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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속상한데 하소연할데가 없네요

너무 너무 속상해요 근데 하소연할데가 없네요...

결혼도 했고 남편도 정말 좋은사람이고, 이제 임신해서 예쁜 아들 만날날 기다리고 있는데 하...

 

우리집은 왜 이럴까? 난 왜 이럴까?

 

아기를 가지니까 더 이해되지 않아요.

소위 말하는 학대아동이에요 저.

 

어릴 때 아프다고 하면 아버지가 "병신같은 년 왜 아프고 지랄이야" 라고 욕만 해대니까

아파도 아픈티를 못냈어요. 초등학교 때 수두 걸렸을 때도 엄청 저한테 짜증낸 기억만...

 

머리가 긴것도, 머리를 단정히 묶지 않은 것도 전부 아버지한테는 짜증거리였죠.

그래서 엄마는 항상 저한테 "조용히 해, 아빠 화낸다, 머리 묶어" 이런말만 했던게 기억나요.

 

괜히 엄마한테 출근하지 말라고 시비걸고 저한테 학교가지 말라고 하면서 가방을 가위로

잘라버리던 아버지... 그래놓곤 미안한지 살살거리고

 

평생 자기 손으로 돈 한번 번적 없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 곁을 떠나지 못하는 엄마...엄마는 참 어떻게 보면 대단해요. 한달에 6-70만원 벌어 세가족을 먹여살렸으니까...

 

하지만...학습된 무기력이라고 하나요?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흔히 겪는 그런 증상을 저희 엄마도 똑같이 경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버지에게서 도망치지 못해요... 매일매일 싸움의 연속이었는데 말이에요. 저라면 처음부터 이혼했을 거에요.

 

돈때문에 싸우고 저때문에 싸우고....걸핏하면 아버지는 "내가 저거 낳고 인생 망했다. 저거만 안태어났어도..." 라며 저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보곤 했어요. 고작 초등학생이었는데 말이에요. 학교에서도 매번 미술, 시짓기, 글쓰기로 대상, 금상, 은상만 받아왔는데 한번도 칭찬 받아본 기억이 없었어요. 초등학교때 부터 생각했던 것 같아요. 왜 태어났을까?

 

너무너무 가난해서 학원 한번 가보지 못하고 급식비는 매일 밀렸어요. 너무 너무 가난해서 시장에 파는 5천원짜리 운동화도 못사 신고 옷도 같은 옷만 일주일 넘게 입었던 기억이 나요. 엄마도 마찬가지였죠....늘 남한테 물려입고 얻어입고....그래서 항상 주눅 들어 있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아버지한테 처음으로 대들었어요. 그리고 맞았어요. 많이

죽고싶어서 유서를 쓰고 교복 주머니에 넣은채로 6개월을 지냈어요. 차를 보면 뛰어들고 싶고 줄을 보면 목을 메고 싶었는데 내 인생 너무 아깝고 내가 불쌍해서 죽지는 못하겠더라구요.

 

공부해서 대학갔어요. 학자금 대출받아서...근데 엄마는 항상 못 지킬 약속만 했어요. "엄마가 대학보내줄게, 엄마가 너 시집갈때 돈 많이 해줄게, 엄마가 차 사 줄게" 근데 그중에 지킨 약속은 하나도 없네요...뭐 엄마도 사는게 힘드니까 이해는 해요.

 

수능끝나고 식당에서 알바해서 처음으로 50만원을 벌었더니 엄마가 아버지한테 단돈 5만원이라도 주라고 하더라구요...용돈으로...그래서 줬더니 아버지가 "꼴랑 이거 벌었냐? 쳇 전기세 내면 끝이겠네" 라고 말하더라구요. 그 외에도 아버지는 항상 저한테 "너 대학도 가지말고 시집도 가지말고 우리 먹여살리고 돈 많이 벌어와라, 공장가면 된다" 라고 말하더라구요.

 

너무 너무 끔찍해서 돈 모아서 독립했어요. 아버지가 저 집에서 나가는 날 "너 이집에서 나가면 내가 너 다신 안받아준다. 끝이다" 라고 하길래 옳타쿠나 하고 나가서 29살 지금까지 연락안하고 살아요. 독립해서 하루에 8시간 이상 일하고 오후에 수업 몰아서 듣고 도서관가서 공부하고 제일 늦은 막차를 타고 자취방으로 돌아왔어요.

 

돈이 궁했으니까 매번 장학금을 타려고 공부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학점도 좋아서 취직은 빨리 됐네요....이제 직장생활 4년째에요. 사실 고3이후 일을 쉬어 본 적은 없어요...

직장에서 정말 정말 착하고 성실하고 바른 지금의 남편 만나 하루하루 행복한데...가끔씩 엄마를 만나면 미칠 것같아요.

 

아버지를 용서하고 이제 한번 만나보래요...저 시집도 제돈 모아서 갔어요. 엄마는 남편 양복 30만원짜리랑 시계 50만원 짜리 해준게 다에요. 혼주석에 아버지 자리 없이 결혼식 올렸어요. 그래놓고는 "그래~나도 내가 벌어서 시집갔어" 라고 말한 사람이에요. 정말 너무너무 속상했어요...다행히 시댁에서 제 사정 이해해주셔서 잘 지내고는 있는데...정말 제 결혼생활 너무 완벽한데 너무 슬퍼요.

 

우리엄마는 왜저럴까? 나한테 했던거 기억이나 할까? 근데 이제 아프다고 연락이 와요. 자기 아쉬울 때만..."병원에서 큰 병원을 가보라고 해서 대학병원 가기로 했어~너무 걱정하지마" 라며...이야기해놓고 걱정하지말라고 하면 어쩌라는건지...임신해서 직장생활하는 딸 걱정도 안되는지 너무 너무 속상해요. 남들은 딸 임신했다고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준다는데

 

저희엄마 저없이 핸드폰하나 못바꾸는 사람이에요. 사회성도 떨어지고 말도 어눌하고...아니나 다를까...대학병원에 예약도 안했고 결국 제가 제일 잘한다는 대학병원 모시고 가기로 했는데 속이 왜이렇게 답답할까요? 너무너무 답답한데 남편한테는 말도 못하겠어요. 너무 쪽팔리고 아...

 

정말 내가 전생에 무슨 업보를 지어서 이런 부모를 만났나 생각하면서도 임신한 우리애기 생각하면서 이런나쁜 생각말자고는 하는데...날씨도 흐리고 기분도 안좋네요...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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