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 회사에 11년째 근무를 하고있다. 직무는 품질관리 업무이다.
입사때 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가끔 하루씩을 제외하고는
매일 밤 10시~새벽4시 사이에 퇴근한다.
또한 그 중간에 철야근무를 하고 밤 10시가 넘어서 퇴근하는 일이 빈번하다.
사실 이렇게 일하지 않으면, 당장 또는 다음날 회사에 큰 손실이 발생할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럼 못하겠다 하고 퇴사하면 되지 않느냐 하는데,
사람이 그렇게 오랬동안 마음을 담고 일해왔던 곳에서 퇴사해서 새로운 일을 찾는다는게 쉽게 마음먹어지지는 않는다.
일이 너무 많고 힘들다고 몇년째 수도없이 보고를 하지만, 아무도 들은척 하지 않는다.
그저 조금만 더 가보자 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넘어간다.
경기가 나쁘니 내가 쉽게 퇴사하지 못할거라는 생각인건지... 높은 분들 생각이니 사실 잘 모르겠다.
경기가 나쁜 만큼 우리 회사도 많이 어렵다.
그래서 그만큼 고객 클레임 제로 및 내부 품질관리를 최고 우선으로 지양한다.
그럴수록 나의 업무는 더욱 늘어나고, 신경쓰게되고, 힘겨워진다.
매일 메이저급 고객사들의 검사가 있고, 그 검사가 야근을 위한 저녁식사도 못할 만큼 늦게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처음에는 저녁도 굶고 검사를 수행하고, 관리부에 문자로 보고하고,
약 밤 10~12시 사이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빵을 사먹기도한다.
(이건 저녁식사가 아니고, 새벽까지 일해야 하므로 야식으로 먹는거다.
또한 새벽 3시 전에 퇴근하면 야식은 먹지도 못하게 한다.)
편의점 음식이 질릴때면, 저녁식사비+야식비 를 합쳐서 치킨을 시켜서 두번 나눠먹기도 한다.
음식 시켜먹고 모자란 금액은 내돈을 내서 충당한다. 뭐 몇천원 안되니까...
(참고로 우리회사 외부식사비는 1끼당 7000원으로 정해져있다고 관리부에서 들었다.)
야식 먹은 영수증을 관리부에 가져다 주면, 어제 몇시까지 일했냐고 물어본다.
그런 추궁을 당할때는 솔찍히 더럽고 치사하다는 기분이 많이 든다.
마치 내가 회사 돈을 횡령이나 한것처럼.. 관리부/경리부는 항상 갈때마다 현업부서 사람들을 하인 대하듯 한다.
윗사람들이 그렇게 사람을 대하니, 나보다 몇년씩 늦게 입사한 사람들도 자기보다 나이많고 높은 사람들 대할때 갑질을 해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떤 일이건 관리부/경리부에는 가기싫어지고, 안먹고, 안받고, 안하고싶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남들 다 퇴근하고난 새벽까지 남아서 일해주고도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는지...
나도 국제자격증도 여러개 가지고 있고, 품질 업무외에 회사 전체 네트워크 및 전산관리를 해주고 있는,
나름 스팩있는 사람이다. 또 더욱 큰 스팩을 위해서 없는 시간 쪼개서 노력하고 있다.
오늘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고객 입회검사가 늦게 끝나서 저녁식사시간이 지났다.
고객은 검사에서 발생되는 기록물을 모두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라 하고 집에 간다.
나는 오늘 처리해야 할 업무를 대충 정리해서 퇴근시간을 어림잡아보고, 저녁식사 및 야식을 먹기위해서 관리부에 연락했다.
관리부 담당자분이 전화와서 하는 말이,
"니가 며칠전에 먹은 저녁식사와 야식에 치킨이 있었는데, 이런거 먹으면서 회사에서 일한거 맞냐?"
라고 경리부에서 따진다고 하면서, 앞으로는 5천원 정도 하는 편의점 도시락을 사먹으라고 한다.
오늘 이말을 듣고 기분이 너무 서럽다.
사내 식사를 일부러 안먹은 것도 아니고, 고객이 빨리 가고싶어서 좀 더 하자고 해서 어쩔수 없이 대응하는것이고,
비싸고 맛있는 것을 먹은것도 아니고, 정해진 금액을 초과해서 먹은 것도 아니다.
회사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위해서 밤새 댓가 없이 일해준 죄 밖에 없다.
난 뭐지?
요즘 국내/국외 할것 없이 과잉업무로 죽거나 자살하는 사람이 자주 보인다.
그 사람들이 일을 적게 했다는게 아니라, 나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이 하는데... 나는 언제 죽어야 하지?
심지어는 46시간 이상 눈뜨고 일한적도 허다하다.
좀 아프고싶어도, 쓰러지고싶어도 잘 안된다. 그렇다고 일을 놓고 퇴근할 용기도 없다.
정말 이 생활을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은 정말이지. 기분이 많이 나쁘다.
정말 진짜 너무 퇴사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