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회사를 쳇바퀴돌듯
정신없이 살고있는 나.
커리어우먼 벌써 5년차가 되어간다.
입사후 몇년간은 정신없이 바빴지만
이젠 직급도 올라가고 그나마 조금은 여유롭다.
그리고 예전같았음 야근에 시달릴 시간이
이젠 즐거운 여가생활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모든건 그이 덕분.
거래처 대리였던 그가 나에게
취미생활이 뭐냐고 물어봤을때 부터다.
얼떨결에 자전거 라이딩 좋아한다고 했는데,
사실 난 마음만 있었지 실제로 타진 않았다.
내가 워커홀릭이라고 몸 너무 안좋아졌다고
걱정해준 친구가 자전거를 타기에,
나도 따라 타볼까 한 맘만 있었을뿐,
아무 장비도 없고 자전거라곤
중학교때까지 타본게 전부였다.
그런 나에게 자기도 자전거 타는거 좋아한다며
같이 타보자고 선뜻 제의해준 그이..
둘이타면 혼자타는 것보다 즐거울꺼란 말에
나도 일단 알았다고 대답을했다.
난 솔직하게 내 상황을 얘기하며,
사실 자전거도 없고 아무 장비도 없는데
그냥 맘만 타고싶은 거라고 말했는데
그이는 알겠다고 하더니 몇일뒤 저녁에
강변 산책로쪽에서 보자고 했다.
그냥 몸만 오라며.
고맙기도 하고 무슨 꿍꿍이지 하는 마음이 들었으나
평소에도 젠틀한 그이의 제안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한편으론 그게 아니지
그인 유부남이라고 들었는데? 이건뭐지?
그냥 운동만 하자는건가?
그래 뭐 식사 하자는것도 아니고 운동하자는건데
다른 꿍꿍이가 있겠어.
몇일이 지나고 약속 당일 저녁이 되었다.
난 결혼한 친언니 가족과 살고있기 때문에
운동하러 다녀오겠다 말한뒤 간단한 조깅 차림을 하고
약속장소로 나섰다.
언니는 네가 왠일이냐며 웃었지만 잘생각했다고
앞으로도 꾸준히 하라고 얘기하며 배웅해주었다.
버스로 세정거장.
약속장소에 도착해보니 그곳엔,
너무 이쁜 자전거 두대와 함께
그이가 웃고 있었다.
강물에 비친 가로등불과 자전거와
너무나 어울리는 미소.
갑자기 나도모르게 얼굴이 달아오르고 맥박이 뛰었다.
다가가자 나와줘서 고마워요 라고 그이가 말했다.
고마운건 사실 나인데..
그인 헬멧과 장갑 그리고 자전거를 차례로 주며
이건 여동생꺼 빌려주는거니깐
부담없이 써도 된다고 말했다.
반납은 먼 훗날 안탈때 줘도 된다고.
관리가 잘되있는건지 너무 새것 같았다.
그럼 여동생은요? 하고 물으니
더 좋은거 타고다녀서 안쓰는거라고,
살때도 아는곳에서 저렴하게 산거라
부담갖지 말라는 얘기에,
조금은 미안한 맘이 사라졌다.
안장에 앉아 페달을 밟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십여년만에 타는 자전거인데도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이가 먼저 앞서가고 나는 천천히 뒤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시원한 강바람이 내볼을 스치듯 지나갔다.
그래 이거야..
이런 여유로움을 난 여태 잊고 살았어...
갑자기 앞서가는 대리님의 뒷모습이
너무나도 듬직하고 섹시해 보였다.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밤의 강변풍경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고마워요... 우린 한참을 그냥 말없이 달렸다.
중간중간에 짬짬히 쉬며 그인 친절하게
자전거 기어넣는법과 소소한 조작법을 알려주었다.
어느덧 왕복하기로 약속한 다리가 나와서
길옆 벤치에 멈춰섰다.
여기서 쫌 쉬어가죠 라고 그이가 말했다.
웃으며 백팩에서 물통을 꺼내 나에게 마시라고 권했다.
락앤락 플라스틱 물통이었다.
아 물은 저도 가져왔어요 라고 하며
내 물통을 꺼내 마시기 시작했다.
사실 나오기전에 물통을 찾았는데 쓸만한거리곤
어린 조카의 엘사 물통뿐이라 그냥 담아왔다.
물을 마시고 있는데 그이가 갑자기 웃으며
물통이 어디서 난거냐고, 본인꺼 맞냐고 물었다.
약간 창피했지만 사실대로 조카꺼라 말하고
급하게 나오느라 준비를 제대로 못했는데
그냥 쓸만한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인 자기도 비슷한 물병있는데
담부턴 본인도 그 물병을 갖고다녀야 겠다고 말했다.
"엘사 물병과 잘 어울릴꺼 같군요.
우리집엔 아리엘 물병 있거든요.."
나도 웃으며 말했다.
"그거 갖고 나오면 왠지 귀여운 커플 물병 되겠네요..."
그때부터 였을까.
우리둘만의 밤의 여행이 시작되었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