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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관둬야 하는 분위기?

어찜 |2008.11.05 16:37
조회 2,223 |추천 0

 

20대 후반,

좀 좋은 직장,

높은 분 비서 하고 있습니다.

 

주위 결혼 선배분들의 조언을 듣고

회사에는 결혼 2-3주 전에 말씀드리면 된다고 하여 그렇게 준비했습니다.

너무 일찍 말씀드리면 정신 딴 데 가있는거 아니냐고 핀잔들을까봐

3주 가량 남겨놓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축하 해주시기는 커녕

'어- 너무 놀라서 말이 안나오는데'

이렇게만 말씀하십니다.

높은 분께서 그러시니 다른 분들께는 아직 말씀도 못드렸습니다,

업무적으로 늘 함께해야 하는 몇 분께는 결혼 결정때부터 말씀드렸습니다만...

높은 분들께는 업무 앞에서 일단 제 결혼은 작은 일이기때문에

말씀드리기도 힘들었는데...

 

결혼하면 신혼여행은? 회사 안빠지겠어?

이상하다, 갑자기 결혼한다니깐 사고 친거 같은데?

사고 친거 아니야?

결혼해서 일은 할 수 있겠어?

 

...

이러십니다.

 

'관둬야 하는거에요? ^^ 결혼 하지 말라시면 여기서 멈춰야지요~^^'

이렇게 말씀드리니, 관둬야지.

이러십니다.

 

결혼하면 비서 못하는걸까요.

저 일 관둬야 하는건가요?

 

저 S대 나오고,

대학 때 온갖 활동 다 하면서 커리어 쌓아왔습니다.

다른 일을 하다가 비서직 TO가 나서 이쪽 일을 시작했는데-

의외로 사회에서 가지는 비서에 대한 편견에 비해

일도 재밌고 성격에도 맞는 것 같아서 즐겁게 해 왔습니다.

그런데, 결혼한다는 이유로 이런 말을 듣게되니

왠지... 기분이 그렇습니다.

역시 사회적으로

비서는

미혼인 여성만 가능한 그런 업종인 것일까요.

 

물론 하던 일로 다시 돌아가면 됩니다.

어차피 2년 뒤에 다시 계속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계획보다 일찍 학위 공부를 시작해도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런 느낌으로 이런 이유로 관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혼인신고 안하시는 분들 상당히 많으시던데,

그 이유가 여성분 재 취업 시 기혼이면 불리하기 때문이라더군요...

그 이유가 마음에 안와닿았었는데, 이런 상황이 사회에 퍼져 있기 때문일까요?

속상한 마음에

업무시간에 그만 톡을 열고 속시원히 글이라도 남겨봅니다.

 

... 남자친구는 제 속상한 마음을 달래주다가

'에이 니가 왜 그런 대접을 받어, 관둬 관둬. 관두고 계획보단 이르지만 공부 시작해'

라고 말은 해줍니다. (기특한 ㅠㅠ)

그래도... 여자인 제 맘은 다 모르겠지요.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고 커리어 쌓아서 취직했는지.

또 이 곳에서 더 큰 커리어를 쌓기 위해 노력해왔는지.

그런 것들이 단지 이 비서라는 업종의 특성(?)으로 모두 버려져야만 하는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관둬야겠다 마음먹는 것은 정말이지 싫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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