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각성한 페미니스트이지만.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남자들이 좋아하는 외모와 행동을 엄청 신경쓰던 완벽한 개념녀였다.
남자친구의 이상형에 나를 맞추려고
검은 긴 생머리를 유지했고
진한 화장은 남자들이 싫어한다기에 색이 진한 아이쉐도우나 립스틱은 손도 대지 않았었다.
군대간 남자친구를 위해 편지를 쓰고, 매달 왕복 6시간 거리를 면회를 가던ㅋㅋㅋㅋㅋㅋ
거의 매주 남자친구의 어머니께 안부 전화까지 했던.
남자들이 원하는 완벽한 노.예.근.성 가득한 개념녀였다.
짧은 치마나 반바지를 입고 나가면 화내며 나를 혼내는 모습이 나를 아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스킨십을 강압적으로 요구할때 조차도 이 사람이 나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그래서 스킨십에 집착하는거라 생각했었다.
억압을 사랑으로 인지하는 모지리였다.
남자친구 집에 식사 초대를 받아서는
당연하게 수저을 놓고, 과일을 깎고 설거지를 했고.
차가 없는 남자친구가 기가 죽을까, 나는 버스여행이 낭만있어 좋다고 말했고.
남자친구가 나를 만나는데 경제적 부담을 느낄까봐 내 카드를 쥐어주며 계산대로
보냈었다.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를 만난다면 정신차리라고 뺨을 적어도 20대는 갈겨줄거다.
사랑받는 것이 좋았고, 사랑해주는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다.
그래서 얻은건 끊임 없는. 나를 자신들의 틀에 맞추려는 요구와 ‘넌 다른 여자들이랑 다르게 착해서 좋아’ 라는 멍청한 칭찬이었다.
개념녀였던 나는 이게 노예 길들이기용 칭찬인 줄 인식조차 못하고 ‘웅! 나는 착해 다른 여자랑 달라!’ 하며 병신같이 뿌듯해 했었다.
지금 돌아보면 병신도 그런 상병신이 없었지.
아직도 SNS에 흉자 개념녀들이 엄청 보이는데
대부분 십대~이십대 초중반인 것 같다.
몇년 전 내가 그랬던 것 처럼 그들도 사랑받기 위해 ‘난 여자지만 쟤네 이해 못하겠어. 난 쟤네랑 달라’ 개념짓하며 남자들의 칭찬을 즐기고 있겠지.
그런 언행이 자기 자신을 옭아매게 만드는 줄도 모르는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