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에서 ㅇㅇ부 타이틀을 달고 있는 상담센터들은 복지와 상담의 괴상한 혼종이다.
복지도 아니고 상담도 아닌 중간의 애매모호한 무언가가 되어가고 있는데...높으신 분들은 그 상태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점점 더 하는 걸 보니.
앞에 말했지만 진짜 오리지널 상담은 내담자가 스스로의 변화를 일으키고 싶을 때 찾아가는게 맞다.
그리고 상담실 자체가 특수공간이라는 걸 내담자가 인지해야 한다.
왜냐하면 상담사는 직업인이지 성인이 아니다. 인간으로서의 한계가 있다.
하지만 내담자에게 상담실은 인간세상 그 이상의 세상이다. 이렇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공감해 주는 사람은 인간 세상에 있기 어렵다.
상담사도 개인적인 친분으로 만나면 그냥 인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실 안에서만 그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상호 합의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ㅇㅇ부들이 거는 상담은 대체로 고객친화적인 상담이다.
상담 받기 싫은데도 문제 있어보인다고 상담 받는거 어떠냐고 찾아가서 설득하고, 집으로 찾아가고, 또 반대로 24시간 언제든지 몇 시간이든 자유롭게 상담할 수 있게 내버려둔다.
이게 단기적으로는 좋을수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상담이라는 이름을 달지 말았어야 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24시간 자유로운 상담에 대한 학계의 의견도 분분한 상태다. 결국은 24시간 언제든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보라. 용기내서 바깥 세상과 교류하려고 들까? 나 같아도 안 한다. 날 그렇게 받아주고 부모보다 더 깊게 공감해주는 선생님들이 있는데 뭐하러 노력을 하겠나. 실제로 그런 부작용도 종종 보인다. 하지만 그분들은 실적이라는 이름으로 고객님이 되신다. 24시간 상담에 대한 효과가 없는건 아니지만 의견이 아직 분분한 상태이므로 여기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이만 접겠다.
그런데 이 24시간 상담은 대개 매체상담인데 이 매체상담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꽤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 특이한 점이다.
전화번호나 지역같은 것이 자동으로 뜨고 저장되는 114나 120다산콜센터같은 곳들과 달리 상담센터는 비밀보장의 원칙때문에 내담자의 신분이 완전히 비공개 상태이다.
그러니까 상담사는 상대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아무 정보도 없이 무작정 그 말만 믿으며 상담을 해 줘야 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게 말이 쉽지 미지의 상대와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는 건 생각보다 부담과 스트레스가 되는 일이다.
그 와중에 변태가 -_- 그렇게 많다....
진짜 진지한 성고민과 변태는 첫마디만 들어도 구분할 수 있다.
게다가 변태들은 꼭 생년월일도 속인다. 선생님 페티쉬 있는 사람들이 꽤 많은 모양이다.
진지하게 제가 변태라서요. 하고 들어오는 상담은 가능하다. 상담 할 수 있다. 그런데 상담사를 대상으로 희롱하기 위해 작정을 하고 들어온 사람의 마음을 돌려서 상담을 한다? 상담이 무슨 슈퍼 교화시설이라도 되는줄 아나. 그런 건 상담 교과서에도 못한다고 나온다.
그런데 센터에선 하라고 한다.^^
선생님들 상담사잖아요~그 분들의 마음이 어떻겠어요~그 분들의 더 깊은 마음을 읽어서 상담적으로 접근하고 선생님도 진정한 공감을 해 주면 그런 분들도 차차 나아질 수 있을 거에요.
이거 회의때 실제로 윗사람 입에서 나온 말이다.
그분은 되나보다. 나는 쪼렙이라 변태다 싶으면 미쳐버리겠던데. 그럼 변태내담자는 다 저분이 맡아서 해주면 안되나. 본인은 서류만 처리하셔서 실력발휘할 기회가 사라지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한 번은 변태인지 몰랐음+저 말을 듣고 진짜 어디 끝까지 한번 천사모드로 해 보자 해서 두 시간을 버텼던 적이 있었다.
변태가 사정까지 하고나서 선생님이 너무 잘 들어줘서...미안해서 솔직하게 말하는건데 이거 상담이 아니라 그냥 여자 목소리 들으며 사정하고 싶어서 그랬다...선생님 덕분에 사정까지 아주 잘 했다 고맙다. 수고하셨다. 이러고 끊었다. 난 대체 뭔가 자괴감이 몰려왔다.
변태들은 레파토리도 똑같다. 당연히 몇 번 당하면 딱 아 얘구나 떠올기 마련이다. 하지만 상담사는 절대 먼저 상담을 먼저 끊어버릴 수 없다. 왜냐면 그 변태라도 언제든 또 급한 상담건이 생겨서 찾은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당신 저번에 그 변태짓 했잖아! 오늘도 그러려고 그러지! 하면서 상담을 거부하면 진짜 큰일난다. 국감장 끌려가서 머리채 잡힌다.
그 과정상에서 상담사가 예측하고 받아야 하는 스트레스는 각자의 알아서 할 몫이다. 변태는 보호해 주면서 상담사는 보호할 생각이 없다. 제발 내담자 정보 자동으로 연결되고 저장되게 해달라고 해도 상담의 비밀보호 원칙이 더 중요하단다. 더 중요한 이유는 그렇게 하면 상담실의 이용자가 줄어드니까 실적이 확 줄어드는 게 문제라서.
다산콜센터 변태들은 일괄 고소처리 해줬다는데 상담사는 그딴거 없다.
상담사 = 뭘 해도 되는 사람 이게 ㅇㅇ부 붙은 기관의 기본적인 마인드다.
다음 화에서는 내가 겪었던 일(현재진행형)을 다른 직업에 비유해서 털어보겠다.
심지어 현재진행형이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