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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의무서운이야기입니다:) 180

벨라 |2017.08.01 00:43
조회 1,955 |추천 7
[ 제가 올리는 모든 글은 펌글입니다 ]








PC버전 맨밑으로 이건 90년생인 나냔의 어릴 적 이야기야.




99년도에 우리집은 이사를 했어.

마당이 엄청 크고 넓은 집이었고, 엄마 말론 시골집 치고도 싸다고 했지.

그땐 건설용역회사 사장 하던 우리 아빠도 잘 나갔더랬지.
출장이 좀 잦긴 했지만 집에 한 번 올때마다 2,300만원씩을(그때당시엔 컸지) 현금으로 턱턱 두고가곤 했어.

외동딸인 나냔이 '아빠 과자가 먹고싶어!'하면
그 과자를 박스째로 사오시던 분이야.




아무튼 지금 생각해도 그 집은 참 이상한게
마당이 무지하게 넓었어. 옆으로.
뒷마당도 있고, 뒷마당엔 '대나무 숲'이 있었고

어린 내가 느끼기엔 별천지 같은 곳이었어.


마당이 얼마만큼 넓었냐면, 대형 리무진 버스(관광버스) 세 대를 주차하고도 자리가 남을 지경
정작 집 크기는 마당의 1/4도 안되었던 것 같아.


마당엔 온갖 꽃과 꽃나무가 다 있었고
대나무숲 사이사이에 아카시아꽃냄새가 참 좋았던 기억


그 집에 대한 첫인상은
크다! 넓다! 화려하다(꽃때문에)! 예쁘다!였어


처음으로 내 방이 생긴 것도 너무 기뻤고.




문젠 거기서부터였던 것 같아.

내 방은 북향이고 음지였어.
거기다가 거실에서 부엌을 한 번 통과해야 방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이상한 구조.


또 이상했던 게
마당이 큰데다 수풀이 많으니까, 대문부터 현관까지 넓은 돌로 징검다리처럼 만들어 놨거든
근데 그 한가운데에 엄청 큰 나무가 있었어.


ㅇ가 돌이라고 하면

[대문]ㅇㅇㅇㅇㅇㅇㅇㅇ(나무)ㅇㅇㅇㅇㅇㅇ[현관]


이런 식이야. 어쨌든 사람 가는 길을 나무가 막는 이상한 형태

왜 길을 이런 식으로 텄지? 하고 의아해했지.


아빠가 늘 '저 나무를 베어버려야지'했지만 집에 계실 때가 잘 없었기 때문에 그냥 그런대로 지냈어.
조금 돌 뿐이지 통행에 엄청 큰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런데 어느날 아버지가 그 나무를 베었어.

지금 생각해도 꽤 큰 나무 그루터기야. 가정집 마당에 있는 나무 치곤 좀 많이 컸어.
내 기억엔 그거 버드나무였던 것 같아.


이상하지 않니? 온갖 꽃나무 감나무야 그렇다 쳐도
집안에 왜 버드나무랑 대나무가 있지?



나냔은 그때부터 아프기 시작했어. 엄청 심한 빈혈이었고 픽픽 쓰러지고 그랬어.
근데 병원에 가거나 입원할 정도로 심하진 않다고 대수롭게 여겼고
학교가면 또 말짱해지고 집에만 오면 어지럽고 그렇더라고.


또 집안에 벌레가 엄청 생겨. 특히 쌀에.
쌀벌레 약도 써보고 그랬는데 별로

그 시기에 엄마도 자궁 적출하는 수술을 했어.
그 수술 하고나서 엄마한테 괴벽이 생겼는데,
지금도 엄청 충격적으로 기억나는게

밤에 엄마가 쌀통을 열어. 쌀벌레고 뭐고 신경 안쓰고
생쌀을 한움큼 집어서 우적우적 씹어 드시고 있어.

내 방은 부엌이랑 연결되어 있으니까, 볼 수 있지.
이런 걸 보면 나냔은 그냥 못본척 하고 자고 그랬어. 어린나이었지만 그땐 엄마한테 말걸면 안된단 생각이 들더라고.


아빠 사업도 잘 안되기 시작하면서 아랫직원이 돈을 들고 날랐고,
용역회사다 보니 아저씨들이 임금을 달리고 난리들이었어.
결국 아빤 개인돈을 털어서 임금을 줬어.
엄마가 울면서 현금을 한뭉치씩 싸던 기억이 나네.



그 집에서 꽤 오래 살았었어. 나냔 고등학교 들어가고 나서 이사했으니..


나냔이 중학생 때 쯤엔
쥐도 생겼어.
어느정도로 심했냐면 천장이 무너질 정도야.
천장이 무너지면서 쥐새끼들이 막 떨어져.

근데 우리 가족은 고칠 생각도 별로 안 했어.
나냔이 밤에 컴퓨터하고있으면 천장에서 쥐가 툭! 떨어져. 내 손 옆으로.

아무렇지 않게 하던 일 계속 하곤 했어.
온 집안 천지가 쥐똥이었고,
교복 위에 벌레 유충 있고 밤새 쥐가 똥 싸놓고.
툭툭 털어서 입고 나갔어. 전혀, 그게 더러운 거라는 것도 못 느끼고 말야.


어느 날은 뒷마당 보일러실 옆에 새끼 고라니가 내려와 죽어 있더라고.
왜 죽었나 보니까 빨간 긴 천? 같은거에 목이 엉켜서 부러졌네?

대나무숲 쭉으로 내려온 것 같은데 왜 천이 엉켜있지? 싶어서 엄마랑 같이 숲에 조금 들어가 봤지.

그 전엔 그 숲 안으로 들어갈 생각을 전혀 못했었거든
너무 어둡고 가팔라서 말야

근데 그 안엘 가보니까 대나무를
빨갛고 파랗고 하얗고 노랗고 뭐 그런 천으로 빙빙 둘러 놨더라고
아마 거기 걸려서 그렇게 됐던가봐
그 안쪽엔 엄청 오래 된 부러진 초 같은 거랑 그릇이랑 그렇게 있더라구.

옛날 무슨 성황당 같은 그런 느낌인데


아무튼 나중에 알았지. 그 집이 무당집이었다는 거를.


근데 이사할 여유가 없어서 그 후로도 한참 살고,
나냔은 고등학교 기숙사 들어가느라 집 나오고
근데 집 나오니까 정신이고 뭐고 멀쩡해지드라 정말.


고등학교 2학년때쯔음에 더 작은 집으로 옮겼어. 그때부턴 괜찮았어 모든 게.







나중에 누가 그러더라고

너는 음기 들렸다고.
몇 년동안 귀신이랑 먹고잤네?

하는거야.




그 말 듣고보니까 맞는 거야.



그 집은 무당집이었고.
마당에 있는 나무를 베어서 아버지가 귀신 드나들 길을 열어주고.

그리고 내 방 있잖아
거실에서 부엌 지나야 들어갈 수 있는 내 방
거기가 무당이 신 모시고 굿 하는 그런 방이었겠지.

어쩐지 몇년동안 내방에서만 향냄새가 나던 거 있지.

추천수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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