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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후에야 깨달은 점

01110110 |2017.08.11 20:52
조회 19,097 |추천 24
언젠가 아는 선배와 연애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내 생각의 틀을 바꿔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선배는 내가 연애에 대해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연애는 내가 어떻게 하면 이 사람을 더 사랑할까 생각하는 거라고 했다. 그 전까지는 단순히 사랑하니까 같이 있고 싶고 같이 뭔가를 하는 게 연애라는 생각을 뒤엎는 계기가 됐다.

지금와서는 거기에 뭔가 덧붙이고 싶다면,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의 자존감을 높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해주고 선물을 해주면, 사랑한다고 많이 말을 하면 될 줄 알았다. 외로울 때 함께 있고, 연락을 자주하고, 같이 시간을 보내면 될 줄 알았다. 그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결국에 그 모든 행동이 상대방이 소중한 존재라고 느껴지도록 하는 데까지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없다는 걸 깨달았다. 말로 하는 칭찬은 큰 의미를 가지지 않을 때에도 의도했든 안 했든 자존감을 낮아지게 하는 말은 너무나도 그 사람을 짓눌렀던 것 같다.

누군가를 좋아할 때마다 항상 했던 고민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이 사람의 좋은 점이, 얼굴이나 몸매, 성격, 지식 등이 사라져도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을까. 긍정적으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사람을 정의하는 것들이 사라지면 무엇이 남는지 몰랐고 결국 확실한 대답을 찾지 못해 연애를 시작하지 못했었다.

그 모든 게 사라져도 괜찮은 사람을 만났다. "대체 불가능한" 사람, 아무리 같은 학력, 외모, 성격을 가진 다른 사람이 있어도 같은 사람이 아니기에 대체 불가능한 사람을 만났다.

물론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화나고 속상한 일이 있어도 그 사람이었기 때문에 참을 수 있었고 그 사람이었기에 함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익숙함에 눈이 가려 그 소중함을 잊었다. 내 나름대로 사랑했지만 그 사람이 원하는 건 아니었던 것 같다.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엔 노력도 시들어갔다.

자신을 지키며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외로울지라도 과감히 결정을 내린 걸 보며 역시 성숙하고 멋지다는 생각을 하는 한편 그래서 끊어낸 게 나라는 사실에 자괴감이 들면서 내가 줬을 상처가 생각나서 가슴이 아프다. 그리고 내가 자신에게 (다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 믿고 기다려 줄 순 없었을까 이기적인 원망이 조금 든다.

혹시라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그 때는 다른 건 몰라도 나랑 있으면 세상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들게 해줄게요.

미안해요. 그리고 아직 많이 사랑해요.
추천수24
반대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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