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녕하세요. 저는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휴대폰으로 쓰는거라 글 문단 나누는게 잘 맞을지 모르겠네요. 글이 많이 깁니다...
저는 매주 금요일마다 글 쓰는 봉사 비슷한걸 해요. 한 주는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하고 다른 한 주는 온라인(카톡)으로 만나서 글을 쓰는거에요.
조를 나눠서 하는데 저랑 4학년인 오빠 두명. 이렇게 세명이 같은 조가 됐어요. 저는 작년에도 했었던거라 조금 수월한 편인데 두명은 처음이라 아예 아무것도 모르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설명도 해주고 글 썼던걸로 예를 들어가면서 이해를 시켜줬었어요. 설명을 잘 못하는 편이지만 알아듣는 것 같더라구요.
7월 초에 쓰기 시작해서 현재 70% 정도를 완성 했어요. 같이 모여서 생각을 주고 받으면서 하는건데 둘 다 잘 안오더라구요. 이런 저런 이유로 모임에 빠졌어요. 다른 조는 모여서 하는데 저희 조만 저 혼자였어요. 온라인 모임으로라도 하려고 했는데 읽는 것도 늦고 연락도 잘 안됐어요.
어렵사리 주제를 정해서 쓰기 시작하는데.. 오빠들은 아무것도 모르겠다하고.. 어떻게 하는건지 설명을 들어도 모르겠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도 그나마 한명이 글을 써왔는데 제가 아무리 봐도 도저히 쓸 만한 곳이 없어서 관뒀어요. 제가 잘 취합 해 본다며 둘러대긴 했는데 그냥 못 써도 쓰게 놔둘걸 그랬나봐요.
온라인으로 모여야 하는 날엔 저녁 늦게 연락이 와서는 "학원이었어서 톡을 이제 읽었다.", "두시간 동안 뭐라도 써서 9시쯤에 보내겠다." 하더라구요. 참, 한명은 하필 이사를 하는 날이라 같이 글 못 쓸거라고 정말 다행히 모이기 전에 말해줬었어요.
그래도 완성은 시켜야하니 혼자서라도 글을 썼죠. 네. 제가 그 70%를 했어요. 두시간 동안 써서 준다던 글은 다음 날 저녁이 되도록 주지도 않았고 그 다음주 모이는 날이 되도록 하나의 핑계조차 없었어요.
그래도.. 적어도 같은 조니까. 대학생이라면 조별활동에서 팀원의 잠수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거니까. 혼자 3인분의 양을 하는게 힘든건지 알거니까. 나머지 30%라도 오빠들이 해주길 바랬어요.
다른 조에게서 피드백 받은걸 보여주면서 수정 부탁한다고 얘기를 했어요. 또 늦게 톡으로 "학원이었다." 말하더군요. 한명은 해외여행을 갔구요.
저도 그냥 있을 수 만은 없어서 매주 금요일마다 오후 3시에(모이는 시간이었어요.) 학원에 계시냐고. 언제 마치냐고 물었더니 학원 마치고 집에 도착하면 9시래요. 정말 미안하다 하는데 거기다 대고 화를 낼 수가 없었어요.
솔직히.. 매주 학원을 가는거면 미리 말을 해서 양해라도
구할 수 있잖아요.
3주 전인가 저보고 "이제까지 혼자 다 했으니까 나머지는 우리가 할게. 신경쓰지말고 오늘은 글 쓰지마." 하더군요. 무슨 일인가 싶었어요. 그런데 발전 없이 그대로더라구요. 자기들도 글 안 쓰고 신경 안 썼더라구요. 어이가 없어서 좀 웃었어요.
담당 쌤한테도 말씀 드리려고 했어요.. 힘들다고. 저 혼자만 쓴다고. 이제까지 피드백 바란다고 보여드렸던 내용 전부 저 혼자 쓴거라고..
사실 제가 사는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만나고 하는거라 이동거리도 꽤 있고 버스타고 기차타고 지하철을 타고 가야하는 저로써는 교통비도 많이 깨지는 일이었어요. 글 쓰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올해는 안할거라고 했었어요. 그런데.. 봉사활동이니까 손해를 얼만큼
보는지 계산하고 이득을 얼만큼 보는지 계산해서 하는건 잘못 된거잖아요. 봉사활동은 아무런 대가없이 하는거니까요. 그래서 참았어요. 또 담당 쌤이 같이 할 사람이 적다며 1학기만이라도 해달라는 부탁에 알겠다고 해버렸어요. 이런 일이 벌어질 줄도 모르고요..
이전의 일들은 솔직히 오빠들이 글을 써도 써먹을 수 있는 곳이 없으니까 제가 혼자 하려고 했던 것도 있어서 다 용서할 수 있어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지금부터에요.
저번주에도 저 혼자 글을 쓰고 있었어요. 그 날은 아예 제가 글 쓰자고 먼저 연락도 안했어요. 저 혼자 해서 보여주면서 이만큼 내가 했으니까 마무리는 오빠들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글을 어느정도 쓰고 이제 보내려는 찰나에 한명에게 톡이 왔어요.
그만둔대요. 담당 쌤한테도 말했고 같은 조인 다른 오빠한테도 말했대요. 자기가 하려고 하는게 생겨서 그 일을 하려고 이걸 그만둔대요. 자기 꿈이랑 관련된거라 중요한거래요. 저한테 아무 말 없이 그냥 그만두는건 미안한 것 같아서 톡했대요.
진짜 너무 허무했어요. 이제까지 난 뭐했던걸까 싶고 나쁜 마음이지만 저한테 미안한데 저런 말을 할 수 있나 싶었어요. 시작도 손 대지 않았으니 끝도 손 대기 싫었나봐요.. 알겠다고. 그동안 수고 많았다고. 하고 싶지도 않은 말을 해버렸어요. 제가 붙잡을 자격은 없으니 가식이라도 떨었어요. 웃기죠..
남은 오빠랑 둘이서라도 마무리를 짓고 싶었어요. 그래도 이 오빠는 못 쓰더라도 글을 써왔던 오빠라서요. 하지만 이건 제 욕심이었나봐요. 오늘까지 저번주에 마무리 덜한거 하자고 했었어요. 저도 오늘까지 수정해서 보내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또 또 제가 글을 보내기 전에 이 오빠도 그만둔다고 하더라구요. 이번 학기가 마지막 학기라 자기한테 너무 중요하고 미래를 위해서 학원을 다니는거라 이해 부탁한다고. 이번엔 눈물이 나더라구요. 자신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 정말 대단해보였어요. 좋아보였어요. 그래도 마무리는 하고 갈 줄 알았어요 둘다.
정말.. 지금이라도 그만둔다고 말하고 싶어요. 1학기에 방학도 포함되는거라고 생각해서 2학기 개강 전에 그만 두려고 했어요. 이번주를 마지막으로 그만두려고 했어요.. 그런데 오빠들이 먼저 선수를 쳐버렸네요.
오빠들이 4학년이라서 이해했어요. 그래도 저는 2학년이니까 오빠들 보다는 남은 시간도 많고 저는 적어도 마지막 학기는 아니니까 덜 힘든거라고 이해했어요.
근데요. 오빠들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화가 가라앉지 않아요. 제가 오빠들을 비롯해서 이 일을 같이 하는 아무 죄 없는 다른 조 사람들까지도 모든 인간관계를 다 끊고 싶을 정도로 화나요.
어렸을 때부터 착하다 소리를 많이 들어서 착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해해주는게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릴 때 착한 것과 어른이 된 후의 착한 것은 다른 의미인가봐요. 그냥 저는 착한 사람이 아니라 멍청한 사람이었어요.
중고등학생 시절에도 친구들이 자주 저를 걱정 했어요. 계속 받아주고 이해하고 그러면 너만 힘들어질거라고. 그 말이 딱 맞네요. 모든 사람이 저같이 않다는걸 아는데도 어른으로써 아직 덜 성장했나봐요 전.
그냥 누군가가 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분노와 힘듦을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게 이기적인 일이겠지만요.
저까지 그만두면 갑자기 매주 한명씩 세명이나 그만둔다고 해서 담당 쌤도 놀라고 힘드시겠죠..? 그래도 이번 글 마무리 하고 그만두려구요. 저는 핑계거리를 찾을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 이 이야기를 하면 이해해주시겠죠?
제 장래희망이 되려던 일이었는데 장래희망이 바뀔 것 같아요. 읽으셨을지, 길다고 넘기셨을지는 모르겠지만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