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판은 읽기만 하다가 제가 쓰게 될 줄 몰랐어요.어디다 말하기도 창피하고 제가 문제인거란 자책도 들고 너무 답답해서 이곳에서 조언받고자 올립니다...
서론이 길었죠?
저희 부부는 신혼이고 아이는 없습니다. 저희는 유사한 직종이라, 직장 이동 시기도 맞추어 함께 살면 좋을 것 같다고 양가 부모님께서 말씀 나누셔서, 20대 후반에 결혼을 했습니다.
이런 얘기를 왜 말씀드리냐면, 제가 어린 나이고 사회 경험이 적기 때문에 "어른들 무서운 줄 모르는건가?"(시어머니 말씀) 싶기 때문입니다.
저는 반대로 시어머니가 저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여겨질 때가 많은데, 제가 이렇게 말하면 남편은 저보고 윗사람에게 버릇없는거라 합니다. 제가 시어머니를 무조건 싫어하는거라 말해요. 버릇도 일종의 예의이고, 사람은 서로 예의를 갖춰야 된다고 알고 있는데요.
저도 바쁘게 살 때는 잊고 살다가, 자기 전 갑자기 욱하는 마음이 들때가 있어요. 아마 남편 입장에선 밤에 뜬금없이 제가 옛날 일 들추는 게 황당하겠죠. 그런데 저는 아직도 이해가 안 되고요, 그런 일들 몇 개만 털어놓으면 마음이 편해질까 싶어서 적어봅니다..... (미리 스압 죄송)
1. 상견례 자리에서 여자가 집해온단 소리
1번부터 제목과 모순되는 얘기라 보시는 분들은 "뭔 소리야?"하시겠지만시어머니 입장에선 논리적인 이야기인가봐요.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남자가 집, 여자가 혼수 이런 공식이 전통이자 상식이었잖아요?여자 집에 남자가 들어오는 전통이 있었던 건 제가 알기론 고구려 데릴사위제밖에 없는데, 시어머니가 1400살 정도 되셨으면 모를까 그런 전통을 일평생 겪은 적 없으시거든요.시어머니 본인도 정작 그렇게 결혼하시지도 않았고요.
그런데 상견례 자리에서 "원래 집은 여자가 하는거라는데 내가 무슨~ 하고 거절하고 왔다"라고 겸손한 척 하시는데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가 되시나요?
그때 "아 어머니 친구들이 바람넣는 스타일이고, 어머니도 그걸 분별하는 현명한 사람은 아닌건가?" 하는 의심이 들었는데 (저희 아버지도 가끔 제 마음과 엇박으로 말씀하시듯) 고의가 아니라 나이 든 사람이 무심코 하는 실언이겠거니 생각하고 넘겼습니다. 이 친구들이 나중에도 간섭하게 될 줄 모르고요.
2. 시어머니의 아들부심?
시어머니가 "우리 아들이 잘났다" 생각하는 것 이해는 해요. 저희 부모님도 저를 제 생각보다 잘난 사람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일반적인 사회 생활에서도 한쪽만 칭찬하고 자랑스러워 하며 내세우는 건 다른 사람이 섭섭하고 소외되는데, 하물며 아들이랑 며느리 앞에선 더 조심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제 추측으론 시어머니가 혹시 "우리 아들이 최고 명문대 나왔다~"하는 마인드인가 했어요. 어디가서도 대놓고 자랑하진 않지만, 은근히 알아주길 바라면서 칭찬 기다리시거든요.
그런데 저도 그 학교고(동문들은 저희가 누군지 알더라도 공유하거나 알리지 말아주세요) 저희 어머니도 자랑스러워 하시지만 그걸로 본인 위치가 올라간다고 착각하는 분은 아니세요. 팩폭이 오가는 보통의 친근한 모녀 관계처럼, 저는 제가 때로는 기댈 수 있고 때로는 조언 구할 수 있는 어머니가 좋고 "엄마는 딸때문에 잘난 사람인게 아니라 스스로 잘난 사람이어야 한다", "내가 ~라고 엄마도 같이 ~되는거 아니다."라고 어머니의 삶도 적극 응원하고 있어요. 어머니도 본인 스스로 당당하시고, 저와 남편과 어머니 이렇게는 사이가 매우 좋습니다.
그런데 아들만 있는 집은 다른가요? 남편은 시어머니가 제 앞에서 본인 자랑을 한다거나 하면(제가 남편에 비해 넘사벽인 분야에 대해서도요) 머쓱해하면서 상황을 모면하려고만 하지 결코 잘못됐다 지적하진 않아요.
제가 외모가 준수한 편이라(일반인들 사이에서임. 별로 안 유명한 남자 연예인 만난 적 있는데 저는 오징어였음.) 남편 집안 행사에서도 먼저 눈에 띄고 주변에 남녀노소 사람들이 북적이는데요, 사람들이 저를 보고 칭찬하면 대꾸도 않고 남편 칭찬만 계속 기다리시고, 저는 잘 모르는 사람들한테 미소만 짓고 있다보면 "시어머니는 나를 진짜 좋아하는 게 아니구나. 난 그냥 내세우기 용인가?"하는 생각만 듭니다.
3. 제 어머니의 희생과 대비되는, 받기만 바라시는 태도
명절마다 저희집은 남편집에 좋은 선물들 보냈어요. 그런데 남편집에선 일절 없어요.친한 친구들이 잘 사는 편이긴 했고, 남편 집은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 제일 가난하긴 합니다.그렇다고 해도 가격을 떠나서 성의 표시 하나 못해줄 정도는 아니지 않나요?저희집에서 보낸 것들 시어머니는 저희한테 나눠주시지도 않고 당당하게 "우린 준비한 거 없다."하시더라고요.
그게 자랑인가요?
듣자마자 남편이 민망하겠다 걱정돼서 "아버님께서 대신 저희한테 평소에 잘해주시잖아요.^^"(사실은 그런 적 없음. 저희집에서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거의 다 지원함.) 했더니 "글쎄? 그건 모르겠고. 우린 없어." 하시고, 심지어 그 자리에서 다른 지인한테 받은(그 지인분도 다른 사람한테 받았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건네준 거) 음료수 박스를 "이거 가져가라~" 하십니다.
무겁기도 하고 누가봐도 몇 번 돌다가 온 거였는데 어떻게 그걸 들고 갑니까? 저는 속도 없나요? 시어머니 생각이 "우리 잘난 아들이 장가갔는데, 그 집에선 그 정도는 당연하지?" 이렇게 합리화하는 것 같아요.
본인이 못해주고 그걸 미안해하지도 않으면, 결국 그 잘난 아들이 눈치보일거란 걱정은 안 드는지요? 아들이 자기 자랑할 때만 귀한 아들이고, 그 아들이 어떻게 대접받든지 말든지는 알 바 아닌가요?
그래놓고 저희 부부가 그때 시어머니 지인분 즉흥적으로 뵙게 된거라 빈손이었는데, 제가 "빈손으로 와서 죄송해요"하자마자 "같이 와준 것도 고맙다"가 아니라 "그러게. 챙겨오지 그랬어?" 하고 눈치 주시더군요.
저희집에선 남편 기 세워주려고 노력하고, 남편에게도 개인적으로 이런저런 지원을 해줍니다. 그런데 시어머니는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아직도 아들에게 받을 게 있다고 생각하세요. 남편은 오히려 가난해서 남편은 저희학교 들어온 어느 학생들보다 고생하며 살아왔고요.
보통은 아이 키울때 교육비는 부모의 책임이잖아요? 저희 남편은 중고등학생때부터 본인이 지원금과 장학금으로 버텨왔고, 대학생 되고서부턴 장학금, 학비, 생활비를 본격적으로 벌었어요. 그런데 남편에게 들어간 비용을 받아야 될 것으로 여기십니다.
솔직히 남편이 워낙 못받고 자랐으면 저런 비정상적인 생각을 하나 싶어서 너무 불쌍한데, 남편은 부모자식 관계에도 갚아야 하는 게 당연하다 믿고 있어요. (그럼 나도 우리집에 갚아야 하고, 또 우리집에서 남편에게 해준 게 많으니 시어머니보다 우리부모님께 먼저 갚는 게 맞지 않냐고 물으니 그건 모르겠다 함.)
4. 당연한 일에 생색내기
이외에도, 당연한 일에 본인이 좋은 시어머니인양 말씀하십니다.
신혼 초 시어머니와 첫 트러블에는 그 흔한 연락 문제가 있었습니다. 아들이 아닌 굳이 저한테 연락하시고, 제가 시어머니나 남편 비서도 아닌데 연락해서 오래 통화하시길래 저도 일 못하겠어서 남편한테 말했고, 결국 이건 남편이 바른말해서 바꿨어요.
그럼에도 본인 친구들은 "나는 주위에서 며느리가 연락 잘하지~? 하면 잘한다고 말해. 내가 얼마나 널 배려해?" 하십니다. 전 애초에 왜 그 주위의 말에 남편이나 제가 휘둘려야 하는지도 모르겠고요.
주변에서 그런식으로 떠보는 친구들한테는 "너나 잘해."할 것 같은데 어른이 되어선 그거 하나 제대로 못 받아치는 건 뭔가요? (저희 어머니는 같은 질문에 "연락을 왜 애들이 해? 잘 사나보다 하지~ 내가 애들한테 필요한 거 없는지 보고 선물해주면서 연락하면 되지^^"하셨는데 그것까진 바라지도 않아요. 왜 해야하는 짓인지도 모르는 걸 은근히 강요하시면서, 솔직히 가진 것 없는 사람들끼리 아득바득 인정받으려는 허세 같아요.)
애초에 저희 어머니가 남편에게 하는 것 반만큼이라도 저한테 하면 자연스럽게 다정한 고부 관계 될 것 같은데 말이죠. 남편집에 가서도 남편은 방에 들어가면 저는 나와서 시부모님 비위 맞추어 드렸어요.(그러더라도 본인 아들 꾸짖을 일도 저에게 "너가 잘해야지" 식으로 꾸짖으시길래 이젠 안하려고요.)
그런데 남편은 본인 부모님이 저한테 따로 시키는 거 없으니 좋은 시댁 아니냐고 말하고(시어머니도 본인이 고부 관계에서 굉장히 희생한다 착각. 그러나 저한테만 뭐 챙겨주거나 저한테만 쉬게 했거나 하는 적은 없음. 남편이 놀고 있을 때 제가 일한 적은 있어도.), "당신도 우리집에서 안하는 걸 내가 안하는건데 그게 뭘 잘해주는거냐?"하면 말 안해요.
심지어 남편이 부엌에 들어가는 것도 언짢아하시고, 새벽에 저랑 남편이 자고 있던 방에 노크도 없이 들어오셔서 남편 밥 챙기라며 저만 깨우셨어요. 저 그날 잠 3시간도 못잤어요. 제가 남편 밥을 왜 차리나요? 남편이 제 상전인가요? 7,80년대 마인드라면 남편한테 시킨 적 없는 일은 저한텐 더 시켜서는 안된단 개념이 없는지요?
5. 제 어머니께도 무례함
더한 건, 저희 집에 어머니들 두 분이 우연히 묵으신 적이 있는데 남편이 중요한 미팅이 있었어요. 그날 시어머니가 저희 어머니까지 일어나라고 새벽에 깨우셨어요. 그날이 중요한 날인 거 전날 듣고 아셔서 저희 어머니보고 남편 차 태우고 가란 뜻으로요. 아침밥 드시라며 저희 어머니를 흔들어 깨웠다는데 실제로 식탁에는 먹지도 않을 햇반이랑 고추장밖에 없었고요(그거 보고 반찬은 제가 빠르게 준비해 올림), 진짜 이건....... 용납이 안돼요.
그런데 저희 어머니는 이건 절대 말하지 말라고, 남편 귀에 들어가면 안된다고 절대 금지 하셨어요. 남편 집이 저희 집보다 우위에 있다고 단단히 착각하는 게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행동을 하실 수가 있나요?
심지어 그날 남편이 출근하고서, 본인 아프다고 여기 데리러 달라, 다시 태우러 와라 하며 저희 어머니 운전까지 계속하게 하셨어요. 말로는 "미안한데"하는데 부드럽게만 말한다고 그게 진심인가요? 정작 희생한 건 제 어머니인데, 시어머니는 본인이 착한 사람이라 착각하실 거잖아요.
제가 화내려고 해도 제 어머니는 남편 기죽는다고 절대 알리지 말라, 같이 행복하기만 하면 된다 하셨어요. 저희 어머니도 씩씩한 분이셔서 시어머니가 이상한 말 하면 잘 받아치시긴 하지만, 애초에 시어머니가 잘못하면 안 되는 부분인데 너무 속상합니다.
솔직히 저 좋다는 남자들 중에 집안끼리 알고 지낸 남자들도 있었는데, 그 어른들이었으면 저희 어머니께 이런 식으로 대하지 않았을거란 생각도 들고요. "시어머니껜 죄송하지만 남편보다 내가 훨씬 아쉬울 것 없는 사람인데 왜 나와 우리집을 무시하지?" 하는 생각만 듭니다. 저희 어머니도 어딜 가서 을 노릇할 분은 아니신데, 저희가 사이 좋게 지내고 있으니 괜찮다고만 하십니다.
마지막. 세상에서 본인이 제일 힘들다 넋두리
저희 부부도 좋은 집안 출신의 사람들보다 정보량이나 지원이 절대적으로 차이가 나서 매일 격차를 느끼고 어떨땐 솔직히 열등감도 생기는데, 솔직히 너무 세상 물정 모르고 기대려고만 하신단 생각 들어서 더 마음이 무거워요. 그나마 저희집에선 힘든 티 안내고(아버지 사업이 잠깐 기운 적 있었는데 내색않고 저희한테 언제든 기대라 하심) 어느 정도 지원을 해주셔서 버티는거거든요.
그런데 시어머니는 본인 힘든 티를 너무 내세요. 본인이 제일 희생하고, 본인이 제일 힘들게 살았고, 그런 태도를 저희한테도 강요하실 뿐더러(불합리한 일에도 "나 하나만 조용하면 집안이 편하잖니?"하고 남편이 왜 그래야 하냐 하면 "당연한 일이다. 그걸 왜 하냐니 굉장히 건방지구나. 너희도 그래야 한다."하심) 심지어 요즘은 본인의 힘든 짐(빚이나 건강)을 저희가 은근 떠맡길 바라시는 것 같아요.
그럴때마다 남편이 정서적으로 학대받는 걸로 보여서 너무 불쌍하지만, 저도 같이 괴로워지니까 스스로 왜 이렇게 못난 사람인건가 더 자괴감 들어요.
건강도 저희 어머니랑 비슷한 수준인건데, 계속 어디가 아프고 어디가 아프다며 "이렇게 쓰러지면 119를 어떻게 부를지 걱정이 되더라구..."하시면서 본인에게 온갖 관심이 쏠리길 바라시는 것 같아요. 한 번은 남편이 듣다듣다 못참겠는지 꾀병이라고까지 말했어요. 남편도 이성적인 판단이 되는 사람인데 솔직히 다 알면서 넘어갔다가 오죽 창피하면 그럴까 싶었어요.
심지어 시아버지와 사이 안 좋은 것까지, 시아버지를 죽여버리려고 했단 얘기까지 뜬금없이 하셨어요. 이게 아들한테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지 너무한 것 아닌가요?
저희 남편은 본인 아버지때문에 본인 어머니가 고생하셨다고만 굳게 믿는데, 제3자인 제가 보았을 때는 오히려 시아버지가 굉장히 고생 많이 하셨거든요. 잘하려고 성실하게 임하셨던건데 그저 일이 너무나도 안 풀렸을 뿐이고요.
그런데 제가 현실적으로 시어머니 마인드를 바꿀 수가 없잖아요.
제가 하고싶은 건 저런 시어머니의 마인드로부터 우리 남편을 보호해야겠단 생각, 그리고 저와 저희 집을 보호해야겠단 생각뿐입니다. 뭘 해달라고 싶지도 않고요. 별 기대도 없습니다. 남편이 능력있고 좋은 사람이란 이유 하나로 결혼한 거라서요.
그러나 제가 합리적으로 아무리 이유를 말해도 시어머니는 제가 나쁜 사람인 것처럼 주위에 소문내시고, 막상 주변 어른들께서 "이런 일이 있었다며?" 저한테 물어보셨다가 상황 알고서 시어머니께 "며느리한테 잘 좀 해~"하십니다. 저는 앞에선 "어머님이 저한테 잘해주시죠^^"하는데 점점 시어머니의 언행불일치적인 모습(겉으로는 자상한 어머니다 하시면서 실제로는 저를 안 좋아하시고, 아들 귀하게 여긴다면서 자랑하기만 할뿐 위축되는 잔소리만 어마어마하게 하시고 도와주지 않으심)에 실망하게 됩니다.
너무나 스압이 되었습니다만,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감사합니다...!!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조언해주시면 굉장히 소중하게 받겠습니다. 미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