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8살 여고생입니다.
항상 페이스북을 통해 보던 네이트판을 제가 직접 쓸 줄은 몰랐네요![]()
오늘 헤어져서, 너무 미련남아서 보낼 수 없는 편지를 여기 써보려고 합니다.
보면서 혹시 조금 오글거리거나 해도 봐주세요;-;
오빠 안녕 나야
혹시 오빠가 이글을 보면 나란걸 알았음 좋겠어.
우리가 사귄게 남들이 보면 손가락 질 할 수 있는, 그렇게 좋지 못하게 우린 사귀었지만
그래도 사귀는 내내 난 정말 행복했어.
행사 스태프로 처음 만나, 행사 당일 새벽. 아니 내 생일 날
오빠가 내게 고백했지 사귀자고.
특별했어. 행사 당일이여서, 또 내 생일이라서.
그렇게 사귄지 첫날.
행사 당일 시간보다 일찍만나 손잡고 20분가량 떨어진 행사장으로 가던 그 길.
가면서 했던 말들. 설레던 감정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
행사가 끝나도 우린 하루하루가 정말 축제일 것만 같았어.
하지만 행사가 끝나고 이틀 후 난 개학을했고,
우린 주말에만 만날 수 있는 그런 커플이 될 수 밖에 없었지.
소소한 데이트. 정말 행복했던 시간들.
시간이란게 평일날 오빠랑 데이트 할 생각만 하면서 기다리면 정말 안가면서
주말에 오빠를 만나면 그렇게 빨리 가더라. 얄미울 정도로 말야.
내가 개학한지 2주 후 오빠는 다니는 대학교 지역으로 올라가야 했고,
개학 전 마지막 데이트를 할 때, 결국 내가 울어버렸지.
그리고 집에 와서 오빠랑 영상통화 하면서 오빠도 눈물을 보여줬잖아.
사실 남자사람이 내 앞에서. 나를 위해서 운다는게 처음이여서, 신기했어.
그렇게 오빠랑 나는 장거리 연애를 시작했어.
293.3km 가량 떨어진 우리였지만, 그래도 행복했어.
그때 당시는 대학생은 10시까지 강의 듣고 그런게 아니니까,
내가 야자를 마치고 전화하면서 집에 가야지 하는 그런 상상에 빠져있었어.
오빠도 오빠의 스케줄이 있는데 말야ㅎㅎ..
오빠는 대학교 올라가서 대학교 행사 준비한다고 바빴고.
하루의 마무리를 통화로 하지 못하는 날들이 많았어.
투정 땡깡 짜증 내는 날들이 더 많아졌고.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에 내가 오빠한테 말했잖아.
오빠도 오빠나름 생활이 있는데 내가 그거 하나하나 내 기준에 맞출 순 없지 않냐고.
오빠도 오빠 사회생활인데 나한테 맞추지 말라고.
그렇게 점점 우리의 장거리 연애는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았어.
9월 10일.
우리의 마지막 데이트날.
시내에서 하던 아이쇼핑, 노래방, 카페. 다 너무 즐거웠어.
그냥 그땐 내 눈에 오빠가 보인다는것 자체가 너무 좋았던 것 같아.
오빠 버스 시간 되서 터미널로 가서.
의자에 앉아서 오빠 대학 선배한테 내가 카톡 보내고ㅎㅎ
그러고 시간이 되서 버스타로 갔지.
버스 자리 찾아서 앉고 창문 너머에 있는 내게 손으로 큰 하트 만들어서 보여주던 오빠가.
참 너무 좋았어.
오빠를 만나기 전 남자를 안 만나봤던 건 아니였지만, 오빠처럼 이렇게 진지한 마음으로 사귄 적은 없는 것 같다. 첫 사랑의 기준은 처음한 사랑이 아닌 가장 많이 사랑한 사람이라던데.
내 첫사랑은 오빠가 될 것 같아.
그렇게 다시 장거리 연애가 시작되고
얼마후에 오빠는 더욱 바빠졌어. 뭐 때문에 바빠졌는지 여기 적으면 어디 대학굔지 알아낼 것 같아서 적진 못하겠네ㅎㅎ
바빠지는게 끝난 날.
내가 오빠한테 너무 크게 화를 내버린 날.
그때 그렇게 말했던 내가 너무 밉다.
내일 하루종일 연락하지 말라던 내말에 오빤 정말 다음날 연락 한 번 없었고.
내 친구가 전화한 오빠는 내 친구와 잠시 통화하나 싶더니, 바로 날 바꿔달라고 하더라.
내가 전화 받으니까 뭐하냐고 묻고. 왜 연락안했냐니까 몸이 안좋다는 얘길 들었어.
눈물이 나더라. 내가 너무 이기적인 것 같아서.
약먹고 밥 먹으라고 나중에 다시 연락한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어.
나중에 전화해보니 안받길래 자는가보다. 하고 있었지.
야자 마치고 집에서 오빠한테 전화했을 때, 오빠는 거의 쉰 목소리로 내 전화를 받았어.
밥은 먹었고 약도 먹었고. 다행이라 생각했어.
쉬라고 하고 전화를 끊고 오빠 페이스북에 글을 적고 새벽 4시까지 잠들지 못했어.
잠에 들고 깼을 때 와있던 오빠의 부재중 2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본 오빠의 카톡과 페북은 내 사진, 커플 디데이, 내가 써준 글귀사진, 연애중, 내가 오빠의 타임라인에 쓴 몇개의 글들이 지워져 있었어.
그걸보고 직감했어.
아 헤어지는구나.
오빠한테 처음 전화했을 때 오빠가 안받았잖아.
안된다고 계속 울었어.
그러고 다시 전화해서 받았을 때 내가 뭐하는거냐고 대충 봤다고 그러니까 그만하자던 오빠의 대답.
연락도 제대로 못 해줄 것 같고 그래서 미안해서 못사귀겠다고 했던 오빠의 말.
싫다고 울면서 소리치던 나.
통화하면서 3번가량 잡았는데 오빤 굳게 마음 먹은 것 같더라.
내가 성인이 되서 오빠를 찾아가면 받아줄거냐고 물어도 잘 모르겠다는 대답 뿐.
통화내내 울기만 했어.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오빠를 많이 좋아했나봐.
오빠가 나한테 오빠가 오빠만 생각하고 이기적인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그랬잖아.
미안해할 필요 없어. 오히려 사과해야할 사람은 나인 것 같아.
오빠 통화 끊기 전, 오빠한테 아픈건 괜찮냐고 물었을 때, 오빠가 괜찮다고 그래서 얼마나 다행이였는지 몰라.
사실 오빠가 그만하자고 계속 얘기했을 때도 오빠 몸은 괜찮은지 걱정하고 있었거든.
오빠랑 통화 끊고, 오빠 친구한테 전화해서 자초지종 얘기했어. 너무 힘들어서.
오빠도 그 오빠한테 얘기했던 것 같더라ㅎㅎ. 많이 미안해하더라고 들었어.
그래서 그 오빠한테 전해달라고 그랬어. 사실 오빠한테 페메로도 보냈지. 너무 힘들고 너무 미련남으면 다시 연락 달라고 말야.
오빠랑 헤어진 날, 아니 오늘. 사실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먹고 아무것도 안하고 울기만 했어.
그러면서도 지금 오빤 뭐하고 있을까 궁금하고 저녁에 아무 일 없던 것 처럼 전화오기를 바랐어.
미안하다고. 오빠가 말 실수 한거라고 연락이 오기를 바랬어.
하지만 통화하면서 내가 나한테 마음 식었냐고 물었을 때, 그건 아닌데 마음도 정리할거라고 그래서 내가 마음 정리하지말라고 안헤어지면 안되냐고 물었을 때, 오빠가 정리할 건 빨리 정리하고 싶다고 그랬잖아.
오빠도 마음 굳게 먹고 나한테 이별 통보 한 것 같아서 연락이 오길 바라는 희망을 접어버렸어.
혹시라도 내가 밤에 오빠한테 전화할까봐 핸드폰 전원도 꺼버렸어.
44일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나랑 만나줘서 고마워.
항상 내가 틱틱대고 짜증내고 한번도 내색 안하고 받아주던 오빠라서, 내가 많이 미련이 남아.
내가 잘해주지도 못했잖아.
사실 우리 장거리 연애 시작하면서 오빠한테 주려고 일기도 썼어.
오빠한테 말했던 서프라이즈 선물이 그거였어.
전해주지도 못했고, 이 일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도 의문이다. 이제
페북,카톡,문자,페메, 다 정리했는데 갤러리는 도저히 정리를 못하겠어.
갤러리에 들어가지도 못해. 들어가면 오빠사진이 제일 먼저 뜨고, 우리 데이트하면서 찍은 사진들이 보이거든.
사실 초등학생 때 이후로 40일 넘게 사귀는 거라서. 내 자신도. 날 잘아는 내 친구들도.
이번엔 진짜 진지하게 사귀는 것 같다고, 너무 예쁘게 사귄다고 칭찬 퍼레이드였어.
꼭 오빠가 행복하길 바라.
2살이나 어린 나한테 맞춘다고 고생했고 수고했어. 미안해.
사귈 땐 잘 해주지도 못했는데 이제와서 너무 후회되는거 있지ㅎㅎ..
오빠도 날 진심으로 좋아했던 거 알아.
그래서 사귀면서, 내게 오빠가 헤어지자고 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내가 헤어지자고 하면 2번은 잡을거라고 말했던거겠지.
혹시라도 나 때문에 힘들어하고 미안해한다면,
힘들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못해준게 천진데 왜 오빠가 그런 감정을 가져.
1년 4개월 후에 꼭 내가 오빠를 찾아갈게. 그땐 날 받아줬음 좋겠어.
그동안 미안했어. 잘지내. 많이 좋아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