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 빙의글/박우진 빙의글] 시리다
Written by. Placid Lake
늘 그랬다. 나의 우진이는, 늘 무표정이였으며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처음 나에게로 다가왔던 그 날도, 우진이는 차가웠고, 숨막히는 눈을 한 채 나를 바라봤다. 그런 우진이에게 나는 왠지 모르게 끌렸고, 나는 그 날부터 우진이를 쫓아다녔다. 그 날의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왠지 모르게 아파보이는 우진이의 삶 속에 들어가는 유일한 사람이고 싶다는.. 나의 우진이는, 내 가슴을 시리게 한 첫 사람이었으며, 나는 우진이에게 불어닥친 시린 바람이었다. 많은 것들을 떠안은 채 가라앉고 있던 우진이에게 돌을 던져 일렁이게 만든 그날은, 너도 나도 지쳐가고 있던 고등학교 1학년 겨울이었다.
EP 02.
오랜만에 잠을 푹 잔 것 같다. 일어나자 미치도록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근래에 느껴본 적 없는 기분이었다. 꿈에 그 아이가 나왔다.
꿈에서 나는 그 아이와 함께였다. 우리는 손을 잡고 있었고, 그 아이는 나를 향해 활짝 웃었다. 한번도 본 적 없는 그 아이의 웃는 얼굴을 나는 꿈에서 봤다. 꿈에서 우리는 50-60년대에나입고 다닐 교복을 입고 있었으며, 도시락 통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아이의 뒤에서 그 아이의 허리를 잡고 자전거를 탔다. 자전거로 호수를 빙빙 돌며, 우리는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이상한 꿈이었다. 본 적도 없는 그 아이의 웃는 얼굴이 꿈에 나오질 않나, 배경이 너무 옛날이었다. 그런데 그 호수는 우리 동네 호수였다.
우리 동네가 옛날엔 저런 느낌이었을까. 그 아이의 인상이 너무 강했나 보다. 꿈에 나올정도로. 얼른 씻고 학교나 가야겠다.
학교에 가보니 그 아이는 벌써 와서 책상에 엎드려있었다. 내가 앉으면서 인기척이 났을텐데 돌아보지도 않는다. 그렇게 1교시, 2교시가 흐르고 점심시간이 됐다.
어떻게 이 아이는 이렇게 미동도 없이 잘 수 있는지.. 다리가 저리지도 않나.
애들이 급식실에 가자며 내 자리로 다가왔다. 나는 왠지 모르게 이 아이를 깨워야 할 것 같아서 먼저 가라고 한 후, 이 아이를 깨우기로 결심했다.
“저.. 우진아. 일어나 점심 시간이야.”
내가 흔들어서 깨우니, 일어나는 박우진. 내내 잔 기색도 없이 멀쩡한 얼굴이었다.
그냥 눈만 감고 있었던 걸까.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밥 같이 먹자. 오늘 카레 나온데!!”
“…”
그 아이는, 웃으면서 말한 내가 무안해 질만큼 무표정으로 일어서서 날 지나쳐 걸어갔다.
이렇게 또 씹히는 건가.
교실 문을 나서는 그 아이의 모습을 보며, 애들한테나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교실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불을 껐다. 그리고 문을 나서는 순간.
“엄마야!!”
또 놀랐다. 어제도, 오늘도. 얘는 참 사람 놀래키는데 재주가 있는 것 같다.
“뭐..뭐해?”
“…”
“그.. 급식실 어딘지 몰라?”
“…”
“따라와. 내가 알려줄게.”
순순히 나를 따라오는 박우진이었다. 뒤에서 걸음을 맞춰서 따라오는데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그렇게 급식실에 도착하고, 밥을 다 받은 나는 고민에 빠졌다.
애들한테 가야되는거야. 같이 먹어야 되는 거야. 아까 나 거절당한 거 맞겠지..? 또 뻘줌해 질바에, 이번엔 그냥 말 안 시켜야지.
애들이 있는 자리로 가려는데, 한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은 박우진과 눈이 마주쳤다. 또 나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그냥 지나쳐서 가려는데.
“같이 먹자며.”
“어..?”
얼떨결에 그 아이의 앞자리에 앉았다. 박우진은 아무 말 없이 밥막 먹었다. 나는 도저히 체할 것 같았다. 그런 박우진을 보는데, 오늘 꾼 꿈이 떠올랐다.
“그.. 우진아.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어..?”
“…!”

가만히 밥만 먹던 박우진이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한참을 나를 뚫어져라 쳐다본 박우진은 밥을 먹다 말고 일어났다. 그렇게 멀어져갔다.
또 무시당한건가. 언제 한번 봤냐는 말이 그렇게 기분이 나쁜가.. 참나, 나도 너 싫다 뭐.
박우진이 더 궁금해졌다. 신기하고, 이상한 아이었다.
+ 우진이와, 여주는 전생에 함께했습니다.
다음 화부터 본격적으로 전생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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