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한지 3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우리가 사귈 때 시간이 느리게 흘러갔고, 지금은 너무나도 빨리 흘러간다.
너는 곧 전역할 시기이고, 나는 취업을 걱정해야 되는 시기가 되었다.
지난 3년간 우리가 만난 날들을 후회하기도, 후회하지 않기도 한다.
나에겐 소중한 추억들이 많았고, 아픈 추억들 또한 많았다.
너를 만나면서 나는 수 없이 많은 것을 배웠고, 오히려 너에게 가르쳐 주기도 했다.
나와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너에게 항상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항상 혼자라고 느꼈던 나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었던 사람이 유일하게도 너였으니까.
항상 자책감에 시달려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던 나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사람이 너였으니까.
나는 그렇게 지난 3년간 너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어쩌면 과분한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매번 나는 너에게 “어째서 나를 좋아해 주는거야?”라고 물으면 “너라서”라는 대답이 들려왔다.
네가 입대하고 몇 주뒤 나에게 전화가 왔었다.
나지막히 떨리는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너에게 나는 울며 이야기 했었다.
"보고싶어, 많이 덥고 힘들지?"
2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나는 최대한 많이 말을 했고, 그 이후 너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1년이 지났다.
너는 상병이 되었고, 나는 3학년이 되었다.
학교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 곳이 없어 밤마다 너에게 그날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했다.
때론 스트레스 받을 법한데도 너는 웃으며 이해한다면서 내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너의 다정함에 나는 너가 계속 보고 싶었고 항상 옆에 있고 싶었다.
하지만 너는 내가 면회오는 길이 힘들거라며 거절했고 결국 면회를 한번도 못했다.
나는 서운함이 커져갔고 그때마다 너는 휴가때 만나서 행복하게 해줄게라는 이야기로 나를 설득했다.
나의 서운함이 너무나도 커져 심통으로 변했고 너는 그럴 때마다 나에게 짜증내기 시작했다.
"휴가 때 우리 어디갈까?"
"나 그날 가족끼리 뭐하기로 했어"
"외박은 정해졌어?"
"그날 잠깐 어디 다녀와야되는데"
예전과 달리 너는 다른사람이 되어갔다.
항상 내가 먼저 였던 너가 나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네가 내 손에서 닿지 않게 되었고 결국 우리 사이는 멀어져 버렸다.
결국 나는 너에게 울면서 이별을 고했고 너는 나를 붙잡았다.
떨리는 목소리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말하는 너를 차마 놓기 힘들어 나는 승락했고
우리의 만남은 다시 순조롭게 이어가는 줄 알았다.
나의 서운함이 심통이 되고 그 심통이 변덕이 되어갔다.
너에겐 이 변덕이 너무나도 큰 짐이었고 장애물이라 생각했나보다.
서로 서운한 것이 있으면 풀어나가야 되는 것이 정상인데도
나는 변덕으로 너는 짜증으로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우리가 헤어지던날 나는 평소와 같이 너에게 심통을 부렸다.
"오키나와 가고싶어"
"나도 가고 싶다"
"나는 언니랑 갈거야. 너는 너 동생이랑 가"
"동생이랑 어떻게 가"
나는 그저 너와 함께 가고 싶어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항상 휴가나 외박을 나올 때마다 내가 아닌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너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매번 나는 가족이 우선이라며 괜찮다 답했다.
하지만 그날따라 나는 심통이 너무나도 나있었다.
"우리가 올해 만난 횟수가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야.
왜 근데 연락이 안돼?"
"잠깐 마트왔어"
"그럼 그렇게 이야기하면 되잖아. 너는 내가 뭐 하는지 안궁금해?"
"알겠어"
"나는 평소에 카톡 알람음 꺼놓고 다녔어.
근데 너 외박나와서 연락 놓칠까 알람음도 켜놓고 기다렸단 말이야."
"아.. 모르겠다."
"됬어 이제 연락안해"
나는 그때 화가 나있었고, 너는 나를 이해 할 수 없단 식으로 이야기했다.
결국 나는 또 다시 이별을 고했고 너는 알겠다며 나를 놓아줬다.
나는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다만 가슴이 먹먹했다.
그 다음날 너는 복귀를 했고 나는 너에게 전화로 생각할 시간을 갖자며 울면서 이야기했다.
"우리 생각할 시간을 갖자"
"알겠어."
"너가 너무 나 속상하게 만드니까 그런거 아니야. 내일부터 연락와도 안받을거야"
"알겠다고 끊으라고, 아님 내일 연락하던가"
너의 짜증에 나는 충격을 받고 끊어버렸다.
2주동안 너는 연락이 없었고 나는 계속 애꿎은 핸드폰만 계속 만지작 거렸다.
마음이 초조했고 먹먹했다.
페이스북을 들어갔다 나갔다하며 너와 연락했던걸 다시 보기도 했다.
페이스북에 너의 접속시간이 뜨게 되고 나는 너에게 연락했다.
"지난 2주 동안 나에 대해 생각해보았니?"
"응. 이제 그만하자."
"어째서"
"너도 힘들고 나도 힘드니까"
나는 미련하게 너를 붙잡았고 너는 나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일주일뒤 너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왜 이렇게 울어"
"좋아하니까 울었던거지!"
"근데 나 전역하면 재수할거야"
"괜찮아. 나도 취업준비해야되고 바빠서 직접적으로 너를 도와줄순 없지만 괜찮아"
"나랑 연락이 잘 안되는데도?"
"정말 괜찮아"
하지만 그 후로 2주동안 연락이 끊겼다.
네가 갑자기 군대에서 훈련이나, 비상상태여서 나랑 연락이 안되는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메신저엔 네가 오늘 접속한 기록이 떴다.
곧바로 나는 너에게 연락했고 너는 나를 만나기 힘들 것 같다며 헤어지자 했다.
나는 또 다시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리고 나는 수 없이 너에게 매달리기 시작했다.
3주 뒤 너를 만나게 되었고 너는 나를 보며 웃지 않게 되었다.
손으로 컵홀더를 만지작 거리며 불안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고
내가 이야기 하는 동안 너는 나를 거의 보지 않았다.
내가 바래다 주는길에 너에게
"정말 나와 연락 끊을거야?" 라고 물어보았다.
"나중에 연락할게"
거짓말. 너는 나에게 연락하지 않을게 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너는 나를 떠나갔다.
너는 나를 잊었다.
나는 너를 못 잊었다.
아직도 너를 잊지 못하는 내가 미련스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와 있었던 일들을 전부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싶었다.
나는 진심으로 너를 좋아했고 너 또한 나를 진심으로 좋아했다.
너에게 나는 좋은 추억이었으면 좋겠고 가슴 아팠던 첫사랑이었으면 좋겠다.
"있잖아. 나 다음에 연애할 수 있을까?"
"금방 하겠지."
"너는?"
너와 내가 이별하는 날, 네가 내 물음에 답하지 못한 말.