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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 빙의글/박우진 빙의글] 시리다 3

PlacidLake |2017.11.17 22:58
조회 438 |추천 0

[워너원 빙의글/박우진 빙의글] 시리다
Written by. Placid Lake










늘 그랬다. 나의 우진이는, 늘 무표정이였으며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처음 나에게로 다가왔던 그 날도, 우진이는 차가웠고, 숨막히는 눈을 한 채 나를 바라봤다. 그런 우진이에게 나는 왠지 모르게 끌렸고, 나는 그 날부터 우진이를 쫓아다녔다. 그 날의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왠지 모르게 아파보이는 우진이의 삶 속에 들어가는 유일한 사람이고 싶다는.. 나의 우진이는, 내 가슴을 시리게 한 첫 사람이었으며, 나는 우진이에게 불어닥친 시린 바람이었다. 많은 것들을 떠안은 채 가라앉고 있던 우진이에게 돌을 던져 일렁이게 만든 그날은, 너도 나도 지쳐가고 있던 고등학교 1학년 겨울이었다.










EP 03.










그 아이의 놀란 표정이 자꾸 떠오른다. 오늘은 꼭 그 아이에게서 10마디 이상 듣고 말거다.


내가 얼마나 매력적인 앤데.. 나를 무시하고 지가 베길 줄 알아? 본때를 보여주겠어!


급식실에서 올라와 엎드려 있는 그 아이의 옆에 앉았다. 한참을 쳐다보다가 내가 두르고 있던 담요를 그 아이에게 덮어줬다. 그 아이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또 내 눈을 삼킬듯이 쳐다봤다. 봐도봐도 적응 안되는 눈빛이었다.










“추워보이길래. 너 그거 덮어. 나는 여기 또 있어!”










다른 담요를 들고 해실 웃는 내가 보이지도 않는지, 박우진은 담요를 벗어 내 책상에 놓았다.


흥, 이 정도에 물러날 줄 알았다면 날 단단히 잘못 본 거야 너.


나는 지치지 않고 또 담요를 박우진에게 덮어주었다. 또 몸을 일으켜서 나를 보는 박우진이었다.










“너 덮으라니까? 나 계속 덮어줄거야.”










계속 덮어줄 거라던 내 말 때문인지 박우진은 그대로 다시 엎드려서 잠을 청하는 듯 했다. 나는 그런 박우진을 한동안 쳐다봤다.





그렇게 학교가 끝나고 하교시간. 박우진과 함께 청소당번을 맡게 된 나는 왠지 들떠있었다. 말을 더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 박우진은 아무 말 없이 열심히 청소를 했다. 쓸고, 닦고, 의자를 책상에 올리고..










“야, 그냥 대충해! 선생님 검사도 안해서 잘 모르셔~”
“…”
“대충 하라니까. 우리 지금 읍내갈래? 나 떢볶이 먹고싶은데, 같이가자.”
“…”
“응? 같이 가자~”










박우진은 내 말에 대꾸도 안하고 청소만 할 뿐이었다. 그런 박우진이 괘씸했던 나는,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박우진의 팔짱까지 껴가면서 마구 졸랐다. 박우진은 청소를 멈췄다. 그리고 또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민망했던 나는 스르르 팔짱을 풀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청소를 마무리한 박우진과 나는 같이 학교를 나섰다. 정확히는 내가 박우진을 졸졸 따라 나선거지만.










“야, 읍내 가기 싫냐?! 그럼 우리집 갈래?”
“…”
“응? 가는거다! 우리집에 재밌는 영화 많아. 아 너는 서울살다 와서 더 많이 봤을라나..?”
“…”
“암튼! 군고구마 쪄서 먹으면서 보자! 나 너랑 친해지고 싶단 말이야..”
“…마.”
“응? 뭐라고?”
“나한테 잘해주지 말라고. 그리고 우리 어디서 본 적 없으니까, 아무한테나 팔짱 끼고 그러지도 마라.”










그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중에 가장 긴 문장이었다. 그래서 당황했던 건지, 또 뒤돌아 가는 그 아이를 나는 따라가지 못했다. 그 아이의 뒷모습은 왠지 모르게 아파보였다. 쓸쓸해보였고, 슬퍼보였다.


사람이 등으로도 울 수 있는 걸까. 그렇다면, 저 등은 필시 우는 등이리라. 오늘은 꼭 더 친해지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피곤이 물밀듯이 쏟아져왔다. 그렇게 나는 잠에 빠졌다.





꿈 속에 또 그 아이가 나왔다. 우리는 같은 집에서 책을 읽으며 웃고 있었다. 그 아이는 따뜻한 손길로 내 머리를 쓰다듬었으며, 나는 그런 그 아이에게서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듯 깊이 안겼다. 책을 읽어주는 그 아이의 목소리는 참 깊고 따뜻했으며, 간지러웠다. 밥을 먹으라는 누군가의 포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책을 덮었고, 그 아이는 내 손을 잡고 방을 나섰다. 방문 옆에 걸려있던 달력. 12월 1일 이었다. 방문을 나서려고 할 때, 나는 총성을 들었다. 박우진은 그런 나를 뒤돌아 껴안았다.










‘OO아. 넌 무조건 아니라고 해. 아무것도 몰랐다고 그렇게 말해.’
‘우진아..’
‘다 괜찮아. 내가 말했지, 우린 꼭 다시 만날거야. 내가 찾아갈거니까.’
‘박우진..’
‘사랑한다.’










포근한 웃음이었다. 아무것도 불안해 하지 말라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웃음이었다. 그렇게, 총성이 한 번 더 울려퍼졌다.





나는 잠에서 깼고, 온몸이 땀 범벅이었다. 그 아이를 찾아 가야할 것 같았다. 뭔가, 우리는 분명히 어딘가에서 만났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http://blog.naver.com/bangvip1/221142549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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