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싱으로 살 때의 일입니다.
좀 오래 된 일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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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였다.
나는 스스로를 대단히 잘난 사람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날..
주변에 아무도 없고 대단히 외로웠다.
왜 나같이 유능한 사람이 이런 날 혼자 있어야 하는 가에 대해 세상이 잘못되었다고 원망하고 있었다.
잠도 오지 않아 뒤척이는 12시 경 깊은 슬픔에 빠져 있는데 전화가 온다.
"오빠! 뭐해?" 낯 익은 목소리다.
노래방 도우미하는 여자였다. 한 두번 만나 식사 한 적도 있다.
굉장히 반가웠다. 이런 날, 날 기억해 전화를 준것만으로도 내겐 감동이었다.
"자려구 누웠어" 라고 대답하니까. "이런 날 뭘 자냐? 나올래?" 라고 말한다.
내가 기다리던 말이다. 그런데 이 시간에 이 여자를 만나서 할게 없다.
"어딘데?" 라고 물으니 나의 집 근처에서 카페를 오픈했단다.
난 술도 안먹는데 거기가서 뭐 하냐? 라고 하니
술 안 먹어도 되니까 그냥 놀러오란다.
마침 출출해서 "가면 라면 한개 끓여 주냐?' 했더만 빨랑 오란다.
행복한 발걸음으로 그 녀에게 향했다.
카페에 들어서자 가게는 널찍한데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
앉자마자 술 한 잔 사달란다. ㅠㅠ
난 술 안 먹는 거 알잖아 했더니 자기하고 종업원만 먹을 테니 한잔 사달란다. ㅡ.,ㅡ
과일 안주에 양주 하나를 가져왔다.
나는 포도 2알을 먹고 그녀와 여자종업원은 둘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술을 마셨다
잠시 후
"오빠! 손님도 없는데 우리 노래방 가자. 이 아가씨 팁만 조금 챙겨줘라" 이럽니다.
아가씨도 이쁘장한데 노래방에서 이 두 여자가 저랑 크리스마스에 놀아주겠다고 말하니 얼씨구나 했지요.
거기서 18만원을 계산하고 같은 건물 다른 층에 노래방으로 갔습니다.
한시간만 놀기로 한겁니다.
맥주와 양주를 시키더니 그곳의 웨이터랑 한참을 노닥입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이미 나는 없고 주인공은 웨이타였습니다.
이거 뭐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대로 있으면 결국 한시간 내내 나는 그녀와 웨이타의 대화만 듣다 올판입니다.
벌써 20분이 넘게 흘렀지만 제게는 눈길 한 번 없이 웨이타와 술을 주거니 받거니
이건 아니다 싶어서 그냥 나왔습니다. 속이 타서 맥주 한모금 했네요
나오면서 술값을 물으니 27만원 ㅠㅠ
그렇게 나의 크리스마스 방황은 두어시간에 45만원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 뒤로 그녀의 연락을 더이상 받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