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냥 어디 하소연 할데가 없어서 씁니다..
이번 추석은 제게 최악의 명절로 기억 될 것 같아요.
우리집은 엄마가 유일한 며느리로 제사 음식, 김장 등등을 모두 도맡아서 합니다. 딸은 저 하나라서 저 또한 어렸을때 부터 친가 집안일을 하게 되었죠.
제가 안하면 엄마는 할머니와 단둘이 해야 하고, 그러면 또 할머니의 잔소리에 무방비로 당해야하니까요..
저 외에 남자형제들이 있지만 이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명절이나 제사 때는 도착하기가 무섭게 방으로 들어가 잠을 자고 밥먹으러 나올때만 부엌으로 옵니다.
오히려 아빠는 할머니 밭일을 도우시지만 이 남자형제들은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잠만 잡니다.
어쩌다가 아빠가 부르면 겨우겨우 나와 투덜거리죠.
이런 집안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인지하기 시작한건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입니다.
왜 나만 이렇게 제사밥을 만들고 명절 내내 부엌을 나가지 못하게 하느냐. 저 남자형제들은 뭘 하는 거냐
라고 물으니, 결국 답은 하나였습니다.
너가 여자니까 해야 한다.
엄마도 아빠도 할머니도 다 결국 내가 여자여서 그냥 해야한다. 이 이유가 다 였습니다.
너무 화가나서 집을 나간 적도 있었습니다.
울면서 이렇게 하는건 불공평하다고 하소연 했지만, 아빠는 그냥 너가 좀 참아주면 안되겠냐고. 할머니 돌아가실때까지만 참아달라고.. 하시는 겁니다.
결국 착한 딸에서 벗어나지 못한 저는 바보 같이 넘어가고 말았죠.
하지만 이번 추석은 정말 못참겠어서, 안가겠다고 버텼습니다. 이번엔 사정이 있어서 제사음식을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어차피 할 일도 없으니 안가겠다 한거죠.
그러나 아빠도 엄마도 아닌 이젠 남자형제가 문제였습니다.
남자형제들은 '왜 너만 안가고 노느냐'라는 이유를 들며 다같이 할머니댁에 가자고 성화를 부렸습니다.
솔직히 집안일도 싫지만 할머니 때문에 더욱 안가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위에 말한 집안분위기를 보면 아시겠지만 남자형제랑 저를 엄청 차별하는 사람이 바로 할머니이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들아들 장손장손 하시던 분이고, 지금까지도 먹는거 숨겨서 저만 쏙 빼고 손자들만 주시는 분입니다.
또한, 엄마를 별로 안좋아하시는데 절 엄마편이라 생각하는지 제2의 며느리처럼 대하시거든요 ㅎㅎ
그런데도 남자형제들은 절보고 함께 가자고, 소리를 꽥꽥 지르며 문앞에서 잡아가려고 버티고 앉아있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뒷문으로 뛰쳐나와 지금 계속 외박중입니다.. ㅠㅠ 최대 연휴에 이게 무슨 팔자인지.
무슨 집나간 며느리도 아니고 왜 딸로 태어났다고 이래야 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남자형제들은 지들만 갔다왔다고 절 잡으면 가만 안두겠다는 둥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가서 절만 하고 오는데 그렇게 억울할까요.
연휴 내내 가슴이 답답해서 글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