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돌 된 아이 하나 키우는 직장맘입니다.
아이 낳고 육아휴직 1년 했고요,
저 복직 하기 전에 남편하고 주말부부가 됐어요.
제가 2년 동안 시어머니 도움 받으며 직장 다니면서 아이 키웠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11월부터 육아휴직을 하게 되었어요.
제가 보기에 단순히 가정을 위해서 휴직을 했다기보다는
회사에서 일어난 어떤 문제 때문에 퇴사를 할까 하다가 휴직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었어요.
어쨌든 저도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는 것보다는 휴직이 나으니까,
그리고 저도 직장 다니면서 아이 키우기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남편이 집으로 오는 것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집안일도 열심히 하고 아이한테도 잘하는 모습이 보여서 뿌듯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아이 어린이집 차량 문제 때문에 남편과 좀 다투었어요.
지금까지는 어린이집 등원할 때 제가 출근하면서 데려다주고,
하원은 시댁으로 해서 제가 퇴근하고 시댁으로 가서 아이를 데리고 다시 집으로 왔었거든요.
남편이 없으니까 시어머니 도움을 받았어야 했기 때문에
시댁 근처에 있는 어린이집에 보내느라 어쩔 수 없었죠.
그런데 남편이 휴직하기 전부터 종종
아이 등하원을 어린이집 차량으로 시키는 건 어떻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를 했어요.
저야 어차피 출근을 해야 하니까 가는 길에 아이를 데려다주면 되지만
남편은 집에 있으니 굳이 아침 저녁으로 왔다갔다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어린이집이 집에서 거리가 좀 있다 보니 차를 오래 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러면 아이가 너무 힘드니까 등원이나 하원 둘 중에 하나는 직접 데려다줬으면 좋겠다고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일단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알아보자 하고 어린이집 원장님께 여쭤보니
등원할 때는 30분 정도 타야 하고, 하원할 때는 10분 정도만 타면 될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남편한테 말했어요.
"30분은 너무 오래 타는 것 같다, 아이가 힘들까 봐 걱정이다.
말이 30분이지 아마 멈췄다 섰다 하면서 40분 정도는 탈 거다." 했더니
"일단 해 보자" 그러더군요.
"힘들면 그냥 내가 하던대로 출근하면서 데려다주든지" 했더니
"힘든 게 아니라 아이가 그렇게 차를 타는 것이 힘들지 안 힘들지 아직 모르는 상태에서
그렇게 말하는 건 자기가 집에서 편하게 있는 게 꼴보기 싫어서 그런 것으로밖에는 안 보인다.
아이가 어린이집 차를 오래 타는 게 한두번도 아니고
아이가 힘들다고 하면 그때 다시 생각해도 되는 것 아니냐"
"어린이집 차 오래 타는 게 한두번도 아니라는 것은 어디서 나온 말이냐" 했더니
한 달에 한두 번 어린이집에서 견학 갈 때 30분~1시간 정도 타는 거 말하는 거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오래 타는 건 견학갈 때 가끔이고.
아이가 매일매일 30분씩 덜컹거리는 콤비버스 타고 등원할 생각하니까
마음이 불편해서 그런 거지, 어떻게 너 편한 꼴이 보기 싫다고 이런 말을 하겠느냐.
그게 말이 되냐." 했더니
"나는 그렇게 느껴졌다. 차가 시내에서 덜컹대봤자 얼마나 덜컹거릴 것이며,
그것때문에 아이가 얼마나 힘들지는 모르겠는데 해 보지도 않고 이러는 게 이해가 안 된다."
"그러면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그런데 너 편한 거 보기 싫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건 좀 어이가 없다." 그랬더니
"너는 일하면서 매일같이 아이 데려다줬는데
나는 그것도 안 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그랬다." 그러더군요.
제가 "자격지심 아니냐." 하니까
"그렇게 말해도 할 수 없다."
"나는 아이 입장에서 생각했을 뿐이다. 네가 어린이집 차 태우는 게 편하면 그냥 그렇게 해라."
했더니 하는 말...
"편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할게."
"편하지 않은데 왜 그렇게 하느냐."
"지금은 대답하기 싫다. 너 편한 대로 생각해라."
"너가 편하려고 그런다고 해도 난 정말 괜찮다. 아이도 이제 어느 정도 컸고 버스도 잘 타니까."
"난 아니라고 했다."
"내 생각을 왜 곡해하는 건지 모르겠다. 네 입장은 왜 말하지 않는 거냐."
"꼭 말을 해야 되느냐, 지금 강요하는 거냐?"
그래서 알겠다고 그냥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남편하고 싸울 때마다 이런 식이었거든요.
말이 통하지를 않아요.
제가 문제인지 남편이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싸워봤자 늘 결론은 저만 정신병자 취급 받고 끝나거든요.
더이상 싸우고 싶지 않아서 마음대로 하라고 했는데...
아이 생각하니까 너무 짠해요.
물론 아이가 힘들어하면 남편도 더이상 태우지 않겠지만,
제 생각에는 애가 힘어할 게 뻔히 눈에 보이는데...
굳이 며칠이라도 그걸 태워야 하나 싶고.........
차라리 주말부부할 때가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