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깜짝이야 ㅋㅋㅋ 베플에 언니 화났다라고 쓰셨는데 일단 저는 화 안났구요 언니도 아닙니다. 간식으로 유혹해 보기는 여러번 시도해 봤지만 씨도 안 먹힙니다. 전 포기했구요.
그건 그렇고, 3일전에 집앞에서 아기고양이 한마리를 구조했습니다. 아직 얼굴에 때도 덜 벗겨진 아기인데, 어미가 버렸는지 털관리도 전혀 안되어 있고, 먹지 못해서 뼈만 앙상한데다가 앞발에 상처도 있더군요. 무엇보다 심각하게, 오른쪽 눈에 안염이 심해서 퉁퉁 부어 전혀 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여간 몰골이 말이 아니라 일단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지금 있는 곳이 외국이라서 바로 병원에 데려가기가 여의치 않아 일단 눈곱을 떼어내고 소독한 후에 항생제를 약간 먹이니 다행히 빠르게 호전되어 가고 있습니다. 첫날엔 똥도 안 싸고 잠만 자길래 혹시 배변유도를 해 줘야 할 정도로 아기인가 했는데, 다행히 둘째날 부터는 잘 먹고 잘 싸고 있습니다. 너무 어려서 사료를 먹여도 되나 싶어서 닭가슴살을 부드럽게 삶아서 국물과 함께 으깨서 주었는데, 잘 먹기는 하지만 결국 캔사료를 더 좋아하는군요. 요리한 보람도 없게스리.
아직 어려서 대부분 시간 자면서 보내지만 깨면 잘 뛰어 놀기도 합니다. 성격도 유순하고 배변처리하는 거 보면 영리하기도 한데, 얘 사시에요.
처음엔 안염때문에 눈이 이상해 보이는 건가 했는데 두 눈을 다 뜬 걸 보니 동공이 확실히 비틀려 있습니다, 고양이 사시는 처음봤는데 사시가 눈이나 다른 곳의 건강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지 궁금합니다.
고양이 이름은 키니입니다. 마르기도 했고 (skinny) 사시(squinny)이기도 하고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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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고양이들한테 치여서 잘 얻어먹지 못하는지라 밥 먹을 때 내가 옆에서 지켜보는 편인데, 밥을 주면 바로 먹지 않고 제 다리에 부비대면서 반갑다고 인사를 한 후에 먹는 예의바른(?) 녀석입니다. 밥 다먹고 나서도 그렇게 한참을 스킨쉽을 하고, 또 제 발치에 벌러덩 누워서 쉬다가 가기도 하구요.
그런데 단 하나, 막상 제가 만지려고 하면 못 만지게 싹 피해요. 그래서 내가 집에 들어가려하면 또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와서 부벼대고, 다시 만져주려 하면 피하고, 들어가려 하면 또 따라오고... 반복이에요. 얘 왜 이럴까요? 이제 어느 정도 친해졌다고 생각해서 내가 키우면서 돌봐주려고 생각도 했는데... 망할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