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나 되려 가끔은 널 그리던 때를 그리워하기도 해

이젠 정말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

너를 완벽히 지웠노라고,
네 옆에 있는 그 여자와 찍은 사진들을 보아도 별 감흥없는걸 보고 알게되었어.

짧고 굵은 만남이였지, 그런 순간의 만남 치고는 내가 꽤나 오랜 시간 힘겨워했음을.
죽도록 괴로워했음을 너도 알고있을거라 믿어.

사실 우리 사랑은 그리 정상적이지만은 못했거든, 나도 너에게 헤어나오고서야 깨닫게된건데 그 당시 순수했던 나로써는 알 도리가 없었지.

그 병든 사랑의 끝엔 결국 한차례 네게 밟힌 나의 순결뿐이 남아있을 뿐이였어,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고 그저 텅빈 방에서 홀로 각인된 너의 흔적만 달래며 괴로움을 삼켜내는게 최선이였다.

너 떠난 하루하루 지옥같았고 죽고 싶어 못해본게 없었지. 스스로 해하려하는 내 모습, 그대로 부모님께 들킨 이후론 너무 죄송스러우면서도 더 죽고싶더라.

네게 그토록 거부했던, 그랬음에도 널 지독히 사랑했던 나를 등지고 이기적으로 벌린 일 한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불행해졌다는 것.
조금이나마 알아주길 바라는것 조차 네겐 욕심인거 알아.

이젠 네가 원망스럽지도 않아, 진정한 사랑따위 하지 못하고 떠도는 네가 조금 안타까울 뿐.
너로 인해 상처받을 수없이 많은 다른 여자들에게 동질감이 느껴질 뿐.

그래, 나 그렇게 많이 힘들었었어.
하루하루 숨쉬는 시간을 몽땅 너를 그리는데 소모하곤 했었어.

자그마치 일년, 그 길던 사계절을 널 알기 전과 달리 한없이 아프게 보아야만 했어.



그랬던 내가 이제야, 이제서야 겨우 벗어났는데.
너라는 잔인한 계절에서 해방되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내게 이제 남은게 아무것도 없어.

정말 아무것도 없어, 암만 둘러보아도 내겐 크게 상처받아 흉진 마음만 남아있고 아무 생각도 없이 사는게 사는거라 숨쉬며 살아가고 있어.

대체 너란 사람이 뭐라고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되려 그런 생각이 들더라.
너를 그리던 그때는 차라리 삶의 목적이라도, 염원이라도 있었다라지.

나 꽤나 냉소적이고 내성적인 사람이야. 널 만나기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야.
그런 내가 너를 만나고 잠시나마 웃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행복하다 느꼈어.

그래 어쩌면 그 감정도 모두 허상 이였을지도 몰라. 혼자 착각해서 병든 사랑에 취했던 걸지도 몰라.
그래도 나는 너로 참 많이 달라졌었다.

빈 공간을 모두 너로 채웠었는데, 그 모든게 어느새 죄다 나를 짖이기고 상처내고는 흔적만 남겨두고 사라졌더라. 우습게도 남은게 없더라, 아무것도.

나 지금도 굉장히 공허해. 차라리 그때처럼 너를 다시 그리는게 어떨지, 내 그릇에 담기엔 너무 아픈 너일지라도 다시 가득 채우는게 낫지 않을까.

미칠듯 아파하는게, 차라리 끝없는 공허보다 낫지 않을까 싶어서.
이 지독한 공허는 그리움보다 괴로워서.
그래서, 그런 생각도 했어.
너 없는 나는 그랬어.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