠다는 식으로 들림.

물론 내 잘못된 짐작일 수도 있겠지만 그 거슬리는 말투와 함께 들으니까 왠지 모르게 '날 호구로 본 건가?'라는 생각이 듦.

나는 한숨을 푹 쉬고 생각을 정리하였음.

그리고 마음을 굳게 먹고 말함.

 

 

나 "저 그냥 이번 주까지만 일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그 순간 나는 여기에 오래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한 어떻게 하면 이 원장한테 빡침을 선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저렇게 말함.

원장은 또 한 번 벙찐 표정으로 있다가 짜증을 내면서 말함.

 

 

원 "아니... 왜 또 그러세요..."

 

 

일단 내지른 것이긴 한데 적당한 이유가 필요할 것 같아서 재빨리 잔머리를 굴림.

그리고 생각한 것이 바로 방학 특강이었음.

 

 

나 "방학 특강이 다음주부터 시작해서 5주 동안 하는 것인데 제가 중간에 그만 두고 다른 사람으로 바뀌면 학생들한테 별로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냥 방학 특강 하기 전에 그만 두는게 더 옳은 것 같습니다."

 

 

워낙 확고하게 말해서 그런지 이번엔 빠르게 수긍하는 것으로 보였음.

 

 

원 "알았어요... 그럼 이번주까지만 하는 것으로 하세요..."

 

니 "네, 죄송합니다."

 

 

솔직히 '죄송합니다'라고 여러번 말했는데 그 말을 말하는 것도 아까울 정도로 죄송하지도 않았음.

오히려 추가수당도 없고 강사에 대한 복지도 별로 안 느껴지는 거니와 무엇보다 내가 생각한 학원과는 완전 딴판이었기 때문에 빡침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쾌감이 들었음.

 

그리고 신경쓰지는 않았지만 원장과 실장의 계속 눈치를 받으면서 남은 기간 동안 업무를 봤고 마지막 날에 쾌재를 부르며 퇴근함.

이 이야기를 다른 파트 선생님께 말하니까 잘했다고, 잘생각했다고 얘기를 해줬음 ㅋㅋ

자기도 곧 그만 둘 거라고 얘기를 덧붙이면서 ㅋㅋㅋ

 

아, 생각해보니까 나오면서 급여 지급에 관한 것을 이야기하지 않았네?

부모님께서는 그런 식으로 운영하면 급여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을 거라는 말을 해서 나는 확실하게 받아낼 각오를 하고 있음.

내가 일한 2주 동안의 급여인 월급의 반을 받기 위해서.

혹시나 업무를 한 적이 없다라는 식으로 둘러댈 수 있으니 내가 2주일 동안 일했다는 그 증거를 전부 모아둠.

오늘 나올 때 원장한테 인사차 얘기를 했는데 굉장히 듣는 사람 기분 나쁘게 말하던데?

나중에 이와 관련해서 일 생기면 또 한 번 그 썰을 풀러 오겠음.

호구에서 미친 놈이란 것을 알게 해줄 테니까 말이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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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글 올리려는데 갑자기 생각나서 몇 줄 더 적어봄.

그만 두기 딱 하루 전날 업무를 보고 있는데 원장의 손님으로 누가 왔었음.

근데 어디서 많이 봤다 생각해서 좀 기억을 되짚어봤는데

아까 내가 면접을 봤다고 했던 학원들 중에서 B학원의 원장이었음.

여기는 아까도 말했지만 페이가 안 맞아서 거절했다고 했지만 사실은 연락이 안 온거였음.

하지만 내가 거절한 의사도 있었긴 함.

 

무슨 말이냐하면 내가 B학원에서 면접을 보고 시연강의도 했는데 B학원 원장이 날 괜찮게 보는 것 같더라고.

대학원생이라고 들었는데 어디서 따로 칠판을 사용한 적이 있냐고 물어봄.

그래서 대학교도 대학원과 같이 전공이 수학교육이라 작년 교생을 다녀왔다고 얘기했음.

그랬더니 더 괜찮게 보는 것 같더라고.

 

그렇게 시연강의를 마치고 다시 면접을 보기 시작했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페이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는 거임.

근데 내가 못해도 올해 안에 600을 모아야하는데 그게 수지타산이 너무 안맞는 거임.

그쪽 원장도 말함. 생각보다 페이가 낮냐고.

그래서 말했지. 생각보다 조금 낮은 것 같다고.

 

그리고 원장이 몇 가지 질문을 하는데 그 와중에 나는 잔머리를 굴려서 어떻게 해서든 여기는 뽑히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듦.

그래서 '최대한 안 좋게 보이자'라고 생각함.

질문 중에 '자신은 어떤 선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냐'라는 질문에 나는 주저없이 '굉장히 무서운 선생이 될 것 같다'고 함.

또 '잘못된 것은 바로 잡고 고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위해서는 학생들을 많이 다그칠 것 같다'고 덧붙임.

물론 본인은 저런 생각은 하고는 있지만 객관적으로 정도껏 할거임.

그렇게 말하니까 원장이 나한테 '혹시 급여 얘기 들으시고 일부로 그렇게 말씀하시냐'고 묻자 나는 조금 뜨끔했지만 겉으로 내세우지 않고 '이런 것은 진실되게 말해야한다'고 얘기했었음.

결과적으로 그 학원에서 연락이 안 온거지만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임.

 

 

아... 굉장히 길어졌는데 혹시나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한테는 감사하고 또 감사함.

생각했던 거랑 달리 고구마만 잔뜩 먹어서 사이다가 많이 필요한 것 같은 분들에게는 정말로 미안함...

딱히 핵 사이다로 인한 청량감을 못느끼게 해줘서 또 미안함을 말하며

본인은 이렇게 글을 마무리하겠음!

나중에 또 썰을 풀 일 있으면 오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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