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어느덧 두달이 훌쩍 지나가고 있네요
서운함을 제대로 풀어주고 감정을 이해해주고 위로해주지 못해서
마음이 안풀리다 식었다고 차였어요
헤어지고나서 1주일뒤 잡아도 보고 걔 사는 동네서 만나도 보고 했는데
가열차게 싫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마지막이다 하고
한 3주전에 장문의 톡을 보내봤어요. 며칠내내 고민하면서 상대방 입장에 서서 써봤고,
위로해주는 말투로 대략 이렇게요.
'구차하게 매달리려는 건 아니다. 그동안 네가 ~~해서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서운함도 안풀렸을 거고. 네가 원하는 방식으로 위로해 줬어야 했는데 난 내 방식만 고집했다. 너도 나름대로 해결하려고 했을 텐데. 그런 상황에서 너는 헤어지자고 결정할 수 밖에 없었겠구나. 너로 인해 많이 배웠다. 고맙다. 좋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다. 하나 물어볼게 있는데 ~~~한 것에 대해 알려줄 수 있을까?'
읽긴 읽었는데 답은 없었구요
그런데 안하던 SNS를 시작하고(그전까진 SNS에 대해 부정적이었거든요)
프사를 저 만날때도 항상 자기사진, 여행사진, 행복해보이는 사진만 걸어 놓더니
책도 평소에 잘 안읽는다던 사람이 시 글귀를 배경으로 해 놓더라구요
백석의 '바다' 라는 시였어요
바닷가에 왔드니
바다와 같이 당신이 생각만 나는구려
바다와 같이 당신을 사랑하고만 싶구려
구붓하고 모래톱을 오르면
당신이 앞선 것만 같구려
당신이 뒤선 것만 같구려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당신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구려
당신이 이야기를 끊은 것만 같구려
바닷가는
개지꽃에 개지 아니 나오고
고기비눌에 하이얀 햇볕만 쇠리쇠리하야
어쩐지 쓸쓸만 하구려 섦기만 하구려
평소에는 프사를 못해도 1주일에 한번, 보통 2,3번씩 바꾸던 사람이
이 시를 배경으로 걸어놓고 2주 가까이 안바꾸니까
저도 흔들리더라구요. 후폭풍이 온건가 싶고 괜히
그래서 전화해볼까, 톡을 다시 보내볼까 하다가
그때 보냈던 톡에 대한 답이 없는데 또 다시 연락하는건
구질구질하게 집착하는 모습으로 보일까봐
상대가 진저리날 것 같아서 내버려 뒀거든요
그러더니 지난주 쯤엔가 우울해보이는 프사랑 저 배경 내리더니 상메로
'작작해라'
라고 써놨어요
원래 상메에 감정표현 잘 안하던 사람이거든요
사실 톡을 보낸 후로 제가 추가로 연락하거나 찾아가거나 등 뭐 구체적 행동은 없었고
인스타 새로 시작했길래 구경하다 실수로 좋아요 눌렀다 취소한 적은 있거든요
(상메 바꾸기 4일쯤 전에요. 제 폰엔 걔 번호가 없고, 걔는 제 전화 차단해 놨고, 페북 친구도 아닌데다 겹치는 인맥이 한명도 없는데 인스타 신규가입했다고 친구추천에 뜨더라구요)
제 인스타에 둘이 자주가던 술집 사진 찍어서 올린거랑 뭐 그정도요
그래서 괜히 도둑 제발 저리듯이
'나 보라고 한건가?'
싶더라구요
그 이후로 SNS 비공으로 돌려놓고
반응은 딱히 없네요
헤다판 글들 보다보니 프사나 상메에 대해 이런저런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서
저도 거의 2,3주간 궁금해서 한번 글 남겨봅니다
사실 저는 이번 연휴까지 답장이나 리액션이 오지 않으면 마음 비워내려고 하고는 있는데요
뭐 어떻게 상대방 마음을 알겠냐마는
저런 행동이나 사진, 메세지가 의미가 있을까요?
아니면 별생각없는데 저혼자 의미부여하고 소설쓰고 있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