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재회 경험자 및 현재까지 만남을 잘 유지해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어려워하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는데 혹시나 도움이 될까해서 글 남겨요.
저는 남자이고, 제가 잘못을 해서 여자친구가 저에게 이별을 통보했었어요.
여자를 잡기 위해 여기서 하지말라는 짓은 다했었고, 거의 한달을 매일매일 연락해 메달렸어요.
그러다 어느순간 내가 뭐하는 짓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연락을 끊었어요.
근데 이게 정말 중요하더군요. 연락을 칼같이 끊으니 이틀만에 연락이 오더군요.
단, 찔러보기식 연락이었고 만나자는 말은 다시 제가 했습니다.
직접 얼굴보고 만나서 제가 다시 시작하자고 했고 여자친구는 알았다고 하지만 예전같지 않을
거라고 얘기했습니다. 소위 갑/을 관계가 형성이 된거죠.
제가 을의 입장이 되었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재회의 가장 큰 문제죠. 재회를 하자고 한 사람이 을이되고 이를 다시 뒤집기란 정말 어렵죠.
처음에 몇일은 정말 힘들어서 괜히 재회를 했다는 생각을 수십번 했습니다.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상대방은 감정이 안좋은 상태에서 이별을 고했다가 내가 붙잡아서
다시 돌아온거기 때문에 감정을 회복시켜야 하는게 우선이죠. 그래서 꾹 참았습니다.
눈딱감고 두달을 여자친구가 뭐라하던 보살이 되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아도 받아주고, 성질부려도 참고, 모든걸 다 참았습니다.
모든걸 참다보니 재밌는게 여자친구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점점 사라지더군요. 냉정함이 찾아
지더군요.
소위 말하는 이별의 준비가 바로 이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달을 넘게 그렇게 지내다보니 어느순간 정말 이제는 이사람과 이별을 해도 예전처럼 아프지는
않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두달이 좀 넘어서 여자친구가 다시 트집을 잡을때 정색을 하고 얘기를 했습니다.
지난 두달동안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참았고 내가 여자친구를 위해 참았던 행동 하나하나,
여자친구가 나에게 잘못했던 행동 하나하나를 얘기했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우리 재회하고 나서 너에게 약속했듯이 난 변하려고 노력했고, 두달동안
네가 나에게 부리는 성질과 트집 모두다 받아주었다. 하지만 너는 도대체 이 한달동안 나에게
준게 뭐냐, 마음이 떠났다면 떠났다고 말을하고 더이상 만나지 말자.
나는 이 두달동안 너에게 최선을 다했고 잘못한게 없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나는 갑을 관계의
사랑은 할 생각도 없고 버틸수 없기에 이제는 헤어져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고 너를 절대 붙잡지도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어요. 단 화를 내지 않고 정말 냉정하게 얘기했어요.
이제는 정말 끝이겠구나라고 생각하고 말한건데 여자친구의 반응은 의외로 자신이 잘못했다하고
붙잡더군요.
더욱 놀라운건 그날 이후로 여자친구가 급속도로 다시 저에게 다가오고 달라지기 시작한거에요.
그래서 지금은 다시 평등한 관계를 회복했고 갑을 관계가 없어졌어요.
사람이란게 간사한게, 헤어졌을때는 재회만하면 다될거 같지만, 막상 재회하고나서가 정말 더
힘들어요. 그걸 극복하기 위해 자기가 을이란걸 먼저 인정하고 재회하기 전의 초심, 재회만
하면 뭐든 다해줄수 있을거같았던 그 초심을 잃지 않고 나중에 내가 다시 헤어져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마지막 감정까지 쥐어짜내고 본인이 정말 이제는 다시 헤어져도 후회가 없을거
같다는 정도까지 되고서 터닝포인트를 준비한게 제 극복 경험이네요.
힘드신분들 많으신데, 재회가 고통의 끝이 아니에요. 재회를 하고나서는 또다른 고통이 시작되기
쉬워요. 그 고통도 잘 견디시고 감수해내셔야 다시 만남을 이어갈 수가 있고 거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글 남깁니다. 기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