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 여자입니다. 동갑내기 남자친구랑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서 교제중입니다. 한 2년 정도 된거같아요.
초반에는 남들과 다른거없이 너무 좋았어요. 별 다른 문제없이 너무 순탄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여름에 2박3일로 여행을 갔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덜컥 생명이 찾아왔어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일이라 너무 당황스러웠고 제일 먼저 남자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남자친구에게 어떤 반응을 기대한건 아니었지만 임신이라고 말하는 순간 "아..ㅈ됐네"(욕이라서 초성만 표시할게요)이러는 겁니다. 거기까지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저는 그 당시 대학 졸업반이었고 너무 갑작스럽지만 생명이 찾아온거에 감사해서 너무 좋아서 낳아 키울 수만 있다면 키우고 싶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너무 어려운거 알지만 절대 수술을 해서 지우고 싶진 않았어요. 그런데 남자친구가 매주 만날때마다 "언제 지울거냐", "매일 크고 있는데 어떻게 할거냐, 지워야 되는데" 이런 말은 기본이었고 산부인과에 갈 때마다 "수술도 안한다고 하면서 왜자꾸 초음파는 보냐" 이러면서 초음파사진도 찢어버리고 제가 계속 수술할생각 없이 행동하니까 나중엔 수술 안할거면 만나자고 자기 부르지 말랍니다ㅋㅋㅋㅋ
수술만하면 해달라는거 다해주겠다고, 제발 해달라고 사정하고 나중엔 걔네 엄마까지 알게되서 걔네엄마가 자기주변에 아는사람들 중에 수술한 사람들 있는데 하고도 잘산다, 뭐가문제냐 이러시고 남자친구한테 니발목잡을짓하지말라고 그러시더군요.
안그래도 너무 힘들었는데 그런 소리까지 들으니 제정신이 아니라서 너무 급하게 정신없이 수술했습니다. 그래서 수술하고나서 한동안 아무생각이 없었어요. 그 뒤에 정신을 차리고 봤을때 정신적으로 후유증이 너무 컸습니다. 예전에 우울증을 오래 앓았었는데 우울증도 재발하면서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에 시달리면서 아기 꿈도 꾸고 지금까지도 그 죄책감에 분노가 끓어넘치는걸 참아가며 지내고 있습니다. 수술만 하면 다해주겠다던 남자친구는 수술때문에 너무힘들다고 한마디만해도 무시하기 일쑤였고 듣기싫다고 피했습니다. 제가 힘들어하는 모습만 보이니까 만나기도 싫어했고, 혼자 정신과 다니면서 참다보니 결국 감정이 터져서 남자친구에게 전화해서 울고 소리지르고 그랬었는데 운다고 전화끊고 소리지르고 욕하고 이런일이 계속 반복이었어요. 지금까지도 반복중이고 이제와서 그때 왜그랬냐 물으니 지가 욕하고 소리지르고 그러면 제가 수술한일을 잊을줄알았대요. 잊으라고 그랬답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그리고 지가 너임신했다고 도망간것도아닌데 뭘잘못했냐고 합니다. 수술 뒤로 질염같은 질병 때문에 산부인과 자주 다니는데 이제는 골반염의심에 자궁에 약간 물도차있고 원래 그러지 않았는데 병원가서 이런소리 들을때마다 수술때문이 아닐수있지만 수술때문이라고 생각하게되고 남자친구를 원망하게 됩니다.
제가 정말 힘들어할때 옆에 있어준적이 한번도 없어서 왜만나나, 왜 만나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아야되나, 헤어져야겠다고 하루에 수십번도 더 생각하지만 제가 너무 억울해서, 저만 너무 손해봐서 못헤어지겠어요. 아니 헤어지기 싫어요. 더 미친거 같은게 이렇게 당하고 힘들면서도 미련이 남네요. 무엇보다 제가 헤어지면 저도 물론 편하겠지만 남자친구 좋으라고 헤어지는거같아요. 아직도 그 일 뒤로 후유증에 시달리느라 일하는데도 지장이 있어서 어려워요. 저 너무 망가진거 같습니다.
저 어떻게 해야하나요? 어떻게 해야 현명한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